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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프로그램 취재 당한 경험담
게시물ID : sisa_4881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jamir
추천 : 4
조회수 : 30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2/17 23:44:01
좀 뜬금 없긴 하지만
방송사 고발 프로그램들에 대한 리포트 작성하다가 (방통대 과제...)
갑자기 생각나서 적습니다.
 
여름인가 즈음에 제가 한 중소 업체에 다니고 있을 때
사물실에 혼자 멍청히 앉아 있는데 모 방송국 작가라면서 전화가 왔었죠.
 
제가 다니던 회사가 자세히 말하긴 좀 그렇고 수입 유통회사였는데.
우리가 팔았던 제품이 이상이 있다고 제보가 와서 연락했다고 하더군요.
 
내가 잘 모르겠다고 나중에 관계자 있을때 전화달라고 했더니,
 
제품에 이상이 있었던건 알고 계셨나요?
회사에선 왜 조치를 취하지 않고 계신건가요? 라고 계속 물어보는거
 
그래서 진짜 나는 잘 모르겠으니, 담당 팀장님 오시면 연락드리겠다고 아주 친절히 말해줬습니다.
 
일단 그러고, 담당 팀장한테 전화로 보고하고, 작가 연락처를 알려주었죠
 
그리고는 다음날 방송사에서 두명이 찾아왔는데,
팀장하고 사장하고 같이 관련 내용을 인터뷰를 했더랬죠.
 
대충 상황 알아보니, 판매된 제품중에 일부 잘 안닫히고 열리는게 있어서
교환해준 적(대략 1000개 중에 한두개?) 이 있는데, 그걸 제보해서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사무실에 별도 회의실이 있었긴 했는데 거의 창고화 되어 있었고,
사장과 팀장도 별 사안 아니라 생각했는지, 그냥 뻥뚫린 사무실에서 인터뷰하고 해명했는데.
 
PD라는 사람이 질문을 묘하게 하더라구요.
 
대충 각색해서 얘기해 보면
 
PD   : 제품에 하자가 있어 교환해 준 적이 있으신가요?
 
사장 : 일부 제품에 하자가 발견되어 교환해 주었습니다. 
PD   : 제품에 하자가 있었다는 것을 사전에 알고 있던것 아닌가요?
 
사장 : 일부 제품에 하자가 있을 수 있지만 사전에 알지는 못했습니다.
 
PD   :  그렇다면 사전에 제품에 대한 검사가 정밀하게 이뤄지지 않는거군요.
 
 
사장 : 네....?
 
PD   : 그렇다면 왜 사전에 제품에 대한 검사가 이뤄지지 않은건가요?
 
팀장 : 그런게 아니라, 이 제품의 수입량이 어쩌고 저쩌고... 그래서 사전에 전수 검사는 사실상 어렵고..
         그래서 불량이 발생한 경우에는 무상으로 교환해 주었습니다.
 
PD   : 결과적으로 제품에 대한 검사와 관리가 부실했던 점은 인정하시는 건가요? 
 
사장 & 팀장 : ... 답이 조금 이상하네요...
 
여기서 부터 PD와  사장 & 팀장간에 아주 사소한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어쨋든 질문의 절반이 이런식이었고,
 
팀장이 방송은 언제 나가며, 어떤 내용으로 나가는 것이냐고 물었더니.
방송은 이틀 후에 나가고 내용은 수입품의 가격에 관한 내용이라고 했습니다.
 
팀장이 그러면 저희 제품의 가격이 너무 비싸서 그런건가요 하니
 
'이쪽 제품은 그런게 아니라, 방송 분량에 비해 이전에 취재한 아이템이 부족해서 조금만 넣을거다'
 
라고 이야길 함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PD가 이 얘길 왜 했는지 이해가 안감...)
 
그 얘기에 팀장이
 
"PD님 그러면 방송 내용과 취재하신 내용이 완전히 다른데, 어떻게 방송에 내시겠다는 건가요?" 라고 하니,
 
"그건 들어가서 저희가 회의해 보고 결정할 겁니다."
 
하고 갔습니다.
 
결과부터 말하면 방송에 회사 제품이 방송분량으로 한 2~3분? 정도 나왔고,
 
내용은 제품을 제대로 검사해 보지도 않고 판매한 부도덕한 여러 업체 중 하나로 나왔습니다.
 
인터뷰 내용은 그냥 나레이션? 그런걸로
 
" 전수 검사는 사실상 불가능 하단다!! " 이렇게 나왔어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판매된 제품 대량 구매취소 클휘 ㅋㅋㅋㅋ
 
홈페이지 불만글 폭주, 네이버 연관검색어에 (회사이름 부자유통이라고 하면)
 
부자유통 소비자고발
부자유통 불만제로
부자유통 불량
부자유통 폭리
부자유통 나쁜놈
 
등등...
 
사장이 날뛰면서 다 고소한다느니 별별 방법 다 찾아보더니 결국 포기했죠.
언론중재위원회에 가면 해결된다는 것도 절차랑 시간이 상당하구요. 이길지 질지 모르는 싸움이고
방송사랑 등져서 뭐합니까 라는 이사의 말 한마디에 상황은 종료되었습니다.
 
쓰다보니까 좀 길어졌는디
 
어쨌든 지금은 이직하고 작지만 홍보팀까지 있는 회사에 들어와서 홍보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뭐 그런일은 아주 흔하디 흔한 일이랍니다.
 
특히 방송사의 경우엔 다는 아니지만. 자기들이 짜놓은 아이템에 억지로 껴맞추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일단 결론 부터 내놓고 방송 촬영을 시작하는데, 당연히 사실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이 제작되지만,
 
예전 회사의 경우 마냥 방송 분량이 부족하거나 제작 시간이 촉박할 경우 무리해서 끼워맞추는 경우가 있다네요.
 
뭐 작은 기업한테는 방송사도 "슈퍼 갑" 중 하나인것 같네요.
 
저 경험 때문인지 리포트가 부정적으로 써지네요 ㄲㄲㄲㄲ
 
아 이거 너무 길어서 누가 읽기는 하려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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