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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할 때 푸념글 하나만 쓸게요....
게시물ID : military_386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anBang
추천 : 1
조회수 : 25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2/18 10:35:21


  눈이 미치게 오는 강원도 양구에서
  동네 슈퍼를 가듯 1300고지 대암산을 오르고
  81mm 박격포를 어깨와 허리가 부셔지도록 들고다니면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가까스로 전역을 한 지 벌써 몇 년이 흘렀습니다.


  흔히들 '군대 다시 가라면 가겠냐?' 라는 말에 미쳤냐며 학을 떼기도 합니다만
  난 그때가 정말로 그립습니다.


  생각해보면
  규칙적으로 운동도 해보고 짜투리 시간에 공부도 해보고 
  사회에 있을 때보다 더 깔끔하게 씻고 피부관리도 했었고
  아마도 내 몸이 가장 건강했을 때가 아닌가 싶어요.

  돌이켜보면
  몇십명 사이에서 좁은 매트리스 하나 놓고 부비적대면서 자본 적도
  관물대라고 있는 곳에 칼같이 각잡아 정리한다고 주말을 보낸 적도
  엠카, 뮤뱅, 음중, 인가를 목금토일 연달아 소대원들과 기다린 적도
  월급 받으면 기분이라고 사먹는 게 고작 과자와 만두뿐이었던 적도
  어쩌면 처음이어서 더욱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컷끼리 모여 살다보니 맞붙기도 싸우기도 많았지만
  그 또한 막사 밖에서 찬바람 쐬면서 훌훌 털어넘기기도 했었죠.
  부대껴서 산다는 게 그런 의미인가 싶습니다.

  
  지금 내 상황이
  직업을 가르려는 중요한 시기라 앉아서 고민과 부담만 늘어가서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시절엔 같은 고민을 해도 더 희망찬 것 같았는데...

  지금은 만나는 사람은 많더라도
  그때처럼 부대끼는 사람들이 아니라는게...


  물론
  지나간 세월을 그리다 오늘을 흘리지 않도록
  오늘을 나중에 그리워할 수 있도록
  그렇게 사려고 끄적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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