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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성희롱을 당했네요
게시물ID : gomin_10060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움파룸파
추천 : 1
조회수 : 36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2/18 14:38:42
 
안녕하세요. 갓 스무살 된 여자 사람입니다.
이따금씩 눈팅만 하다가 너무 어이가 없는 일을 당해 고민게시판에 글을 쓰게 되었어요.
 
제목 그대로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성희롱을 당했습니다.
 
새벽에 있던 일이지만 아직도 혼란스럽고 진정이 되지 않아 글을 어떻게 써야할 지 감이 오지 않아서
글이 많이 난잡할 수도 있는 점 사과 드릴게요...
 
 
사건을 정리하려면 처음부터 이야기를 써야할 것 같아서 내용이 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제게는 6살 연상의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편의점 사장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고요.
야간에 일을 하고 있는데(체인점이 아닌 개인 편의점이에요) 아무래도 서비스업쪽이다 보니까
이런 저런 사람을 많이 만나기도 하고 손님하고 친해지기도 하는 모양이었습니다.
 
남자 친구(편의상 오빠라고 할게요)와 사귀기 전에 그냥 아는 사이였을 때
밤 열두 시 쯤에 친언니와 다른 친구랑 편의점에 놀러 간 적이 있었어요(오빠가 심심하면 놀러오라고 했었어서 가끔씩 가서 얼굴 보고 그랬어요).
 
손님이 오시면 일을 보고 손님이 없으면 의자에 앉아서 서로 대화하기도 하고 그러고 있는데
어떤 남자분(편의상 b라고 할게요)이 오셨어요.
 
오빠가 일어서서 반기며 "오빠가 많이 아끼는 동생이야." 하길래 웃으면서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니까 아무 말도 없이 절 빤히 쳐다봤어요.
외모가 상당히 이국적으로 생겨서(얼굴 하얗고 눈썹 짙고 눈 쌍꺼풀 진하게 있고 콧대도 높습니다) 외국인이거나
태국계 사람인가, 한국 말이 서투른가? 싶은 생각까지 들어서 몇 마디 웃으면서 나누다가 말았어요.
하도 빤히 쳐다보길래 기분이 나쁘기도 했고 괜히 나만 말 거는 거 아닌가 싶기도 했어서요.
 
그리고 b가 가고 다시 대화하다가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저희도 집에 갔었거든요.
 
그 일이 있고 며칠 후에 오빠랑 사귀게 되었고 주변 사람들한테 하나 둘 말하기 시작할 때 쯤에
다시 편의점에서 그 b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언니랑 같이 갔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마 언닌 밖에 담배 피러 나가고 오빠는 손님 받으러 카운터 쪽으로 가서 자리엔 저랑 b만 남아있었습니다.
b가 물었어요. 사귄 지 얼마나 됐냐고.
그래서 얼마 안 됐다고, 왜 그러시냐고 하니까 오빠한텐 말하지 말라면서 사실 첨 봤을 때 번호 따고 싶었다고
그런데 둘이 사귀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하면서 그 때부터 둘이 사귀고 있었냐고 묻길래
그 때부터 사귄 건 아니라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만 했어요.(b가 24살이어서 제가 존댓말을 씁니다)
 
그리고 자기가 모태솔로인데 외롭다고, 괜찮다 싶으면 모조리 번호를 따는데 어째선지 진전이 없다고,
심지어 못생겼다 싶은 여자들한테까지 번호를 따는데 여자를 사귀어본 적이 없다고.
자기가 생긴 게 별로냐고 물어보면서 연애상담을 했어요, 저한테. 주변에 친구들 없냐고까지 물으면서.
 
괜찮다 싶으면 전부 번호 딴다는 거에서 감이 왔어요. 마음을 나누는 것보다는 육적인 관계에 더 관심이 있구나, 하고요.
아는 사이로 지내는 건 상관 없지만 내 친구 소개시켜주기엔 친구한테 미안한? 딱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애초에 저런 마인드로 여자에게 다가서는데 여자가 따를 리가 없는데 본인은 모르는 것 같았어요.
 
못생기지 않았다고 잘생기셨다고(잘생겼다기 보단 이국적인 외모입니다.)
여자들은 갑자기 그러면 부담스러워하는 게 있을 수도 있다고 하면서 말 받아주는데
(오빠가 아끼는 동생이라 하니 돌직구 빵빵 날리기도 부담스러웠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후회되네요)
저희 언니가 끼어들어 그 오빠랑 진지하게 얘기를 하는 듯 했습니다.
언니 친구중에 진짜 착한데, 진짜 짠하게 자랐는데 만난 새끼들은 다 똥차였던 언니(이하 h라고 할게요)가 있어요.
 
집에 가면서 언니가 잠긴 목소리로 h가 만난 남자들은 다 자는 것에만 관심 있었지 h한테 잘해주는 꼴을 못 봤다고
사실 b도 그렇게 맘에 들지는 않는데 h가 지금껏 만난 남자들 보다는 그 사람이 더 나은 거 같다고,
h 생각이 나서 일단 b 카톡 아이디를 따오기는 했다고, 고민된다고 그러길래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결국 b와 h언니는 만나게 되었고 사귀기도 전에 여러 문제로 삐걱거리나 싶더니 요샌 잘 사귀는 듯 했습니다.
 
 
서론이 많이 길어졌네요ㅠㅠ 쨌든 일은 오늘 새벽에 터졌습니다.
 
최근에 신천지 교회랑 엮이기도 했고 친구랑 연을 끊은 상태라 마음이 좀 심란해서, 편히 못 자고 새벽 세시 쯤엔가 자다가 깼어요.
언니랑 같이 방을 쓰는데 언니가 깨어있길래, 언니한테 자? 아직도 많이 아파?(독감 걸렸어요 언니가ㅠㅠ) 하고 말을 거니까
"아니야 언니 안 자. 괜찮아." 하면서 저한테 팔베개를 해주길래 가만히 안겨서 핸드폰 만지작거리고 있었어요.
언니가 진지한 목소리로 제 이름을 불렀어요. 그래서 응? 하니까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는 마." 하길래 "뭔데?" 이러니까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어요.
 
"h가 그러는거야. 둘이 편의점 침대(구석에 칸막이로 가려진 간이 침대가 있어요)에서 뭐 하는 지 아냐고."
"응."
"'둘이 뭐 껴안고 있겠지 내가 어찌 알아' 했더니 '진짜야? 진짜 껴안고만 있어?' 이러길래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네가 편의점 침대에서 어떤 성적인 행위를 오빠한테 해줬다고, b가 너희 오빠한테 들었다고 그러더라. 너희 오빠 입 단속 좀 시켜."
 
사귄 지 얼마 안 됐을 때에 제가 남자들이 여자랑 자고나서 둘이 했던 거 떠드는 거 싫어한다고
진도를 빼고 그러는 건 둘만의 비밀 그런건데 왜 그러는 지 모르겠다고 했던 적이 있었어요.
오빠랑 저는 스킨쉽이 됐던 진도가 됐던 애교나 카톡이 됐던 서로에게만 보여주는 둘의 모습이고
남들에게 그런 건 말하지 말자고 약속 했기 때문에 서로 굳게 믿고 있었거든요.
 
하도 어이가 없어 언니한테 물었습니다. 성적인 행위가 뭐냐고. 말하기 싫다고 하다가 제가 캐물으니까 대답해줬어요.
"들은 지는 2주 좀 넘은 것 같아. 그동안 말할까 말까 고민 엄청 많이 했어.
네가 편의점 침대에서 입으로 해줬대. 싫다고 했는데도 네가 먼저 적극적으로 대시했다고.
입단속 제대로 시켜. 언니 입장에선 듣는 거 별로다."
 
 
최근에 새벽에 나간 적이 있으면 또 모르겠습니다.
나갈 땐 언니랑만 같이 나갔고 요 한달간은 위험하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해서 밖에 나가질 않았거든요.
 
 
멘붕의 연속이었습니다. 누가 편의점 침대에서 그런 짓을 합니까 멀쩡한 데이트 장소 밖에 널려있는데..
오빠한테 이런 말을 들었는데 사실이냐고 카톡 하니까 오빠도 굉장히 당황했습니다. 자긴 처음 듣는 얘긴데 무슨 소리냐고.
언니는 오빠한테 신뢰가 완전히 떨어져서 옆에서 미친새끼, 뭔새끼 하면서 욕을 퍼붓고
저는 수치스럽고 민망하고 어이가 없어서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언니 두 명이서 그런 거짓말할 이유는 없고 그럼 오빠 아니면 b일텐데 대체 누굴까 하면서 혼란스럽기도 했어요
 
남자한테 성추행 당한 적이 몇 번 있어서 그런 문제엔 제가 더욱 민감해했고 그걸 오빠도 알기 때문에 늘 감싸준 걸 느꼈기 때문에
오빠가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럼 남은 건 b인데 오빠가 b한테 전화해보니까 b는 아닌데요, 모르겠어요. 저 말만 하다가(음성 메세지로 통화 한 거 보내줬어요)
결국엔 오빠한테 거짓말 한 거 시인했나보더라고요.
"b가 거짓말 했다고 인정 했어." 하고 카톡 오자마자 진짜 너무 어이없고 화가 나서 언니한테 b 카톡 아이디 따서 카톡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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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 성희롱 당했는데 돌아오는 건 미안..!ㅜ.ㅜ 이거네요 어이가 없어서 진짜.. 말 하는 태도 보고 누구 놀리나 싶었습니다
살아 생전 칠 줄 몰랐던 고소드립까지 쳤어요
 
대화를 깊게 나눈 건 저 위에 그 번호 딴다? 그것 밖에 없고
그 뒤로는 얼굴 본 적도 없습니다 기껏해야 한 두번 밖에요.. 서로 남친 여친 끼고 마주쳤고
만나서 대화를 한 것도 아니고 가끔 가다가 눈 마주친 것 밖에 없는데 그딴 거짓말을 했단 것도 너무 화가 나고
절 가지고 무슨 상상을 했을 지도 모르겠고 그걸 왜 굳이 h 언니한테 말한지 이유도 모르겠어요 그냥
 
만약에 언니가 말 안 해줬으면 오빠랑 저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런 누명을 썼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무섭기만 합니다
오빠는 나름 많이 아끼는 동생이었는데 저런 식으로 뒷통수 치니까 많이 화나고 상처도 받은 것 같아요
 
저 인간하고 카톡 끝내고 나서 h 언니한테도 카톡 했어요
b가 다 거짓말 한 거였고 진도 그런 부분은 사귈 때에 아무에게 함부로 말하지 말자고 서로 약속한 거였으니까
거기에 대한 오해는 풀어주면 좋겠다고
없는 얘기도 꾸며내는 사람인데 있는 얘긴 얼마나 더 하겠냐고 언니도 제발 조심하시라고
깊게 관여해서 너무 죄송한데 언니가 너무 아깝다고.. 카톡 했습니다.
 
6시 반쯤에 언니한테 전화해서 너무 쪽팔리고 미안하다고 b를 어떻게 족쳐야할 지 모르겠다고 막 그래서
언니가 웬만하면 그냥 헤어지라고 했다고 하네요
 
 
저희 오빠랑 저는 서로에게 사과하고 좋게 끝났어요
 
 
b에 대해서 이야기 하라면 이야기할 수 있는 게 너무 많고 얼마나 쓰레긴지 띄어쓰기 미포함 500자 이상으로 서술하라고 하면
이 자리에서 3000자도 넘게 써서 낼 수 있는데 b랑 똑같은 사람 되는 것도 싫고ㅋㅋㅋ
상처 받을 사람은 정해져있고 해서 오빠랑 저는 b에 대한 건 언급하지 않기로 했어요
 
 
지금 저희 언니가 h언니랑 대화하러 나갔습니다 전 오늘은 그냥 집에서 하루 내내 쉬기로 작정하고 컴퓨터만 붙잡고 있네요
 
 
 
 
글이 길어졌네요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털어놓고 보니까 마음이 한결 가라 앉았어요
 
 
나이 먹고 군대 갔다왔다고 해서 모두 철든 게 아니라고 새삼 느꼈어요
다른 분들도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시길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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