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양현종(25)이 자존심 회복을 위해 자신에게 냉정해졌다.
양현종은 29일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훈련을 마치고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굳은 표정이었지만, 무언가에 결의를 다진 듯 강한 기운이 느껴졌다.
이날 KIA는 LG-넥센-두산과 시간 차를 두고 입국했다. 같은 날 돌아온 타 구단 보다 먼저 마무리 훈련을 시작한 KIA로선 체력적으로 가장 지칠 법 했다. 그러나 양현종은 “원래 마무리 훈련은 힘든 것이다”라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양현종은 29일 일본 마무리 훈련을 마치고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사진(인천)=옥영화 기자
이번 마무리 훈련에는 팀의 주축선수들이 빠지고 젊은 선수들 위주로 진행됐다. 때문에 프로 7년 차인 양현종은 그들 사이에서 고참 선배로 통했다. 양현종에게는 자연스레 선수단을 이끌어야할 책임이 부여됐다.
양현종은 “팀 분위기가 좋았다. 모두가 즐겁게 훈련을 마칠 수 있었다”라며 “어린 선수들이 많아 안 좋은 모습은 보이지 않으려고 언행에 조심했다. 게으르지 않고 일정한 생활패턴을 유지했으며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 달여 만에 돌아온 집이다. 또 휴식이 당장 눈 앞인데 양현종은 땅이 꺼져라 한 숨만 쉬었다. 양현종은 “올해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많이 반성하고 있다”며 자책했다. KIA는 올 시즌 1군에 진입한 NC보다 순위가 낮았다. 2007년 이후 6년 만에 구단명 앞에 숫자 ‘8’을 찍었다. 시즌 개막 전 프로야구 전문가들이 예상한 우승후보였던 KIA는 4강 근처에도 못 미치는 성적으로 나락에 빠졌다.
생각할수록 자신에게 화가 났다는 양현종은 “가을야구와 한국시리즈를 일본에서 보는 게 불편했다. 초반까지 우승 전력을 갖췄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를 열어보니 가을야구에는 우리가 없었다. 마무리 훈련 중에도 언짢았고 자존심이 상했다”며 하늘만 쳐다봤다.
부진한 성적에는 자신의 옆구리 부상 탓도 있다고 판단했다. 양현종은 “이번 마무리 훈련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진행됐다. 단, 옆구리 부상에 대한 완치에 집중했다.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부상 부위가 완쾌될 수 있도록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양현종은 훈련의 연장선을 달릴 것이라고 선포했다. 이미 굳게 다짐한 양현종은 “또 옆구리 부상을 당하면 3번째가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12월 옆구리 부위를 중심으로 개인운동을 할 것이다. 조심스레 재활하며 스프링캠프와 시즌 때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눈빛이 달라진 양현종은 곧장 광주로 내려갔다. 마무리 훈련 종료로 한 달 휴식을 얻었으나, 양현종은 내년 자존심 회복을 위해 휴가를 반납했다. 적당한 휴식과 개인훈련으로 컨디션 조절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