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아이돌 병신가사 대표격인의 TOP F(x)의 예를 봅시다.
인터넷&10대들의 서브컬쳐에서 나타나는 맥락없음(예를 들면 꿍디꿍디?), 뜬금포, 개드립, 세로드립, 번역체 등 여러가지 비문들이 fx 곡에서 잘 드러나있다고 봅니다. "어른들을 이해 못하는 10대의 정서"를 표현 하고자 했다면 성공적인 거겠죠.
아이돌 가사의 수준을 비판하면서 10년적 유행했던 소몰이 미디어템포 곡들을 언급하는데... 웃긴일이죠. 10년전에 비해 지금의 대중음악의 음악이 사운드의 질, 다양성의 측면에서 더 낫다고 봅니다. 7080가요는 당시의 방법론으로 당시의 시대상황에 맞는 주제로 노래하고 있는거고, 현재에는 지금의 방법으로 시대에 맞는 노래를 하고 있는 거구요.
3. 문제는 가사 자체가 아니라 '진정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정성'을 풀어쓴다면 가수가 음악의 주체로써 노래와 가사를 잘 표현 하는가의 문제입니다. 최근 화제가 되었던 스텔라의 빤쓰와 비욘세의 그것과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10대 아이돌 가수의 섹시컨셉이 불편한 이유가 음악의 "진정성" 없이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 헐벗고 춥추며 노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겠지요. 비슷한 의상을 미스에이의 데뷔곡에서 입었지만 다른 반응이 나오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구요. 밷걸굳걸에서 남자들의 이중성을 지적하는 가사는 오히려 통쾌하기 까지 했습니다.
4. 최근들어 하향평준화 되어 가고 있지만, 케이팝 사운드 그 자체만 놓고 보았을때 꽤 좋은 곡들이 있습니다. 해외의 걸출한 작곡가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기도 하고 국내에도 괜찮은 곡들을 쓰는 작곡가들이 있습니다.
단순히 극단적인 빠순이들에 대한 반감으로 몇몇 음악들은 "음악에 그 자체에 있어서는" 오히려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엑소와 더불어 모든 아이돌들을 혐호하는 수준으로 싫어 하지만, 음악 그 자체의 평가에 있어서는 어떠한 편견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쯤에 흑형의 으르렁 커버와 오유인의 으르렁 커버 듣고 가시죠.
5. 김치팝 국뽕보다 더 나쁜게 사대주이라 생각합니다. 일단 베오베 갔던 글에서 팝 vs 케이팝의 예시로든 비교 대상부터가 잘못되었구요. 전세계에서 가장 보편적인 감정이 '사랑'인거고 팝음악에도 진부한 사랑타령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같은 주제를 가지고서 어떻게 표현하느냐의 차이이죠. 외국뮤비에도 클리쉐가 있습니다. 힙합의 뮤비와 가사도 돈, 여자, ㅅㅅ, 스노비나 스웩, 다ㅈ까 등... 뻔합니다. 얘네들도 사랑타령하고 이별하고 술이 밥인지 밥이 술인지 모르고 산다고 징징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가장 큰 차이는 리스너들의 수준에 있다고 봅니다. 진부한 가사에 뻔한 곡들은 자연히 사라집니다. 물론 빌보드차트나, UK차트의 수준에도 문제가 많습니다만, 어디까지나 국내 차트에 비한다면 말이죠. 어차피 같은 아이돌곡이 1위를 할꺼라면 그나마 나은 곡이여야 한다는 거죠.
아는만큼 들린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빛을 보지 못하고 인디씬 자립씬의 좋은 음악들이 사라져 갑니다. 그러면서 여전히 정말 들을 음악이 없다고 투정합니다. 과거에 노래는 좋았는데 요새 음악은 왜 이렇냐고 합니다. 왜 케이팝에는 사랑타령과 헐벗은 아이돌만 있느냐고 욕하기전에...왜 그런 노래만 듣느냐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좋은 가사의 좋은 음악은 언제나 항상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잘 모르는 것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