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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렬한 포니 번역)박쥐가 되어버린
게시물ID : pony_745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뮤식의노예
추천 : 11
조회수 : 115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9/24 12:37:07
15683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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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짐승같은 야성은 다 사라졌다 하지만, 플러터샤이는 여전히 박쥐+포니 혼종의 모습으로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아니 뭐 그건 괜찮습니다. 플러터샤이도 이미 각오를 한 일이니까요. 트와일라잇이 정신 나간 치료 요법을 더 이상 들고 오지만 않는다면야 모든 게 다 완벽할 텐데요...


4시즌 11화 Bats! 결말 이후의 이야깁니다. 욕설도 섹드립도 없는 무난하게 볼 수 있고, 길이도 무난하고, 번역도 무난했던 단편 팬픽션입니다. 재미있게 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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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터샤이.. 저기, 있어?"


트와일라잇이 머뭇머뭇 플러터샤이의 집 문을 열면서 말했다.


갑자기 '쉿'하는 소리가 났다. 욕조의 물을 뺄 때나, 펄펄 끓는 주전자에서 흔히들 나는 소리는 분명 아닌, 짐승이 경계를 하는 듯하다 그런 소리였다. 단물이 다 빠져 파삭파삭해진 배가 어디선가 날아와 트와일라잇의 뿔에 힘없이 꽂혔다.


"윽... 플러터샤이?"


트와일라잇은 과일을 치내곤,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이고.. 이런.. 또 증상이 심해졌구나.."


방의 위편에서 붉게 빛나는 두개의 안구가 트와일라잇을 빤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바로 위쪽에서 플러터샤이가 자기의 꼬리를 서까래에 감아 매달고는, 깃털 대신 가죽재질로 변한 날개를 온 몸에 꽁꽁 감고 있었다. 박쥐를 닮아 털이 보송보송 돋아난 귀를 한번 쫑긋 하고는, 희생자(?)의 체액(?)이 아직도 남아 있는 날카로운 송곳니를 기나긴 혀로 한번 쓰윽 쓸었다.


"심해졌냐니... 그건 또 무슨 이야기야?"


플러터샤이가 되레 순진한 척 하며 물었다.


"안 그렇다면 너 왜 거꾸로 매달려 있-"

"요..요새 배가 좀 나와서 말야. 물구나무서기로 내장 기관을 균형 있게 맞추는 거야!"

"그 티 나는 빨간 눈은 또 뭐고."

"레..렌즈... 컨텍트 렌즈 껴서 그래!"

"왜 또 과즙은 빨아먹고 있는데?"

"의사선생님이 비타민 C를 더 섭취하라고 하셔서.."


삽화.jpg


"안 그렇다면 너 왜 거꾸로 매달려 있-"

"요..요새 배가 좀 나와서 말야. 물구나무서기로 내장 기관을 균형 있게 맞추는 거야!"


플러터샤이는 안달복달하며 트와일라잇의 시선을 피했다.


"서..선생님 말씀 드..들어야지.. 거기 과일 바구니좀 가져다줄래?"


트와일라잇은 한숨을 팍 쉬곤 졌다는 듯 과일 바구니를 부유 마법으로 들어 자기의 박쥐 포니 친구에게 건네곤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곧 귀에 익은 '취이이이이이익, 꿀꺽 꿀꺽 꿀꺽'소리가 들렸다. 불운한 감귤 하나가 포식자에게 당해 깡마른 껍질만 남을 때까지 피를 빨리고 있는 모양이었다.


"저기... 플러터샤이. 정말 미안.. 내가 널 원래대로 되돌려준답시고 벌인 일들 때문에 지금 일부로 피하는 거지? 응?"


트와일라잇이 약간 골치가 아프다는 어투로 물었다.


"아..아니야! 별 것도 아닌데 뭘.."


플러터샤이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나저나 말이야. 이 모습으로 변한 뒤에 조명비도 많이 줄었다? 어두워도 초음파로 주변을 감지할 수 있게 됐거든!"


플러터샤이는 트와일라잇에게 활짝 웃어 보이려고 했지만, 나오는 건 어색하디 어색한 뻣뻣한 미소뿐이었다.


"지.. 진짜 좋아 죽겠다니깐? 믿어주라.. 제발..."


트와일라잇은 얼굴을 찌푸리곤 이마를 앞발굽으로 슬슬 문질렀다.


"저기... 전에 내가 한 케일,양배추 혼합 주스 용법 때문에 지금 거부 반응을 보이는 거라면.."

"철분 보충한 셈 치지 뭐! 아무 유감없어!"


플러터샤이는 더욱 입이 찢어져라 미소를 지었지만, 어쩐지 낯빛은 더 어두워져 가고 있었다.


"어쨌든 여전히 미안해 그거. 나도 맛을 좀 봤었는데 그 맛이 혀에서 잘 안 떨어지더라고.. 우웩..."


그러고선 트와일라잇은 입술을 한 번 깨물더니 말을 이었다.


"아니면 극미량의 장난독 요법 때문에 그러는 거야?"


플러터샤이는 일순간 몸을 약간 떨며 짐승처럼 '쉬익!' 하는 소리를 냈다.


"으음... 아냐 아냐. 뭐 잠시 머리가 벗겨져서 페도라 모자 쓰고 다닌 거야, 나쁘지도 않았어."


"아... 아니면 시험 삼아 걸어봤던 대규모 동음이의어 변환 주문 때문에 그러는 거구나. 맞지?"


플러터샤이는 약간 째지는 울음소리를 낸 후, 헝클어진 꼬리를 방바닥에 세게 휙 하고 내리쳤다. 그러고선 몸을 잔뜩 움츠린 경계 자세로 트와일라잇 주변을 잠시 어슬렁거리더니, 잠시 후 드러낸 송곳니를 감추고 눈을 질끈 감고 돌연 외쳤다.


"그래! 인정할게! 나 더 이상 못 버티겠어! 물론 원래대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야 좋겠지! 그치만 날 치료해준다고 별별 이상한 방법들을 권하는 걸 그대로 받아들일 바에야. 그래! 이런 대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괴물의 모습으로 평생 사는 게 더 낫다고!!"


고통과 고뇌가 그 붉은 눈동자에 가득했다.


"네가 건 그 주문 때문에 박쥐(bat) 대신 빳ㄷ.... 아니 단풍나무 야구 배트(bat)로 변해버렸는데 그 기분을 알기나 해? 그냥 야구장 근처만 가도 갑자기 이런 증상이 재발할 때 그 기분을 알기나 하냐고! '몸 안의 박쥐 인자를 억제한다.' 말이야 좋지! 말이야 좋은데, 이대로 가다보니 한 주간 야구공 비슷한 동그스름한 물체엔 겁이 나서 못 다가갈 정도였다고! 그래서... 그래서....."


그러고선 플러터샤이는 과일 바구니 쪽으로 맹렬히 돌진한 후, 눈을 질끈 감고는 복수라도 하듯 과즙을 또 열심히 빨아대기 시작했다.



"....어.... 이젠 기분 좀 풀렸어?"


트와일라잇이 머뭇거리며 물어보았다. 불운한 과일들이 플러터샤이의 송곳니에 희생될 때랑, 잠시 샤이가 자기 자신을 흘겨 볼 때마다 약간 움츠러드는 것 같았지만, 어쨌든 플러터샤이를 계속 달래주기는 했다.


"미안... 갑자기 막 울컥해서..."


샤이는 조용히 다시 입을 열었다.


"진심으로 하는 이야긴데, 트와일라잇.. 도와주려는 건 정말 고마워.. 그런데 상황을 악화시키고만 있어서 말이야.."


샤이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송곳니를 툭툭 건드려보였다.


"이렇게 사는 것도.. 생각보다 별거 아닐 거야. 그냥 익숙해지면 문제 없을 거야. 엔젤이도 곧 익숙해질테구... 그러니 제발, 제발, 제발! 그 '치료법'들은 좀 삼가 줬으면 좋겠어.."


샤이는 마치 부적이라도 되는 양 파인애플을 꼭 껴않으며 말했다.


"이번엔 또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겁부터 덜컥 난단 말이야.."


"...사실 요샌 나도 에라 모르겠다. 하고 마구잡이로 뽑은 책들 내용을 조합해 만든 치료법을 가져오기는 하는데.."


"...방금 뭐?"


"아냐! 아무것도! 헤헤헤..."


트와일라잇은 거짓 미소를 지으며 등자가방에서 유리병에 담긴 녹색으로 빛나는 액체를 조심스럽게 꺼내 몰래 뒷발 깨로 슬쩍 보낸 뒤 방 뒤쪽으로 굴려버렸다.


"오늘은 치료법 따위는 없고, 그냥 안부인사차 온 거야. 안부인사."


트와일라잇은 짐짓 쾌활한 어조로 말했지만, 아까 그 유리병이 벽에 '달그락' 하고 부딪히는 소리가 나자 트와일라잇의 눈동자는 일순간 동요로 떨렸다.


"차.. 차나 한 잔 하자. 어때?"


플러터샤이는 한숨을 쉬곤 트와일라잇을 쏘아보았다.


"이번엔 또 뭐야 대체-"


그 떄 플러터샤이는 방 저편을 보고 새된 비명을 질렀다.


"안 돼! 엔젤아! 지지! 그거 먹지 마!"


플러터샤이는 필사적으로 엔젤이 핥고 있었던 약병을 잡아챘다. 약이 약간 새 있었는데, 희한하게도 그 약이 샌 자리는 연기를 내며 치지지직 녹아들어가기 시작했다.


"트와일라잇! 세상에, 이게 다 뭐야?"


"그게... 조제법을 좀 설명하자면... 독성이 중화된 거미 독이야. 박쥐의 마력을 억제시키는데 특효라고 하더군. 다른 의약제 첨가물로는 사과 즙, 녹색 이끼, 그리폰 갈퀴발톱 깎은 걸 간 것 약간이랑, 페가수스 깃털, 팀버울프 톱밥, 동물 담석을 좀 첨가했지."


트와일라잇은 턱을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제코라의 비법인데, 정확한 제조법을 알려주라니까 영 꺼림칙해 하더라구.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그래서 직접 재료를 혼합해보고 맛을 보고 해서 방법을 찾아내는 수밖엔 없었지. 그래선가 저번 화요일 이후론 냄새도 잘 못 맡고 음식 맛도 잘 안 느껴지더라니까. 히히..."


플러터샤이는 유리병을 내려놓고는 멀찌감치 병에서 떨어지면서 말했다.


"괴..굉장....하네... 근데.. 음... 근데 이거.. 그냥 안마시면 안 될까? 미각을 잃기는 싫어서 말인데..."


"미각은 꼭 회복 될 거야. 내가 보증할게!"


트와일라잇이 소리쳤다. 


"그리고 다른 부작용들도 일절 없을 거야! 이미 내가 직접 임상복용실험도 끝냈으니까, 그러니까 제발.. 이번 한 번만.. 응?"


트와일라잇은 살짝 웃으며 마력으로 플러터샤이쪽으로 병을 기울인 후 살짝 흔들었다.


플러터샤이는 입술을 깨물었다.... 가 뾰족한 송곳니에 찔려 잠시 아파하고 난 후 입을 열었다.


"네.. 네가 정 바란다면야.. 네가 날 이렇게 계속 걱정해 주는데, 계속 거절하는 것도 도리는 아닌 것 같고.."


"재차 보증하는데, 완전 괜찮을 거야."


트와일라잇이 덧붙였다.


"그나저나 앞서 있었던 일들은 마법학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꽤 흥미로운 이종 간 배합인데 말이야. 이런 종간의 특성 배합을 마위적으로 조정할 수 있지 않을까? 혹은 그건 그냥 네 '노려보기' 능력 때문에 일어난 유일무이한 현상이었을까? 혹은.."


그 때 플러터샤이가 파인애플을 확 으꺠버렸고, 트와일라잇은 사족을 다는 것을 멈췄다. 샤이는 물약을 산산 조각난 파인애플의 과육에 붓고는 송곳니를 꼽고 빨아먹기 시작했다.


"으음... 음... 여전히 맛은 느껴지는데.."


갑자기 큰 딸꾹질이 나와 샤이는 바로 입을 가렸다. 웬 김 두 귀 사이로 모락모락 빠져나왔다.


"어머.. 어머.. 어머!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 같아!"


샤이는 즉각 화장실로 향했다. 샤이에게 끌려가는 엔젤도 이와 비슷한 증상인 것 같았다.


"플러터샤이! 너 괜찮아?"


트와일라잇은 그 친구 뒤를 즉각 따라가 보았다. 딸꾹질 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또 무슨 정체불명의 큰 소리가 들렸다. 트와일라잇은 안절부절못하며 화장실 문 주변을 두런거렸다.


"저기 플러터샤.. 악!!"


갑자기 얼굴쪽으로 희고 끈끈한 게 날아와, 트와일라잇은 바닥에 쓰러졌다. 


"엇! 정말 미안 트와일라잇. 엔젤이 너어! 엄마가 이러랬어?"


트와일라잇은 목소리가 들리는 위쪽을 쳐다보았다.


"플러터샤이?! 더 이상 박쥐포니가 아니구나! 됐다! 약효가 있었어!"


"아니긴 하지... 음... 근데..."


플러터샤이는 천장에서 내려왔다. 발은 다시금 땅바닥을 단단히 딛게 되었고, 눈 색깔도 원래의 연두색으로 돌아왔다. 뾰족한 송곳니도 사라졌다. 날개도 다시 깃털달린 날개로 돌아왔다....



그런데 날개가 네 개나 돋아났다는 게 새로운 문제지만.....



플러터샤이는 거미줄을 타고 엔젤을 끌고 내려오고 있었고, 이 모습을 본 트와일라잇은 절망 섞인 탄성을 내뱉었다.


"맞다. 거미 독! 이번엔 너무 과용했었나.... 아이고오..."


플러터샤이는 한숨을 쉬곤 거미줄에 매달려 잠시간 트와일라잇의 머리 위를 하염없이 맴돌았다. 다 체념한 듯, 공허한 웃음을 지으며 새로 생긴 네 쌍의 눈으로 트와일라잇을 내려보며, 플러터샤이는 입을 열었다.



"이제 다시 흡혈귀 과일박쥐들 좀 찾아와줘... '원 상태'로 돌아갈 수 있게... 그래 줄 수 있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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