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에 억울한 일을 당하는 건 상대가 남자냐 여자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와 만났느냐의 문제일 뿐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말 신체적 금전적 피해가 있지 않은 이상 단순한 매너의 문제일 뿐이지 그 사람이 죽일 놈이라 생각치도 않구요.
그런 의미에서 남초사이트 성격을 띄는 오유에서 여성에 대해 조금만 옹호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고백하는 것에 대해서..
여자의 경우야 남자를 좋아하는 형태나 방법, 그리고 좋아하기 까지의 시간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어떤 사람에게 고백을 받았을 때 '으악 너무 좋아 미치겠다.' 혹은 '싫어 죽을 거 같아.' 이런 경우는.. .뭐 있긴 하겠지만 많지 않을 겁니다. 그렇기에 생각할 시간을 달라하는 경우가 많은 거지요.
그러나 남자의 경우는? 딱 두 가지 뿐입니다. 좋거나. 나쁘거나. 어정쩡하게 어쩌지.. 이런 고민이 없다는 거죠. 물론 좋으면 그걸로 좋습니다만 나쁠 땐...진짜 곤란합니다.
남자가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건 여자처럼 내가 너를 진짜 좋아하나 안 하나에 대한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게 아니라 지금 널 싫어하는 건 분명한데, 어떻게 거절해야하는지 모르니 그것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말입니다.
여자에게 '난 당신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라는 말을 해본적이 있는 분은 아시겠지만 그것만큼 괴롭고 힘든 게 없죠. 이럴 땐 그냥 내가 고백해서 차이는 게 훨씬 낫다 느낄 정도로 더 괴로운 일입니다.
헤어진 뒤 괴로움에 관해서..
세상에 case by case가 아닌게 없기 때문에 이 말을 들먹이면 할 말이 없지만 제 경험상, 그리고 주위의 경험상 보통 남자보다는 여자가 과거 연애에 대해 덜 아파하는 거 같습니다. 혹, 이게 제 착각일지라도 과거의 연애 때문에 최소한 진상짓을 하는 경우는 남자보다 여자가 훨씬 미미하다 확신합니다.
결정적으로 여자가 헤어진 뒤 아무리 진상짓을 해도 남자는 신체적인 두려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자가 헤어진 뒤 상대 남자가 진상짓을 하면 신체적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스토커에 대한 위협과 비슷한 위협을 받는다는 것이지요. 남자가 헤어진 뒤 '난 지금 내 마음이 너무 아프니 너에게 이정도는 해도 돼.' 라는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 좀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데이트 비용에 관해서..
사실 이건 여자분들을 옹호해주고 싶은 생각이 안 듭니다. 생각보다 정말 많은 여자분들이 남자가 돈을 계속 쓰면 그 돈을 쓰는 게 당연하다 생각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자가 나이도 꽤 차고 상당히 많은 연애 경험도 있어 자기 성격이 정착된 경우가 아니면 여자의 태도는 남자가 길들이기 나름입니다. 그리고 성격이 정착된 나이가 찬 여자들은 대부분 돈에 대한 개념이 있는 편입니다. 오히려 남자의 쓸데없는 과소비에 잔소리를 들으면 들었지요. 그정도 개념도 없는 여자는 많지도 않으니 그냥 안 만나면 되는 겁니다. (왜 남자가 힘들게 길들여야하냐. 라고 말씀하시려면 그냥 연애하지 마세요. 라고 대답해드리고 싶네요.)
돈이 없으면 어떻게 데이트를 할까요? 사실 연애 초창기에는 돈을 좀 써야한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면 돈이 없으면 없는데로 데이트를 하면 됩니다. 여자가 분위기 좋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멋진 식사를 바라는 건 당연합니다. 그러나 매일 주구장창 그렇게 원하는 여자는 거의 없습니다. 남자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도 맛업게 먹을 수 있고 공원에서 동전 서로 긁어 모아서 라면이랑 김밥만 사서 같이 먹어도 행복하게 먹을 수 있는 겁니다.
여자는 대체 왜 이렇게 까다로운가에 대해서...
맞습니다. 여자는 까다롭습니다. 저도 이것 때문에 정말 골머리 많이 썩었습니다. 대체 무엇을 해줘야 만족하는지 알 수가 없었지요. 그럼 여기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여자도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보통 모릅니다. 답이 없는데 답을 찾는 게 우스운 거죠.
여자에게 무엇을 먹으러 갈까. 라고 물어보면 대게 '잘 모르겠어.'라는 대답이 나옵니다. 그럼 전 제가 먹고 싶은 걸 먹으러 갑니다. 이래도 괜찮을까요? 상관 없습니다. 여자는 당신과 밥을 먹는 게 좋은 거지 당신과 무엇을 먹는가에 신경쓰는 게 아닙니다.
식당에 가서 주문을 하려고 그러는데 여자가 뭘 먹고 싶다는 말을 안 하고 이거 먹을까.. 저거 먹을까..라며 계속 시간을 끕니다. 남자는 당연히 짜증이 나지요. 그럼 전 그냥 제가 먹고 싶은 걸 두 개 시키고 여자에게 아무거나 준 뒤에 내것도 먹으면서 그걸 뺏어 먹습니다. 서로 싸울 일도 없고 난 내가 먹고 싶은 걸 두 개나 먹을 수 있고 윈윈 아닌가요?
어디서 데이트를 해야하느냐에 대해서...
어떻게 보면 가장 간단한 일이지만 어떻게 보면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제가 아마 가장 늦게 깨달은 연애 법칙이 아닐까 싶은데요. 여자는 매일 새로운 장소를 원하는 게 아닌 거 같습니다. 남자는 매일 가는 극장에가서 영화를 보고 매일가는 카페에서 대화를 하고 매일 가는 MT에서 응응을하고(?)에 대해 강박관념을 느낍니다만...
사실 진짜 중요한 건 어디에서 데이트를 하느냐가 아니라 데이트에서 어떻게 서로 대화를 하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느냐입니다.
아무리 내가 많은 레파토리를 가지고 연애를 해도 정작 당사자 자신이 재미있지 않으면 여자는 지겹고 재미없을 뿐입니다. 그러나 매일가는 그 카페를 가더라도 지금의 데이트 그 자체가 재미있으면 그 장소는 전혀 지겨운 장소가 아닌겁니다.
쓰다보니 여성에 대한 옹호가 아니라 무슨 연애방법에 대해 써버렸는데-_-; 연애를 할 때 너무 많은 생각과 지식으로하는 건 절대 좋지 못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무지로 인해 상대를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경우는 없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상대를 비난하기 전에 자신이 상대에 대해서 그리고 연애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를 좀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