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게시물ID : panic_746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닉넴이음슴
추천 : 16
조회수 : 3115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4/11/18 11:53:17
1995년... 4월 28일..오전 8시가 되기 십분전... 둘째 동생과 학교를 가고 있었다. 걸어가기엔 거리가 꽤 있었지만 상인네거리를 지나 두세블럭을 둘이 재잘거리며 걸어가면시간 가는줄 모르고 학교에 도착하곤 했다.
갑자기 지진이 난것처럼 땅이 움직이는것 같았다. 도쿄에 있을때 겪었던 지진과는 좀 달랐지만.. 동생이 언니야.. 지진같다.. 하는순간 땅과 함께 차들이 사라지고 있었다.
동생을 데리고 미친듯이 오던길을 돌아 뛰었다. 그리곤 본능적으로 동생의 두 귀를 막았다. 웅...하는 소리가 들린것 같았다. 우린 둘다 넘어졌지만 별 탈은 없었다.
동생이 무사한지 살펴봤다. 울고 있다. 무릎과 손이 까져서 못걷겠단다. 근데 동생말이 잘 들리지 않는다.
입모양으로 대충 알아듣고 근처 병원으로 데려가려고 했다. 내가 알던 가게들이 없다. 건물도 없다. 여기가 어딘지 잘 모르겠다.
동생을 업으려 했지만 나보다 키가 큰 동생을 업을순 없었다. 달래고 끌고 해서 겨우 집으로 갔다.
집엔 일하시는 아주머니밖에 안계신다.. 아주머니가 뭐라고 하시며 나를 업는다. 동생이 다쳤어요. 나말고 동생이요.. 동생 병원가야해요.
내말이 안들리나보다. 동생은 계속 울고 있다.
잠이든것 같다 깨어보니 병원이다. 귀 한쪽이 나갔다고 한다. 아... 얼굴에 있던게 땀이 아니었구나. 동생은? 동생은 어디있지?
동생을 찾았다. 별로 다친덴 없다고 한다. 다행이다.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고 했다. 마음이 아프다.... 오면서 트럭에 걸려있던 고기가 뇌리에서 잊혀지질 않는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중앙로 사건때도 현장에서 살아서 나왔지만 도저히 글을 쓸수가 없습니다. 살아남아서 죄송합니다. 살아있어서..살고 있어서 밥도 먹고 가끔 웃고... 그래서 죄송합니다...
[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 [꿈과 공포가 넘치는 공포게시판으로 오세요.]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