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잠을 자려고 불을 끄고 누우면
눈이 한순간 아무것도 안 보이다가도 천천히 어둠에 익숙해져서 방 안의 사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 때 누운 채 손을 들어 얼굴을 마주 보게 하면
이 녀석이 마치 내 손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마치 나를 빤히 쳐다보는 것처럼 내 눈 앞에 있는 검은 손.
그러다 나도 모르게, 혹은 녀석의 의도대로 천천히 녀석이 다가오기 시작한다.
천천히
천천히
녀석의 얼굴이 보인다.
놈의 표정에서 희열을 느꼈다.
[븅신사바 븅신사바 야메떼 구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