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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요섭 조선일보 인터뷰가 매장하려던 교수 수강 학생의 글
게시물ID : bestofbest_746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화강암반수
추천 : 204
조회수 : 25409회
댓글수 : 3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2/06/12 12:14:26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6/08 01:29:05
오늘 아니 어제 조선일보 첫화면에 백요섭의 인터뷰 기사 떴음.
외대에서 자신이 수강했던 강의 중, 교수의 말 발췌해서 졸지에 교수 하나 주사파 핵심으로 만들어버림.
지금이야 이런 짓거리가 뉴데일리취급받지만 예전같으면 교수 밥줄 끊길만한 사안.

더불어 외대 학내게시판에서 해당교수에 대한 마타도어 난무.
공공의 적이 되어갈 찰나 같이 수업 들었던 학생의 아래 글이 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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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07 23:50:53

저는 08학번이구 프랑스어과 학생인데 이중전공으로 그 수업 들었습니다.
결석 한번도 없이 그 수업 들었고, 성실히 교수님 말씀 하나하나 흘리지 않고 들었고요.
 
아래 인터뷰 글보고 또 댓글보고 왜곡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신상이 거의 공개되는 것과 관계없이 용기내 이렇게 글 남깁니다.
 
그리고 몇가지 제가 기억하는 에피소드들을 바탕으로 백요셉씨가 인터뷰한 내용을 반박하고 싶습니다.
 
덧붙여 저는 수업 끝나고 또는 수업 외에는 따로 뵌적도 없고, 선생님은 저를 기억하시지도 못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존경하고 많은 가르침을 받았기에 교수님은 그냥 선생님으로 칭하겠습니다.
 
1. 탈북자를 가장 못믿는다.
 
선생님은 사실 탈북자들의 인권에 대해 누구보다 열정을 가지신 분이었습니다.
연락이 오는 제자들 중에 탈북해 캄보디아에서 몇년간 정글을 헤매다 한국에 오게된 분이 있었는데, 그 분이 요즘 행복하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한 문자를 지나가시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신 적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수업시간에도 누누히  탈북자들의 고통과 그 과정에서 한국정부의 부족한 대응에 대해서 비판하셨습니다. 
 
다만 이 이야기는 탈북의 과정에서 거짓말을 통해 생존을 도모하는 것이 불가피하고, 워낙 생사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고생을 하다보니 보다 자신의 고생을 주관적으로 더 강하게 기억하게 되기 때문에 탈북자를 믿기 힘들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즉, 탈북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습득되는 거짓과 과장의 화법이 정보 제공과정에서도 발현되고(보다 큰 보상을 위해) 따라서 학술적 자료로서 탈북자의 증언을 있는 그대로 신뢰하고 정책을 수립하거나 공부를 하는데는 무리가 있다는 맥락이었습니다.
 
2. 남한과 미국이 북한을 그렇게 만들었다.
 
북한의 비상식적 행동은 사실 정치외교학에서 국제관계를 공부하다보면 오히려 합리적 행동으로 분석이 가능합니다.
(북한의 행위를 합리적 차원에서 이해하고 대응하는 것에 대한 관련 논문들은 찾아보시면 나올 겁니다. 이는 보수와 진보 또는 종북의 문제가 아니라 이념적인 정책이 아닌 보다 실용적인 정책을 위해 연구된 자료들입니다.)
 
이러한 입장에서 남한과 미국이 어떠한 합의점도 도출될 수 없는 내용의 요구안을 바탕으로 정책을 펼치는 것이 오히려 북한의 입장에서는 극단적 대응을 가장 최선의 전략이자 합리적 전략으로 추구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요인을 제공한다.
 
는 지적에서 이야기하셨고, 서두에서 북한의 행동을 정당화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된다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다만, 이러한 행동을 초래하는 여러 요인 중 우리의 정책이나 미국의 정책이 일정부분 변화를 줄 수 있다면 다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하시기 위해 '남한과 미국이 북한의 극단적 행위에 대한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맥락의 말씀을 하신겁니다.
 
3. 김일성은 독립운동, 이승만은 블루스
 
일종의 풍자였습니다.
 
북한의 현재의 "말도 안되는" "터무니 없는" 지금 3대 세습의 정권이("야, 애들아 3대 세습 이게 말이나 되는 상황이냐? 지금 우리 위에 이렇게 지금 말도 안되는 정권이 있다고-"라고 매번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이뤄질 수 있었는지 설명하면서 북한이 1인 지배체제로 3대세습이 가능했던 이유로 김일성의 독보적인 위치를 하나의 원인으로 꼽으시면서 나온 말이었습니다.
 
즉,  일제 치하에서 많은 곤욕을 겪은 당시 북한 주민들은 당연히  무장독립투쟁을 한 경험이 있는 민족주의적 리더인 김일성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투영하게 되었다. 는 맥락에서 나온 이야기였습니다. (상대적으로 남한은 그렇지 못했고! 라는 말씀을 하시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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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말을 담는 그릇은 사실 인터뷰 내용과 같이 거칠었고 상스러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또한 많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사실 처음 2~3주 간은 수업을 들으면서 거북함을 느꼈고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저는 지금 이 글을 통해 그런 부분에 대해서 비판하시는 부분까지 좋은 분이니 비판하지 마세요라고 옹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선생님은  그 거친 그릇에 좋은 내용, 즉 정확하고 유의미한 내용을 담아주셨습니다.
 
사실 그런 몇몇의 자극적인 단어와 문장들을 제외하고 그 내용을 찬찬히 본다면
 
주류 언론에 의해 소개되는 북한의 실체가 아닌 진짜 북한의 역사와 북한의 대외정책에 대해서 북한의 입장에서 알 수 있고 (이는 미국의 대외정책과 미국의 역사를 미국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것이 하나의 국가 "미국"을 이해함에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즉, 친미적인 것(친북적인 것)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
 
따라서 보다 균형잡힌 시각으로 보다 지금의 대한민국의 안보에 도움이 되는 대북정책의 방향에 대해 고민할 수 있게 해주는 수업이었습니다.
 
오히려 제가 4개월간 매주 1번 3시간씩 본 백요셉씨는 탈북자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힘들다고 말씀하셨지만 본인이 탈북자임을 너무나 자랑스러워하셨고, 그 고난의 과정을 하나의 훈장으로 생각하는 분이었습니다.
 
북한의 주민으로서 북한에 대해 누구보다 직접적인 경험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한민국 국민이 대한민국 정부의 모든 정책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할 수 있는 것 처럼 백요셉씨가 북한의 모든 정보와 정책 그 방향에 정통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한 태도를 취하셨고-
 
이 부분에 대해서 교수님은 "정확한 fact"를 알아야한다는 차원에서 몇번 태도를 지적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의 사건 때 받은 느낌에 기반합니다.
 
첫 발표를 자진해서 하겠다고 손을 드셨고
 
첫 발표의 주제의 내용과는 완전히 다른데에도 불구하고 이를 억지로 연관시켜 본인의 탈북과정에 대한 내용을 발표준비로 해오셨습니다. (탈북자 주제는 수업 후반부에 따로 있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고, 왜 해야하는지 통감하나 현재 전체 수업을 듣는 학우들의 공부 방향에 맞지 않으니 이후 탈북자 관련 주제에 발표를 권하시며 발표를 중지시키셨습니다.
 
그러나 백요셉씨는 본인의 출신과 고난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위해 안달이 난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발표를 진행하고 싶다고 고집하셨습니다.
 
계속 하고싶습니다. 하겠습니다. 하게 해주십시오. 라고 계속 말씀하셨고, 선생님이 조금 언성을 높여 야단을 친 후에 자리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는 이내 침착하게 fact에 대해서 정확히 우리가 공부하고 나서 들어야 좀 더 정확히 생각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좋게 말씀을 덧붙이셨습니다.
 
저는 수업 과정에서 백요셉씨의 탈북과정을 그 생생한 몇년의 고난을 직접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 명의 국민으로서 많은 책임과 그리고 이제까지 너무나 무심했다는 생각에 일말의 미안함도 느꼈습니다.
 
그러나 본인에게 탈북자이기에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있기에 더 정확히! 더 열심히! 해야한다고 조언까지 해주셨던 선생님의 수업을 이런 식으로 왜곡하는 부분에 대해서 실망을 금치 못했습니다.
 
선생님에 대한 평가를 엇갈릴 수 있습니다. 수업을 왜 그렇게 하냐,  욕을 왜 그렇게 하냐-
 
그러나 절대 종북이나 빨갱이라는 단어로 폄하되실 분 아닙니다.
 
"한국 정부와 미국 비판=종북"이라는 되지도 않는 프레임으로 걸고 넘어가지 말아주세요.
 
존경에 바탕한 글이라 객관성이 부족하다고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수업 내용에 있어서는 다시 물어도 일관성있게 대답할 수 있고 그 수업 내용을 모두 필기한 내용까지 공개할 수 있을 만큼 정확하다고 자부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외대 훕라 붉은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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