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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론즈의 하루
게시물ID : lol_4556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ona
추천 : 7
조회수 : 49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2/20 17:36:32
이 글은 현지인으로 살았고 현재도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살 확률이 무한대에 가까운 올라운드 브론즈 유저의 
경험을 토대로 쓴 글임을 밝힙니다.

1. 탑

이 유저는 소심합니다. 탑에서 해보고 싶은 가렌이나 워윅

등이 챔피언 창에 있지만 팀원들의 불같은 호응을 이길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지난 주말 10연패를 통해 모은

 ip로 산 문도박사를 픽합니다. 다행히 팀원들의 반응은 

매우 평화롭습니다. 잘해보자는 화이팅이 다수의 

팀원에게서 나옵니다. 이번만큼은 웃으며 게임할 수 

있을까요?
(아니 어쩌면 그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챔피언을 픽하고 
가고 싶은 라인으로 가게 되었기에 남이 뭘 픽하든 
상관없는 거 였을지도 모릅니다.)

꼭 한 사람씩 있는 로딩창의 까만 칸. 남들 다 100일때

12%인 사람은 왜 그런걸까 하고 의미 없는 생각을 

해봅니다. 로딩빠르다고 게임 잘하나요? 느리다고 못하지

않습니다. 그렇죠 그냥 다 못합니다. 적어도 열에 아홉판은

느낍니다. 물론 이 유저도 못합니다. 본인도 그걸 압니다.

로딩이 완료되었습니다. (그전까지 이 유저는 베란다로 나가서 담배를 태우고 왔고 경건한 마음으로 물을 비웠으며
메밀차 티백에 물을 부은 후 반 가까이 마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상점구경을 합니다.)

망설임 없이 도란방패를 삽니다. 많은 고티어 분들이       

브론즈는 시작템부터 잘못산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다들 맞라인 상대에 따라서 또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아이템을 삽니다. 상대가 탈론이라서 천갑을 가는 

럭스님도 훌륭하고 봇에서는 상대 블리츠의 부쉬장악을

막기위해 우리팀 쓰래쉬는 무려 탐지용 렌즈를 삽니다.

정글의 리신님은 무리하지 않고 마체테입니다. 기본에

충실한 아이템트리입니다. 첫 템은 프로급의 센스입니다.

우리팀은 동북방면진영입니다. 블루를 먼저 먹죠.

인베 체크는 언제나 칼같습니다. 럭스님은 미드 아래쪽

부쉬에서 눈을 부라리고 있고 원딜이신 케이틀린님은 용

앞 공터에서 와리가리를 하고 있습니다. 쓰래쉬님은 

케이틀린님 근처를 한시도 떠나지 않고 든든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문도박사는 흐뭇합니다. 이번에는 개념찬 

분들과 게임할 수 있겠다며 탑 부쉬에 오대식을 

아무 생각없이 던져봅니다. 소리가 나네요? 어라?

들어가봅니다. 그러면 안되는데 꼭 그러네요. 들어가기도 

전에 바늘을 두방이나 맞습니다. 역시 그렇군요. 

티모입니다. 분명히 로딩창에서 티모라는 것을 인지했음

에도 불구하고 선빵을 맞췄으니 이길거라고 생각했을까요

아닙니다. 이 유저는 소심합니다. 불안해서 그래서 확인

이라도 하려고 했던걸 겁니다. 하지만 그 대가는 큽니다.

퍼스트 블러드!

문도박사는 죄송하다는 말을 연신 채팅창에 쳐대면서

진심을 표현합니다. 맞습니다. 이 유저는 진짜 미안합니다.

하지만 퍼스트 블러드라는 소리는 아군의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마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분명히 인베방어가 철저했

는데 한순간 나타난 적의 인베이드에 럭스가 끌려가서 

죽습니다. 웃깁니다. 럭스는 그냥 녹았는데 적팀은 점멸을

세개나 쓰네요? 흔히들 말하는 개이득입니다. (웃기시네)

리신과 쓰래쉬 케이틀린은 황급히 몸을 피합니다.

2:0으로 시작하게 되었군요. 하지만 아직 현지인의 멘탈은

깨지지 않습니다. 괜히 스톤즈가 아니죠. 단단하거든요.

다행히 케틀 쓰래쉬는 라인으로 가서 착실히 미니언을

잡는거 같고 리신은 과감히 레드를 먼저 먹으려합니다.

적의 스노우볼을 저지해야죠! 는 헛소리고 그냥 그렇게

밖에 다른 수가 없습니다. 한 두번 겪는 것도 아닌데 대처법

은 같습니다. 아직 채팅창은 조용합니다.


라인전의 시작입니다. 브론즈의 라인전은 터지거나 

터뜨리거나가 아닙니다. 멘탈유지가 관건도 아닙니다.

맨정신을 잡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물론 잡고 있어도 그 손가락 어디 안가긴 합니다.

문도박사는 와드토템의 와드를 부쉬에 박고 오대식으로

열심히 씨에스를 먹습니다. 이미 티모의 씨에스는 

두자리수입니다. 아니 삼십개는 넘었는데 문도의 씨에스는

그 오분의 일입니다. 어라 상대 정글 마스터이가

부쉬에 나타났습니다. 문도박사는 자신의 맵리딩과 

동물적 예측력에 감탄하면서 몸을 사립니다. 마이는

자신이 발각되었음을 눈치채고 내려갑니다. 문도는 

조금씩 앞으로 나서서 e를 켜고 아까보다는 적극적으로

미니언을 먹네요. 기쁩니다. 상대 정글의 동선을 낭비하...

적에게 당했습니다!

내려간 줄 알았던 마이가 삼거리를 거쳐 왔나봅니다

또 죽었네요? 2데스는 원래 물몸인 문도에게 당연한 거라

위안을 삼고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을 합니다.

아까보다는 말 수가 적어졌습니다.

짜증이 난 걸까요?


문도가 집에 돌아간 사이 탑타워가 반피가 되어있습니다.

아이템 창에는 도란방패가 두개에 비스킷이 세개입니다.

효율적인 아이템구매입니다. 말렸으면 저렇게라도

가야합니다. 브론즈도 그런거 다압니다.

적이 학살중입니다!

정신을 차리고 킬뎃창을 봅니다. 인베로 한번 자신이 두번

기억에 있는 데스는 세개인데 왜 5:0이지? 아 그래서

정신을 놓으면 안되는군요. 6되자마자 우리 럭스는 

궁 믿고 들이대다가 탈론에게 킬을 줍니다. 천갑사가면

뭐합니까. 천갑의 방어력은 천이라서 약한게 아닙니다.

브론즈의 손가락을 커버칠만큼 단단하지 못할뿐.

그럼 1데스는 대체 뭐죠? 아 우리 눈 불편한 분이 길을

잘못들었나봅니다. 마이와 불같은 대결을 벌이다가 

탈론에게 목을 긁혔군요. 맵리딩? 브론즈의 맵리딩은 

자신챔피언의 반경 1000내외에 불과합니다.

장담컨대 여기 아군들은 리신이 왜죽었는지 아무도

못봤을겁니다.


봇타워 탑타워가 깨졌습니다. 자연스레 모두 미드로 

옵니다. 다행히 문도는 거벨을 갖추었고 케틀은 bf대검에

흡낫입니다. 거봐요 템 잘사잖아요. 근데 베인은 몰왕에

열정이네요. 세상에 티모는 내셔에 가면이군요

탈론은? 이미 야몽 곡괭이에 기동력장화입니다.

미드에 모이는 이유가 뭐냐구요? 자기라인은 솔직히 무서

우니까요. 타워가없잖아요.

적도 미드에 집결했습니다. 와...붙으면 그냥 질것

같습니다. 문도는 그래도 열심히 식칼을 던지고

럭스는 맞지도 않는 포킹을 죽어라 합니다.

이건 상대 체력을 깎는게 목적이 아닙니다.

그냥 오지마라고 막는 용도입니다.

어? 진짜로 안오네요? 우리팀은 안심합니다. 분명히 이런

상황이 겪은 적 있는것 같은데 상관없습니다.

탑과 봇에는 미니언이 가득하잖아요? 분명히 이런 상황이

익숙한데 내려가고 올라갑니다. 좋은 기억이었나 봅니다.

이동하는 발걸음이 경쾌하네요.

전설의 출현!

우리팀 스코어는 0이니까 전설이 나올리는 없죠?

네 그렇습니다. 블루 옆 부쉬에 있던 탈론에게

케이틀린이 당했습니다. 쓰래쉬는 모든 스킬을 다 퍼부어

살리려고 노력하는거 같았습니다. 움찔움찔합니다.

아마 승천의 부적을 누르려고 했던거 아닐까요?

하지만 그의 아이탬창에는 고대주화 뿐입니다.



게임은 중반으로 흘러갑니다.

상대도 브론즈인지라 나대던 탈론을 한 번 끊어먹고

현상금까지 챙긴 럭스는 마관신이 나왔고 

어시도 세명이나 먹었습니다. 

스코어는 15:1입니다. 아직 브론즈는 희망을 버리지 않습

니다. 왜냐구요? 아직 20분이 안지났거든요.

하지만 순간 팀원들의 멘탈을 깨주시는 케이틀린님의

한마디가 작렬합니다. 

"아 정글 뭐하냐 갱도 안와 쓰래쉬는 그랩 하나도 성공못함

 암걸리겠네"

(그놈의 암드립, 손범수가 그러대요 우리나라 사람들

평생 암걸릴 확률이 30%정도 된다고...그럼 댁들 주변의

사람들이 암환자라도 그딴 드립 칠겁니까?

아 죄송합니다. 흥분했네요. 암을 우습게 보시길래...)

리신도 지지않습니다. 

"미드를 몇번이나 찔렀는데 그럼? 케틀로 베인한테

털리는게 ㅂㅅ이지 쯧쯧 클라스 보소"

문도박사는 생각합니다. 저 리신은 탑에도 한번도 안왔는

데.... 아 그러면 안됩니다. 참아야 팀원의.멘탈을 지킬 수

있습니다.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 간신히 내려보냅니다.

하지만 문도는 아직도 모릅니다. 이쯤되면 겉으로는

멀쩡해보이지만 이미 이성적 판단을 내릴 수 없습니다.

이제 C.C기에 걸리면 30%더 오래 유지될겁니다.

네 강인함이 아닙니다. 나약함(멘탈)입니다. 

드디어 이십분이네요. 칼같이 케틀이 서렌을 칩니다.

빨간색이 두개네요. 누가 반대일까요?

말할 것 없죠 리신입니다. 나머지 하나는? 

문도박사입니다. 왜냐구요? 이거 빨리 끝나면 들어가서

자야해요. 마누라가 게임 오래하면 혼내거든요.

지든 이기든 오래하고 싶어요. 노땅 브론즈의 마인드

는 그렇습니다. 죄송합니다.


슬슬 막바지입니다. 이제 우리팀원들의 채팅싸움은 익숙

해서 킥킥거리기까지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상대팀도 빠질 수 없습니다. 

(티모) 서렌안침? 문도 개 ㅂㅅ ㅋㅋㅋ

(탈론) 잠좀자자 좀. 지루해.개못해 ㅋㅋ

아군의 채팅이 오른쪽 뺨을 때렸다면 적군의 조롱은

왼쪽뺨을 후려갈기는군요. 소심한 문도는 그냥 전챗을

끕니다. 안타깝네요.

우리팀 다섯은 이제 미드 억제기(깨졌음)가 마치 성벽인양

끼고 필사적으로 방어합니다. 이것이 이 게임 마지막싸움

(이거나 마지막 살아있는 상태)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걸

까요. 

럭스는 장판과 속박을 미친듯이 깔아대고 문도는 식칼을

날리며 쓰래쉬는 맞지도 않는 갈고리를 허공에 던집니다.

전기가 번쩍거리고 음파가 난무하며 브론즈에게는

자기 챔피언이 안보이는 상태까지 왔습니다.

(아 물론 그전에는 보였다는 뜻은 아닙니다. 더 안보인다는

뜻입니다. 문도가 캐틀 체력바를 자기건줄 착각하는

경우도 있었드랬죠)

블츠의 그랩이 날아옵니다. 누군가 끌려갑니다. 어라?

문도가 끌려가네요. 그럼 저 그랩은 블츠의 실수군요!

는 헛소리고 이제 누가 끌려가든 차이는 없습니다.

녹는건 문도나 럭스나 마찬가집니다. 문도는 궁이 있지않

냐구요? R키가 어디있는지 순간 까먹으니까 브론즈인겁니

다. 애꿎은 태불망자리만 눌러대고 있네요. 하긴 뭐

눌렀어도 마찬가지였을겁니다.


쌍둥이가 밀렸습니다. 넥서스가 얻어맞네요. 졌습니다.

누가봐도 졌습니다. 그럼 그냥 우물에서 멘탈안정화를

꾀하면 더 건설적인것 같은데 굳이 또 뛰어갑니다.

45:3 으로 끝날게임을 50까지 퍼줍니다.

유니세프입니다.

마지막으로 리신이 죽자 리신은 미뤄왔던 서렌을 

누릅니다. 결과는 어떨까요? 네 다들 아시다시피

굴욕적입니다. 또 굴욕이 있어?

있잖아요. 넥서스 두 번 터지는거...



게임이 끝났습니다. 통계창으로 갑니다. 문도는 

소심합니다. 통계창의 싸움을 볼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애써 외면합니다. 한게임 더 누릅니다.

빨리 큐만 잡히면 마누라 몰래 한판 더 할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왜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계속합니다.

브론즈는 그렇습니다. 

왜 브론즈는 그렇냐구요?

내가 어떻게 알아요. 실버는 되본적도 없는데.

알면 여기 있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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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만읽었는대 내가 브론즈가 된 기분이듬 ㅋㅋ
 
인벤펌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2971&l=13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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