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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은 창조설을 반박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님...
게시물ID : science_315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bdbdbdb
추천 : 6
조회수 : 69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2/21 02:04:44
창조설은 근대과학 이전에 인간의 탐구심이 만들어낸 산물임.. 문자시대 이전부터, 만물의 근원에 대한 물음은 존재해왔음. 그것에 대한 첫번째 해답이 바로 창조주였고, 이것이 신앙의 모체였음.
 만물에 대한 경외와 호기심 등등이 종교도 만들고 철학도 만들고, 이후로는 과학적 사고라는 것도 만듦. 그나마 과학은 인간의 호기심을 해결해준 최신 기법일 뿐임. 다르게 보면 창조설은 이런 인간의 탐구심에서 기인한 가장 '올드한' 지적 부산물임. 결국 창조설의 탄생은 종교의 탄생과 궤를 같이하는 것임. 이렇게 가장 오래된 인간의 지적산물 중 하나인 창조설은 문자시대 이후로 경전에 오르고 전승되면서 지금과 같은 형태로 구체화되었음.
 
 
 이쯤에서 창조설을 진화론의 반박소재로 삼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음. 창조설은 진화론을 반박하기 위해 급조된 이론인가?
 
YES라고 할리도 없겠지만 이 질문에 No라고 대답한다면 즉, 창조설은 진화론보다 더 먼저 있었다!라고 한다면, 이제 왜 창조설과 진화론 싸움이 얼마나 쓰잘데없는 것인지 답이 나옴. 창조설과 진화론은 시작점이 다르다는 게 바로 이 싸움이 쓰잘데기 없는 핵심 이유임. 단지 유행이 지났냐 구닥다리냐 이런 얘기가 아님.. 창조설이 나왔던 배경과 진화론이 속한 위치를 한번 따로따로 생각해보시라 이거임.
 
 
 과학을 종교에 반대말이라고 생각하는 무식한 논리만 아니라면, 창조설은 그 자체로 생명력을 갖고 영속성을 지님.
 하지만 과학의 영역으로 괜히 끌고 들어와봤자 무시만 당하고 한없이 초라해질 뿐임. 진화론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건 새로운 과학적 이론임. 다윈진화론을 반박하고 싶다면 중립설을 주장하고, 단속평형설을 반박하고 싶다면 분자진화설을... 이런 식으로 진화론이 반박되고 수정되어가는 것임.
 창조론이건 설이건 종교가 있는 한 영원히 조물주를 뒷받침하기 위해 존재할 것임. 그것은 종교의 아이덴티티임... 왜 "위대하고 숭고한 그 믿음"을 하등한 인간의 논리싸움에 끼어들려서 계속 불쌍하고 초라한 존재로 만들려는 것인지?
 
 
 창조설을 믿으면서 진화론을 무시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자들은 정확히 말해 '불가지론-신은 존재를 증명할 수 없다'를 반박하고 싶은 것일 뿐. 진화 관련 연구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안하고 있다는 이야기. 밥먹듯이 말하는 그 '진화론'의 범위가 어디서 어디까지인지 알게되면 내가 지금 허수하비 바짓고랭이를 잡고 씨름을 하고 있었구나 깨닫게 될 것임.
 진화론 관련 연구학자들은 조물주가 생명을 창조했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 정확히 말하자면 'none of business' 즉 관심 밖의 일임. 진화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단 한명도 예외없이 모두 무신론자이고 신앙도 없는 사람만 모였을거라고 믿는게 아니길 바람. 그리고 애초에 이들의 신앙이 기독교이건 FSM이건 사이언톨로지이건 연구주제 자체와는 상관이 없음...
 
 
 즉 진화론은 인간이 만들어낸 또다른 조물주가 아님... 그냥 뉴턴이 자다가 사과 날벼락을 맏고 '아니 이게 왜 떨어지지?'하면서 생겨난 뉴턴역학처럼, 단순히 어떤 현상을 이해하려고 고안한 장치일 뿐임. 뉴턴역학이 계속 수정 보완되고 뒤집히면서 양자역학을 쓰게되기 시작한 것처럼 다윈의 진화론도 새로운 이론을 파생하고 반박당하고 그래왔음. 진화론이 맞건 틀리건간에 창조설의 신빙성 여부와는 아무 상관도 없고... 진화론이 창조설을 공격한다고 믿거들랑 제발 그러지 마시길 바람. 진화론을 공부하는 사람은 그저 창조설을 어거지로 진화론이랑 엮으려는 시도가 짜증나는 것일 뿐이니까.
 
 
 
 
요약하자면...
창조설과 진화론은 물과 기름, 혹은 윈도우와 맥킨토시같은 대척관계가 아니라 물과 윈도우, 기름과 맥킨토시처럼 하등의 관계가 없는 분야임.
나는 책상앞에 앉아 물을 마시면서 윈도우를 켜고, 차에 기름을 넣으면서 시거잭으로 아이폰을 충전할 수 있듯, 진화생물학과 관련된 분자생물학 연구를 하면서 밥먹을 때는 신의 은총에 감사를 드릴 수 있음. 과학자가 생명의 기원을 코아세르베이트니 마이크로스피어니 떠들면서 '결국 조물주의 뜻이다'라고 믿는 사람이 있다는 거임. 심지어 19세기~20세기 초의 진화 과학자들 중 대부분은 이러함. 그러니 제발 진화론을 불가지론이니 무신론으로 착각하지 말고 조물주의 권능을 그런 시덥잖은 어그로에 하찮게 사용하지 말아줬으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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