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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에 있는 리조트 사태에 대한 책임 글의 댓글을 보고 한마디 올립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7473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광인삽질중
추천 : 0
조회수 : 53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2/18 13:16:10
본 글에 앞서 이번 사고로 사망하신 부산외대 학생들의 명복을 빕니다. 또한 사고로 가족을 잃은 분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건축구조에 현재 6년째 일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해 나갈 사람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여러분들의 의문점이나 논란을 조금이나마 해소시키고자 글을 올립니다

먼저 간단하게 건축구조에서 하는 일이 무엇이냐 설명드리면 

건축물의 부재에서 외력(자중, 활하중(사용하중), 풍하중, 지진하중, 적설하중, 충격하중 등등 나열하면 너무 많습니다)이 작용했을경우

이 힘을 받는 부재는 그 힘을 버텨내기 위해 응력(stress)를 발생시킵니다.

저희 구조설계엔지니어들이 하는 일은 이 외력에 대한 응력을 버텨낼 수 있을만큼의 골조를 설계하고 시공성이나 안정성등을 고려하여 설계하고 

도면화하고 건축구조계산서라는 최종도서를

해당관청에 넣어 건축물이 지어지는 현재시점에서의 구조설계기준에 부합한지, 사용함에 있어서도 안전한지 판단을 하는 지표를 만들어줍니다.

이러한 일이 주요 일이구요, 이번 리조트와 같이 증축이 된 경우에는 증축시 안전진단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번 붕괴사고가 난 PEB구조(Pre-Engineered Building System)를 설명드리자면 위에 설명드린 응력이 많은 부분에는 부재를 크게, 

아닌부분에는 작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이러한 PEB부재 설계는 건축사가 맘대로 할 수 있는 성질의 건물이 아닌데다가 설령 했더라도 구조기술사에게 검토를 받고 보내야되는 사안의 건물입니다.

또한 매스컴에서 2009년 증축이 이루어 졌다고 한걸로 확인한 것으로 볼때 이 건물의 증축시에 PEB구조의 안정성 확보때문이라도

 안전검토를 실시 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실제로 사고 현장 사진을 봤을때 윗쪽 중앙부에서 붕괴가 일어난 것으로 보이고 부재가 휘면서 1층구조에 일부 손상이 보이긴 하나 붕괴시

접합부에 의해 같이 딸려 나간 손상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증축시 안전검토를 안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삼풍백화점 붕괴가 무리한 증축으로 인해 바닥판이 견디지 못할정도의 하중이 

실려버려서 기둥이 바닥판을 뚫어버려 생긴 사고입니다)

또 논란이 되는 것을 따지자면,

우리나라 구조기준은 미국의 기준 ACI나 IBC코드를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살짝 변형하거나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구조설계에 사용하는 방법은 비슷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분명히 적설하중도 명시되어있고 풍하중도 명시 되어있습니다 물론 지진하중도요

이번 사고가 난 경주는 풍하중 35m/s, 지진계수 0.22, 적설하중은 기본적설하중으로 50kg/㎡정도를 사용합니다.

저만 이렇게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구조설계사무실에서 이 값을 사용합니다(이게 어긋나는 경우 건축허가가 안나옵니다)

더군다나 이 값은 우리나라에서 100년주기의 값을 낸 것이므로 100년안에 이 이상의 하중이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서 이런 값을 주어줍니다

(한다가 아니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하는 겁니다. 여기에 건축물의 위치적 특성이나 주변환경 및 건물형태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여기에 

몇가지 변수를 계산합니다)

그러므로 부실공사나 건축구조 및 설계의 잘못은 아닐 거라는 추측을 해봅니다(제가 직접 현장을 본것이 아니기 때문에 추측밖에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붕괴의 원인이 뭐냐.하고 물으신다면

건물주의 관리소홀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반적으로 경주지역에 샌드위치 판넬건물을 지을때 지붕측에 걸리는 하중은 자중(순수한 부재나 마감등의 무게) 50kg/㎡, 

사용하중(샌드위치판넬위에서 작업하는등의 하중)50kg/㎡,적설하중을 50kg/㎡을 적용해서 구조설계를 하게 됩니다 

(여기에 지붕풍하중으로 정압 부압 이렇게 또 작용하지만 거기까지 따지면 너무 깊게 들어가는 관계상)

기본적으로 적설하중은 쌓이는 높이에 따라서 급진적으로 무게가 늘어납니다

50cm 쌓일때까진 cm당 5kg 보는게 100cm 쌓일땐 15kg보는 형식이지요

사고가 일어난 경주지역은 눈이 그렇게 많이 오지 않은 지역일 뿐더러 쌓인다고 해도 5cm미만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유래없는 폭설이 내린지역이 되어버렸고 게다가 지역특성상 제설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일례로 부산에 눈이 1cm만 쌓여도 도로 마비된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눈이 잘 안오는 지역에서 눈이 조금만 와도 난리가 난다는 이야기를 

우스겟 소리로 하는 것이겠죠)

이번 사고는 지붕위에 쌓인 눈만 처리 했어도, 아니 건물 관계자가 내부에서 상부에 보이는 철골조를 한번만 쳐다보기만 했어도 막을수 있는 사고였을 겁니다

건물이 붕괴되기 직전에 여러 징후들이 보이기 때문이죠 특히 철골조가 무너지려면 기둥이나 보 중간부분에서 움푹 파인곳이라던가 휜 

부분이 보였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건축계를 욕하시는분들, 물론 건축산업이 돈으로 돌아가긴 합니다. 연간 조단위 이상의 돈이 돌아가는 산업이니 큰 산업이죠

다만 한가지만 생각해주세요. 건축구조설계하는 분들은 건물이 어떠한 경우에도 무너지지 않게는 할 수 없지만

최대한 안전하게 그리고 튼튼하게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디자인 컨셉과 안맞는 구조가 나오면 최대한 디자인을 바꾸지 않는 한도내에서 건물을 안전하게 만드려고 합니다

그것때문에 건축주와 싸우는 일도 비일비재하구요

물론 지금 우리나라에 있는 건물에 문제 있는 건물 많습니다. 전부 다 구조안전검사 하면 좋죠. 저희도 목소리를 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큰소리 내는것은 일부 대기업 및 상위 30위 안에 드는 시공사 뿐입니다

나머지 설계, 구조, 설비, 전기등의 협력업체(하청업체)는 아무리 목소리를 내도 그네들에게 묻혀버립니다

사회 구조적인 문제도 있구요. 특히나 시공사나 설계는 연봉이 많아 좋은 인재들이 많이 가지만 구조,설비 이런 분야는 단지 이 분야가 좋아서 

시공자보다 더 공부하고 박봉에 고생해가며 그래도 건축물 안전하고 좋게 지어야 된다고 땀흘리고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노력하는 분들까지 욕하는것은 너무 한게 아닌가 싶어서 글을 올렸습니다.

다시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구요. 부상당하신 분들도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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