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상곤은 특별하게 가치지향적이다. 혁신적이고 정의롭다. 그는 가치와 이익이 충돌할 때면 늘 가치를 선택한다. 그의 성정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견리사의(見利思義) 바로 그거다. 무상급식, 혁신학교, 더민주당 혁신안 완성 등의 성과는 그 열매이다. 그를 아끼는 주위 사람들이 주저주저할 때에도 옳은 일이라는 판단이 서면 그는 밀고 나간다. 정치인 가운데 이런 사람을 찾기는 무척 어렵다. 굳이 찾자면 조봉암, 김대중, 노무현, 김근태, 문재인 정도가 아닐까? 이 점에서 송영길, 추미애, 김상곤 세 사람 중에서 닮은 정도로는 김상곤이 문재인에 가장 가깝다.

2. 김상곤은 다른 사람이 갖지 않은 특별한 실행력을 갖추었다. 경기도 교육감 시절 우리 사회 어느 누구도 가능할 것으로 보지 않았던, 심지어 그의 측근 인사조차 불가능하리라 여겨 반대했던 무상급식이 기적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애오라지 그의 실행력 덕분이었다. 그는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기초단체장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일일이 만나서,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설득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침을 튀기며 반대하던 단체장들 중에는 그를 직접 만나고 나서 찬성으로 돌아선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

3. 김상곤은 경청한다. 그냥 들어주는 것이 아니고 특별히 경청한다. 그는 말이 없다. 회의나 세미나 때도 별로 의견을 내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주장을 자세 하나 흐트리지 않고 들어준다. 세미나 때는 자신의 전공 분야와 별 연관이 없는 내용임에도 꼭 메모를 한다. 엉터리 주장을 강변해도 불쾌한 기색을 보이는 법이 없다. 그러니 반대자들도 그와 오랜 시간 대화한 다음에는 그를 좋아하게 된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데 경청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더민주당에서 김상곤만큼 경청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의문이다. 많이 정리됐지만 여전히 콩가루 집안 같은 더민주당을 통합시키기에는 김상곤의 리더십이 최적이다.

4. 김상곤은 '친문'이다. 오해하지 마시라. 송영길, 추미애처럼 그렇게 친문 행세를 할 거라는 말이 아니다. 서로 닮았다는 점에서 '친문'이고, 문재인이 대선후보가 될 경우 정치적 계산없이 가장 헌신적으로 지원할 거라는 점에서 '친문'이다. 김상곤은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당을 운영하고 그 한 사람에게 유리한 룰을 적용하는 짓은 절대로 못 하는 사람이다.

5. 문재인을 향한 그의 내심을 짐작해보면 이렇지 않을까. "다른 후보들과 공정한 경쟁을 거쳐서 꼭 대선후보가 되시라. 모든 힘을 다해서 당선시키겠다." 진정으로 문재인이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 그가 바로 김상곤이다. 그렇다고 박원순이 되면 초를 칠까? NO! 그 경우에도 김상곤은 문재인을 대할 때와 꼭같이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는 친 박원순이기도 하다. 계파를 무시하는 듯한 그의 최근 발언을 놓고 SNS 상에서 '김상곤은 친문이다, 반문이다.' 논란이 일고 있는 모양인데, 그의 문법을 완전 오해한 생각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