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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질문만 하면 보류 가서 짜증났을지도 몰라요.(쓰고보니 스압)
게시물ID : sports_808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2892
추천 : 0
조회수 : 33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2/21 13:32:42
저는 피겨 올드팬이라고 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국제대회에서 예쁜 옷 보고 춤추는 게 좋아서 그냥 보고 있던 사람이고,
그 종목에 우리나라 선수가 등장하는게 신기해서 처음엔 그냥 응원했고,
왜 잘하는건지 공부하다 보니
탁월한 실력으로 정정당당하게 하는 선수가 고맙게도 우리나라 선수여서 응원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온갖 불이익을 받는게 눈에 아프게 보여서 악쓰며 응원해왔습니다.
 
인터넷 커뮤는 댓글을 달고 글을 쓰지는 않아도 눈팅은 빡시게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김연아선수의 시니어 데뷔는 2006-2007 시즌이었고,
제가 인터넷 커뮤 눈팅질을 시작한 것은 08-09 시즌부터이기에 그 전의 일은 솔직히 잘 모릅니다.
(08 월드 때 떠들썩하기에 눈팅을 시작했고, 죽음의 무도에 홀딱 반했으니..)
 
다음 몇가지 질문들은 그 동안 많은 피겨 커뮤니티에서 어그로끌기의 단골 소재로 쓰이던 질문들입니다.
 
Q. 아사다도 잘하지 않나요?
Q. 아사다가 있어서 연아도 있는 것 아닌가요?
Q. 일 연맹이 잘못한 거지 선수 본인은 잘못 없는데 너무 선수를 비방하는 것 아닌가요?
Q. 다른 나라라고 잘한 걸 잘못했다고 폄하할 필요는 없지 않나요. 잘한 건 잘했다 해줘야지.
Q. 스핀 자세 이쁘던데 스핀은 잘하는 거 아닌가요.
Q. 모르면 물어볼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왜 설명은 하지 않고 닥반만 먹이나요.
 
......
 
 
 
 
다른 확 꽂히는 비유가 생각나지 않아서 할 수 없이 벌레를 소재로 좀 끌어오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왜 오유는 ㅇ1ㅂ를 싫어하나요
왜 ㅇ1ㅂ 얘기 나오면 닥반부터 먹이나요
ㅎㅇ 나 ㄴ알ㄹ가 무슨 뜻인가요.
 
 
이런 질문 보시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아. 이 사람이 정말 몰라서 그렇구나. 설명해줘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일부 계시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이 커뮤니티에 존재하는 많은 분들 중에서는
'아 또왔어' 라거나 '헐 -_-' 하는 감탄사와 함께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분노와 혐오를 느끼는 분들도 적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연아선수를 지지하는 피겨팬들에 있어 저런 질문은 비슷한 느낌을 불러올 수 있는 질문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내가 지지하는 선수를 방해(?)해서 분노하는 것이 맞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자기가 잘해서 방해하는 것이 아니고,
온갖 점수 장난질과 룰 개정으로, 웜업 방해로, 프로그램 빼가기, 안무 베껴가기 등 정당하지 못한 수단을 써왔었고
그로 인해 제가 좋아하는 운동을 정말 대단하게 하는 선수가 고맙게도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는데
그 운동마저, '열심히 하고 잘한 선수가 좋은 점수를 받는' 기본적인 규칙에 어긋나게 되어
 
좋아하는 운동을 즐기지도 못하게 만드는 그런 것들이 싫었습니다.
 
 
 
그 동안 이런 썰을 풀면 극성이라고 연퀴라고 불려서,
결국은 내 선수에게 나쁜 이미지가 생기는게 싫었습니다.
이를 팬들은 '태교모드' 라고 일컫기도 했었구요.
 
하지만 오늘 연아선수가 해방되었으니
저도 제가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도 무엇보다 하고 싶고, 머리에 계속 남는 말은 이것이네요.
 
 
 
연아선수,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연아 선수의 피겨를 볼 수 있어서 저희는 참 행복했습니다.
앞으로는 본인을 위한 삶을 오롯이 살기를 바라고 또 응원하겠습니다.
마지막 경기 원하시는대로 보여주고 싶은 것 다 보여주시고 마무리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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