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점에 비슷한 글을 대강 써봤다가 Eir님의 글이 올라와서 그냥 둔 거였는데, 반론이 있으시다길래...

(물론 반론은 차근차근 읽진 않았습니다.)

중간 화석이니 미싱링크니 하는 어려운 얘기들을 싹 빼고 얘기해보겠습니다.

1. 현재 살아있는 모든 생물은 그 부모들이 번식한 결과입니다.

- 사실 부모라는 말은 양성생식일 경우만 해당되고, 아메바처럼 한 개체가 분열로 자식 개체를 낳을(?) 수도 있고, 자웅동체(주로 식물)의 경우 한 개체 내에서 자식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어쨋건 앞선 세대의 개체가 번식 과정을 거쳐서 다음 세대의 개체들을 만들어냅니다.

* 참고 : 여기에서 최초의 부모(=최초의 생명체)는 일단 스킵하고 넘어갑니다. 이건 진화론이 설명할 부분이 아닙니다. 진화는 생물 집단이 여러 세대를 거치며 변화를 축적하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고, 생명 탄생을 밝히는 것은 생화학쪽에 물어볼 일입니다.

2. 부모는 거의 항상 자신들의 수보다 많은 수의 자식들을 낳습니다.

- 일정 기간 이상의 시점에서 군집을 살펴볼 때 부모가 평생 낳는 자식의 수는 최소한 부모 숫자(=2)보다 커야 합니다.

* 참고 : 자식으로 태어났을 때 생각할 수 있는 운명은 세 가지 정도입니다.

2-1. 번식 연령에 도달하기 전에 죽는다.

2-2. 번식 연령에 도달하지만 안생긴다.

2-3. 번식 연령에 도달해서 생겨서 번식한다. (=다음 세대의 부모가 된다.)

집단의 개체 수가 유지되려면 3번에 해당하는 자식의 수가 최소한 부모와 동일해야 합니다. (물론 각각의 세대에서 어느 정도의 증감은 있을 수 있습니다. 진화적 시간에서 볼 때 그렇다는 겁니다.)

3. 자식들은 부모와 닮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 덧붙여 형제들끼리도 상당히 유사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닮은 정도는 부모>형제

2-1 번식 연령에 도달하기 전에 죽는 개체는 물론 자식을 남길 수 없습니다.

즉 번식하는 개체는 적어도 어릴 때 병에 걸려 죽어버리거나, 과도하게 모험을 하다가 사고로 죽거나, 먹이를 못잡아 굶어죽지 않았다는 특성을 가진 것입니다. 즉, 병에 강하고 조심성 있고 생활력있는 개체가 살아남은 것이죠. (반대로 병에 약하거나 조심성 없거나 생활력이 없는 특징을 가진 개체가 제거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2 번식 연령에 도달했다 하더라도 자식을 남기지 못할 수 있습니다.

번식하는 개체는 그렇지 못한 개체보다 이성에게 통하는 어떤 장점을 가졌음에 분명합니다. 심지어 배우자가 ‘당장 눈에 보이는 아무 이성과 교미한다’는 전략을 가진 생물체에게 있어서도 ‘이성에게 보일 수 있는 자리에 있는’ 특징을 가진 개체가 그렇지 않은 개체보다 번식률이 높을 것입니다.

3번 사실에서 볼 때 번식하는 개체가 낳은 자식은 번식한 개체(부모)와 가장 닮았을 것이고, 번식하지 않은 삼촌&이모와는 조금 덜 닮았을 겁니다. 세대가 점점 더 지나갈수록 일단 번식하지 않았던 개체들을 닮은 애들은 점점 더 사라져갈 것입니다. 즉, 병에 약하고 조심성 없고 생활력 없는 특징들 / 이성과의 교배를 어렵게 하는 모종의 특징들은 점점 더 집단의 유전자풀에서 사라져갈 것입니다. 반대로 병에 강하고 신중하며 생활력이 강한 특징들은 점점 더 다수가 되겠죠.

이러한 유전자 풀의 변화를 진화라고 합니다.

** 간단 요약 **

- 애들이 존내 많이 태어난다.

- 커서 나중에 짝짓기를 하는 애도 있고 못하는 애도 있다.

- 짝짓기에 성공한 애의 특성은 자식으로 전해지고, 못한 애의 특성은 전해지지 않는다.

- 이렇게 많은 세대를 거치면 변한다.

반론이 있다면 이 내용에 대해 그렇지 않음을 증명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