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늦은 밤 한시 십오분.. 방금 반바지에 반팔 티셔츠, 슬리퍼 차림으로 산보를 나갔다 왔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동네 한바퀴를 돌고 집으로 오는데 우리집 올라가는 작은 골목 한구석에서 어떤 짧은 핫팬츠를 입은 두명의 여자가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뒷짐지고 천천히 걸어가는데 계단을 내려오는 두명의 여자중 뒤에 있던 여자가 갑자기 나를 보더니 깜짝 놀라더이다. 물론 그럴수 있다. 근데 완전 황당했던 건 그 여자가 나를 보며 친구에게 속삭인 말이다. '아! 씨발... 놀래라.. 아..씨발.. 존나 놀랬네..' 그 말을 듣자 앞에 있던 친구는 왜그러냐며 내 눈치를 봤고, 뒤에 있던 여자는 그저 '아.. 씨발 놀랬네'를 연발하면서 나를 미친 놈 보듯이 쳐다 봤다. 순간 당황했다. 내가 뭘 했다고;;; 난 그저 집에 가고 있었을 뿐.. 물론.. 밤에 보면 내 모습이 약간.. 아주 약간 놀랄수도 있었을 것이다. 근데 순간 욕을 들으니 나도 화가 났다.
그래서...ㅋㅋㅋㅋㅋ 그 여자들이 지나가고 한.. 십초쯤 지났나? 뒤돌아서서 그녀들을 빠른 걸음으로 쫓아갔고 그때까지도 그 여자는 욕과 함께 나를 보고 미친놈 같이 생겨서 놀랬단 말을 크게 웃으며 지껄이고 있었다.
나는 그녀들을 따라가 나에게 욕을 했던 그 여자 어깨를 덥석 잡으며 '왁!!!!!!!!!!!!!!!!!!!!!!!!!!!!!!!!!!!!!!!!!!!!!!!!!!!!!!!!!!!!!!!!!!!!!!'하고 소리지른 뒤 주저 앉은 그녀를 뒤로하고 마치 우아한 발레리노처럼 턴을 하며 아름다운 괴성을 첨부하여 '으하하하하하하~~~~~~'하고 웃으며 집으로 달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