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김연아 선수만 그런 건 아닌 듯 하지만..)
김연아 선수 프리 요소 중에 제가 좋아하는 표현들이 이번 경기에서는 이전 대회(유럽, 국내)에서 본 것과 느낌이 너무 달랐습니다.
첫 번째는 아래 사진(프리 시작 초반에 나옴)에 나온 것과 같이 한 발을 뒤로 차면서 동시에 왼 팔을 굽힌 채 엣지 있게 올려주는 것입니다.
아래 사진과 각도로 움직임을 봐야 세련되고 우아하고 탱고의 특성을 잘 살려주는데 올림픽 화면은 정면(1도의 오차도 없음)에서 찍습니다.
느낌이 확 틀리죠. (골든 자그레브와 국내 대회랑 비교해도 확연한 앵글 차이)
(이미지 출처: 연합뉴스)
두 번째로 스포츠 댄스처럼 좌로 동일한 스텝을 두 번 밟는 아래 이미지
대각선 구도 였으니 크게 논란으로 삼고 심지는 않지만, 골든 자그레브 때처럼 정면에서 보는 것과 느낌이 확 다릅니다.
(이미지 출처: 스포츠 조선)
세 번째는 스텝 연기 중에 반전처럼 뒤돌아서 스파이럴하는 것인데
옆에서 봐야 이 장면이 아름다운데 뒤돌아보는 정면에서 앵글을 잡던군요. (정면 아니면 대각이야 전부..)
관중들이 박수쳐야 되나 말아야 되나 할 정도로 빠르게 연출되는 이 구성도 스파이럴 시퀀스가 없어지고
뒤돌면서 표현하는 반전이 묘미인데 그런 느낌이 전혀 안들게 각도를 잡아주네요.
(이미지 출처: 연합뉴스)
아래 사진이 제가 제일 좋아하는 구성입니다.
3연속 점프 뒤에 격정적인 느낌을 한층 더 짜릿하게 보여주는 요소인데, 이것도 팔이 뻗어나가는 방향에서 찍어서 느낌이 확연히 다릅니다.
(김연아 선수 이번 프리 프로그램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우리가 받는 느낌을 못받았을지도)
(출처 불명)
<기타>
김연아 선수의 첫 점프를 보세요. 김연아의 거의 모든 경기가 뒤에 광고판 또는 대회 로고가 있는 안전 펜스에 적힌 글자가 안보이도록
기차처럼 빠르게 지나가는데 그 장면을 질주하는 진행방향 정면에서 찍습니다. (99% 측면에서 찍어줬죠 이 전 경기들은)
3연속 점프도 정면에서 제 자리 점프를 한 것처럼 연출시킵니다..
이 외에도 트리플 플립 뒤에 발을 두 번 안으로 감아주는 스텝(댄스 스포츠를 추는 듯한) 등 다양한 엣지있는 구성들이
모든 요소요소 카메라 앵글로 인해서 느낌이 확 죽습니다.
김연아 선수 국내외 팬들이야 이 전에도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보았기에 어느 정도(?) 감동받겠지만, 처음보는 사람들은 어땠을까요?
그저 그런 프로그램으로 보이도록 노력한 듯한 카메라 구도가 참 너무하네요.
처음 시작 장면도 증명사진처럼 어깨와 얼굴만 나옵니다.(첫 시작 자세도 아름다운데 말이죠, 러시아 꼬마 숙녀가 흙장난 하는 장면도 잡아주면서..)
그러고나서 바로 이상한 대각선 앵글로 위의 처음 언급한 이미지의 요소를 1도의 오차도 없게 정면에서 찍습니다.
모든 카메라가 있는 무대는 리허설을 합니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모습들을 가장 좋게 연출하기 위해서죠.
올림픽은 카메라 리허설이 없을까요?
이 좋은 프로그램을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이 정도로 밖에 담지 못하나 싶을 정도입니다.
메달을 떠나서 10번 이상을 본 밴쿠버 영상같이 평생 기억 될 김연아의 마지막 무대가 너무 안타까워서 두서없이 작성해봅니다.
예민하다고 받아들여질 수도 있겠지만, 큰 규모도 아니었던 골든 자그레브 영상하고 비교해도 참 그렇네요.
지나치게 꼼꼼한게 낯설지가 않음
제가 가장 큰 기억에 남는 김연아 선수의 인터뷰는 힘들어서 하기 싫은 적도 많았는데 국제 대회에서 상도 타다 보니까
보상받는 기분이 들어서 더 열심히 하게 되었다고 했던 고등학생 때 인터뷰입니다.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이 지금의 김연아 선수를 웃을 수 있게 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분노하고 잊지는 않아야 겠지만 위로보다는 남은 삶의 행복을 빌어봅니다. 특히 디스 머시기 같은 파파라치들 꼬이지 않길
김연아 선수의 영상을 많이 봤던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