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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를 거론하는 사람들에게 일침합니다.
게시물ID : sports_819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용기와변화
추천 : 4
조회수 : 24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2/21 22:32:24
  ‘김연아 서명운동을 가리켜 한국인 특유의 냄비근성의 발현이라며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 분들에게 일침합니다.
 
 
 
 
 첫째, 서명운동은 냄비일 수 밖에 없습니다. 서명운동과 같은 집단적 분노는 힘이 없는 군중이 최소한 분노를 표출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죠. 서명운동이 쉽게 끓어오르고, 쉽게 가라앉는 것은 애초에 어쩔 수가 없을 것입니다. 애초에 서명운동 외에는 분노를 실현할 마땅한 수단이 없기 때문에 서명운동이라도 하는 것이니까요. 서명운동이 다른 실체적 해결 수단으로 불붙지 않는 이상 자연스레 고사되는 것이 서명운동의 태생적 운명입니다.
 
 
 둘째, 냄비는 한국인 특유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한국인만 냄비처럼 금방 끓고 식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세계 기밀 폭로 단체인 '위키리크스(WikiLeaks)'가 미국에 의해 e-금융 서비스를 차단당했을 때, 그를 돕기 위해 켄 로치, 마이클 무어, 레이디 가가 등 세계 유명 인사들이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고, 해외 언론들과 위키리크스 지지 페이스북 등의 커뮤니티에는 위키리크스를 지지하는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그러나 위키리크스가 여전히 핍박받고 있음에도 지금은 그 사람들의 수가 확 줄었습니다. 사람들이 냄비처럼 끓다가 가라앉는 것은 분노할만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을 바꿨기 때문도 있겠지만 그 보다는 자신이 딱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느껴질 때, 바로 그 때 일종의 '끓음'을 거세당하는 것 뿐입니다. 이것은 한국인들만의 특유한 성질이 아니죠.
 
 셋째, '끓다 식는 것'보다 '끓지도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책 <분노하라>의 저자 스테판 에셀이 불의에 분노하지 않는 세계 청년들에게 책 제목 그대로 '분노하라!'고 외쳤었죠. 잘못된 것을 마땅히 해결할 수단이 없더라도 잘못된 것에 분노할 줄 아는 것, 그 자체도 소중합니다. 끓다 식는 것을 비아냥거리는 것보다 끓지도 않는 것이 더 조롱받아야 하는 것이죠.
   
  잘못되었다 판단되는 것에 집단적으로 끓는 모양새를 가리켜 냄비라며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이 사실은 마음 속으로 짐짓 우월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아닌지 뒤돌아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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