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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참...
게시물ID : sisa_172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
추천 : 12/11
조회수 : 475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05/10/31 12:37:54

여기 살인자 하나가 있어. 아주 지독한 놈이야. 몇 십명을 죽였거든. 
그것도 엄청나게 엽기적으로 말야. 차마 말로는 설명하지 못 할 정도로 잔인하고 더럽게 그렇게 말이지.
왜 죽였는지는 몰라. 돈? 권력? 명예? 힘을 얻고 싶기 때문이라는 비논리적인 정신병적인 이유로? 아마 나는 마지막이 맞을 거라고 생각해. 돈과 권력과 명예는 이미 손에 넣고 있었기 때문이지. 

이 살인자에게는 친구들이 있어. 이 친구들... 살인자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살인자를 구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기울여. 때로는 살인자의 행위를 옹호하기도 하며, 때로는 살인자가 불리할 것 같은 증거를 감추기도 해. 살리기 위해서는 증언의 조작과 왜곡도 불사하며, 피해자들을 개잡놈으로 만들기도 하는거야.

여기 도둑놈 하나가 있어. 원래부터 도둑놈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잡히기는 이제 잡혔지. 
집안사정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필요한 돈도 아닌데 도둑질을 하는거야. 난 아마 재미로 그러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 

이 도둑놈에게도 친구들이 있어. 이 친구들... 살인자의 친구들과 같아. 도둑놈을 구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기울여. 때로는 도둑놈의 행위를 옹호하기도 하며, 때로는 도둑놈이 불리할 것 같은 증거를 감추기도 해. 감방에 보내지 않기 위해 증언의 조작과 왜곡도 불사하며, 피해자들을 개잡놈으로 만들기도 하는거야.

이 살인자와 도둑놈은 같은 교도소의 같은 감방 안에 있게 되었어.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면 필연적인 것일까. 뭐 그런건 그다지 상관없다고 봐. 

이 둘이 같은 감방 안에 있게 된 이후로 감방 안의 죄수들은 각자 이 둘을 보스로 떠받들며 모시게 되었지. 때로는 피튀기는 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때로는 말로 승부할 때도 있었고, 이 둘 모두 서로 감방 안에서의 세력권을 넓히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어. 

하지만 언제나 항상 살인자와 살인자의 편이 이겼지. 그래. 항상 이겼거든. 살인자는 강했고, 살인자를 따르는 죄수들의 수도 언제나 더 많았으니까. 언제나, 항상 감방은 살인자의 지배 아래에 놓여 있었어.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도둑놈이 살인자를 이겨 버린거야. 어느 날 갑자기 감방의 지배자가 바뀌어 버린거지. 살인자에서 도둑놈으로,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승리였어.

뭐 이 승리가 중요한 건 아냐. 

얼마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감방 안에서 도둑놈의 구명운동이 일어났어. 도둑질을 하기에는 너무나 착한 사람이래. 감방에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래. 구명운동은 받아들여 졌고 도둑놈은 풀려났어. 

문제는 여기서 생긴거야. 살인자의 친구와, 감방에서 살인자를 떠받들던 죄수들이 갑자기 들고 일어난거야. 요는 이거지. 

"도둑놈도 범죄자고, 살인자도 범죄자다. 도둑놈이 풀려날 수 있는데 도대체 왜 살인자는 안되는거냐. 왜 살인자를 더 비난하고 있는거야. 살인이 무슨 큰 죄라도 되는거냐?"

그래. 도둑놈도 범죄자고, 살인자도 범죄자야. 자. 차이는 뭘까.

애초부터 말이 안되는 거지. 
살인자와 도둑놈을 같은 선상 위에 올려 놓고 아무리 형평성을 떠들어봐야 이미 답은 나온 거 아닌가?

도둑놈은 어차피 풀려나 봐야 다시 도둑질만 계속 하고 살아갈 놈이야. 어차피 죄를 저지른 것도 도둑질 뿐이야. 그런데 그 도둑질을 살인과 비교해서 너희도 죄를 지었으니 같은 놈들이다!? 만약 이 살인자가 풀려나서 더 이상 살인하지 않고 그냥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말도 하지 않겠어. 하지만 또 그건 아니거든. 반성의 기미도 없고 언제고 자신이 추구하는 것을 위해서는 살인을 저지를 수 있다고 말하는 놈이야.

자. 진지하게 생각해보자구.

나는 이래서 한나라당 빠돌이 새끼들이 싫어. 살인과 도둑질을 같다고 말해버리는 잡놈의 새끼들... 

어떻게 어떤 말을 하건 말이지. 

살인자나 살인을 도운 공범이나 같은 놈인 건 분명해. 하지만 살인자와 도둑놈을 같은 놈이라고 치부해버리는 건 말이지. 내 성미에는 전혀 맞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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