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꽃이 질 무렵 사랑했던 사람과 헤어지고 13키로가 쪄버렸다.
찔 수 밖에 없었다.
이별을 안주삼아 한 달 넘게 술자리를 빠짐없이 가졌으며,
야구시청을 핑계로 치킨을 일주일에 최소 두 번 시켜먹었다.
술자리가 있으면 무조건 참석, 없을때는 내가 모았다.
밥 먹고 무조건 30분 안에는 누워서 티비를 봤다.
더부룩해지면 컴퓨터에 앉아서 롤이나 오유 등을 했다.
의자에 앉을 때 점점 나오는 뱃살이 몸을 감싸주어 '뱃살도 편한 부분이 있네ㅋ',라며 어이없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샤워를 하고 나오는데 비루해진 몸뚱아리와 퉁퉁한 볼뎅이를 보니 빼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로, 대단한 결심은 아니지만 나 자신과 약속을 하기 위해 오유에 글을 남겨본다.
지금까지 쪄버린 살덩이가 미련의 결과물이라면, 그것도 훌훌 털어버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