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유족들만의 썰렁한 추모식 [조선일보 채성진 기자] 2002년 서해교전에서 전사한 고(故) 윤영하 소령 등 6명에 대한 2주기 추모식이 29일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열렸다. 오전 11시30분 사령부 내 서해교전 제막비 앞에서 열린 추모식에는 유가족과 당시 참수리 357호에서 함께 교전을 치른 장병과 문정일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한 역대 해군참모총장, 해병대 사령관, 해군 장병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정부 각료들은 물론 여야 정치인들도 전혀 참석하지 않아 썰렁한 분위기였다. 이날 추모식은 개식사와 고인에 대한 경례, 불교 의식, 노무현 대통령의 메시지 대독, 추모사 낭독, 헌화 및 분향, 묵념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서양원 2함대 사령관(소장)은 추모사에서 “전우들이 떠난 빈 자리가 너무나 크지만 님들의 조국수호를 향한 커다란 외침은 우리 귓가에 생생하다”며 “조국과 해양 수호를 위해 못다 한 아쉬움은 남아있는 우리가 완수할 수있도록 장병들에게 ‘호국의 혼’을 불어넣어 달라”고 말했다. 서해교전 당시 한쪽 다리를 잃은 이희완 대위(해군사관학교 해양연구소)는 “먼저 가신 전우를 항상 기억하는 우리들이 있기에 그들은 결코 외롭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우들의 희생정신과 피보다 진한 전우애를 잊지 않겠다” “여섯 용사들의 몫까지 열심히 살겠다”는 전우들의 각오도 이어졌다. 2년 전 이날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은 눈물로 여섯 용사(勇士)를 추모했다. 고(故) 박동혁 병장의 어머니 이경진(48)씨도 아들의 영정에 국화꽃 한 송이를 바치다 오열했다. 서후원 중사의 아버지 서영석(51)씨는 “다정히 걸어가는 부자(父子)와 마주치거나, 해군 옷 입고 다니는 젊은이를 보면 후원이 생각에 혼이 반쯤 빠진다. 아무리 마음을 잡으려 해도 자제가 안 된다”며 눈물을 닦았다. 정부와 정치권 인사들의 외면에 대해 한 유족은 “(정부는) 말뿐이다. 차라리 그게 더 나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족은 “그만둡시다. 대체 무얼 더 기대한다는 말인가”라며 말문을 닫았다. (평택=채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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