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은 해가 갈수록 점점 재미가 없어졌다.
꼬맹이들은 싸구려 코스튬을 입고 가짜 피를 대충 바르거나,
"할로윈 복장"이라고 써있는 티셔츠를 입고 왔다.
해롤드는 그런 꼬맹이들에게 사탕을 주긴 줬지만,
작년 할로윈엔 결국 참을성이 바닥나버렸다.
그래서 아무 코스튬도 입고 오지 않은 꼬맹이들이 나타나자 현관 불을 꺼버렸다.
꼬맹이들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 심드렁한 표정으로 그저 공짜 사탕이나 얻어가려고 할 뿐이었으니까.
망할 놈들.
"충고 하나 해주지.
다음에 올땐 코스튬을 입어. 최소한 'Trick-or-Treat (주: 과자 안주면 장난칠거에요!)'이라고 말이라도 한마디 하란말야."
해롤드는 말을 마치자마자 문을 쾅 닫았다.
분노때문인지 괜한 두려움 때문인지
땀이 나고 심장이 거칠게 뛰는 것이 느껴졌다.
올해 할로윈에는 해롤드의 아내가 사탕을 나눠줬다.
그녀는 귀여운 아이들을 보는걸 좋아했으니까.
해롤드는 코스튬도 안입고 사탕을 얻으러 온 꼬마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며 서재에 쳐박혀있었지만,
서재 밖에서 나는 소리는 다 들을 수 있었다.
딩동, 초인종 소리가 났다.
"Trick-or-Treat!"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간드러지게 들렸다.
아이들은 다시 한번 초인종을 누르고,
"Trick-or-Treat!" 을 외쳤다.
"어머, 코스튬 멋있다!
안에 들어오렴~ 밝은 데서 보고싶어"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이들이 크게 웃는 소리를 끝으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갑자기 찾아온 정적때문일까.
해롤드의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땀 한줄기가 그의 얼굴을 타고 내렸다.
현관문이 철컥하고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여보?"
해롤드가 그의 아내를 불렀지만
현관에서는 쿵 하는 소리가 날 뿐이었다.
작년 할로윈에 있었던 일이 주마등처럼 그의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처음 그 꼬마녀석들을 봤을때....
평범한 옷차림,
특징없는 얼굴,
그리고 새까만 눈.
젠장. 어떻게 모를 수 있지??
해롤드는 떨리는 손으로 "눈이 새까만 아이들" 을 검색창에 쳤다.
실수로 그 아이들을 안에 들였을때 어떻게 해야할지 누가 좀 알려줬으면..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아무도 그들을 안에 들이지 않았나보다.
아니면,
그들을 안에 들인 사람들은 아무도 살아남지 못한거겠지.
눈이 새까만 아이들은 어떻게 하면 다른사람들이 집안에 들어오게 해줄지 머리를 굴릴 정도로 똑똑하진 않았으니까.
적어도 해롤드가 알려주기 전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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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독이 쉽도록 의역(을 좀 많이) 했습니다
처음이라 부족함이 많지만 재밌게 봐주셨길.
할로윈 특집 레딧판 븅신사바 1위작이라 옮겨오고 싶었어요
옮겨오면서 제 부족함은 한국어일까 영어일까 자아비판 꿀잼이네요
눈이 새까만 아이들은 집주인이 집안에 들이지 않으면 못들어오는 존재들입니다
흡혈귀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집주인이 안에 들이지않으면 흡혈귀들이 못들어오듯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