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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무서웠던 썰.ssul
게시물ID : car_416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즐기며살자
추천 : 10
조회수 : 1165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4/02/23 15:36:33
때는 제가 운전대를 처음 잡았던 20살때로 돌아갑니다
 
수능을 마치고 수험생들의 정석테크대로 운전면허를 딴후 몇달 안되서 벌어진 일이죠
 
그때가 아마도 이제 면허딴지 6개월 정도 되었을때 였던거 같네요
 
완전 장롱면허는 아니고 옆에 아버지가 같이 탔을때만 일주일에 한두번 운전하는 정도였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그때쯤이면 서서히 운전에 대한 자신감이 붙을때죠
 
그리고 그 택도 안한 자신감 때문에 사고가 가장 잘 나는 시기인것도 아시죠? ㅋ
 
사건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ㅋㅋ
 
 
어느날 부모님께서 주말에 외출을 한다고 하시더라구요
 
저는 아싸 기회다 하고 소리치며 친구들에게 저의 향상된 운전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부모님 몰래 드라이브를 떠나기로 했습니다
 
아버지차에 친구3명을 태우고 그대로 드라이브를 떠났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무슨 똥배짱인지 모르겠네요 ㅋㅋㅋ
 
항상 아버지의 감독하에 운전하다 친구들과 같이 운전하니 되게 신나더라구요
 
그렇게 드라이브를 하는데 솔직히 도로상에선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제 초보티를 벗어난 수준이라 뭐 과속을 한다던가 그렇게는 안했기 때문이죠  
 
걍 안전운전하면서 드라이브를 즐길때쯤 이제 돌아가야될 시간이 왔습니다
 
외출하신 부모님도 돌아올때쯤이었구요
 
 
그런데 그때 한 친구가 어떤 곳에 돈까스가 굉장히 유명한데 그걸 먹고 돌아가자는 것이었습니다
 
저와 친구들은 바로 콜을 외쳤고 그 유명하다는 돈까스 집으로 향하였습니다
 
친구가 가르켜준데로 돈까스집으로 향하는데 왠 재래시장 골목에 그 돈까스집이 있더라구요
 
갓길에 무단주차가 마구 대어져서 가뜩이나 길도 좁은데 더 좁게 느껴지는 그런 골목 아시죠?
 
첨엔 '어? 조금 길이 좁은데' 생각했지만 '에잉 모르겠다 조심히 가면 되겠지' 생각하며 그 돈까스집으로 향했습니다
 
그 좁은 골목길에 겨우 우겨넣듯이 주차를 한후 우리 넷은 맛있게 돈까스를 먹었죠
 
그렇게 식사를 마친후 이제 집에 돌아가려고 하는데 아까보다 차가 더 많이 대어져 있더군요
 
그러다보니 진짜 차가 겨우한대 지나갈까 말까한 정도 수준까지 가더군요
 
그때부터 살짝 긴장이 되었습니다 내가 이 좁은길을 지나갈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도 그때는 부모님이 거의 돌아오실때쯤이 되었기 때문에 무조건 가야되었습니다
 
저는 정말 살얼음판을 걷는듯이 한대 한대를 지나쳐 가며 골목길을 빠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가다보니 어느새 큰길가로 나서는 지점이 나오더군요
 
'이제 좁은 길은 끝이다' 하는 안도감에 순간 긴장이 확풀렸습니다
 
 
 
 
 
그 순간
 
 
 
"쿠구구궁" 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네, 바로 옆에 차를 긁은 것이었습니다 ㅋㅋ
 
 
 
 
집단 멘붕이라는게 바로 이럴때 쓰는 말인거 같았습니다
 
20살짜리 네명이 뭘알겠어요 ㅋㅋ
 
저는 정말 말그대로 멘붕이라 아무 생각도 안들고
 
걍 이제 아버지한테 죽었다 하는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그때 친구한명이 다시 진정하고 상황을 천천히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긁은 차는 연식이 상당히 오래된 소나타3였구요
 
차 보닛 왼쪽이 긁혀서 움푹 들어 가있더라구요
 
쉽게말해 제차 오른쪽 엉덩이와 그차 왼쪽대가리가 부딪힌 셈이었습니다
 
 
일단 진정하고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보험사에 연락후
 
그 소나타3에 남겨진 번호로 전화를 했습니다
 
저는 차가 오래되서 나이 지긋하신 분이실줄 알았는데
 
한 30대 초반정도 되는 분께서 전화를 받고 나오시더군요
 
그분께서는 운전도 못하면서 왜 이런 좁은길로 왔냐고 투정 비슷하게 하시더니
 
차를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살펴보시더니 뭐 이정도면 그렇게 심각하진 않네 하시더군요
 
그런데 그때쯤 서서히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어요
 
뭔 구경이라도 낫는지 그 차주 가족분들하고 그 시장 사람들이 다몰려와서 구경하더라구요
 
저는 안그래도 이런 상황이 처음이고 해서 미칠것 같았는데
 
사람들마저 몰려서 구경하니 더 미칠것 같더군요
 
꼭 동물원 우리 속 원숭이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보험회사가 올때까지 기다리는데
 
제가 정말 화가 났던것은
 
다른 사람의 고통은 자신과 전혀 무관 하다는 태도의 사람들이었습니다
 
누구는 차가 뭐 어쩌고 저쩌고 수리비가 뭐 어쩌고 저쩌고 떠들어대고 
 
심지어 이 상황이 웃긴지 웃고 떠드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그때 가장 제 가슴을 후벼파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 차주분께서도 주위가 시끌벅적 해지니 자기 가족분들 보고 그만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 차주 어머니로 보이시는 분의 말씀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왜 계속 돌아가라 그래? 난 재밌는데ㅋㅋ"
 
 
 
 
 
 
 
 
이 말을 듣고 화가 나기 보다는 사람이 그냥 무섭더라구요
 
어떻게 나는 지금 처음 겪는 이 상황에 무서워 죽겠는데
 
옆에서 실실 쪼개면서 저런 말을 할수가 있는거죠?
 
오히려 차주분께서
 
'지금 저학생들 겁에 질려있는거 안보이냐고 빨리 들어가'
 
라면서 가족들에게 호통치시더라구요
 
 
 
 
이후엔 뭐 결국 보험회사가 와서 가볍게 보험처리하고 끝났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오늘 있었던 일을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부모님도 어이가 없으셨든지 등짝스매슁 살짝 맞고 끝났습니다
 
아버지차에는 딱히 긁힌 부분도 없었구요
 
사실 제가 표정이 너무 어둡다보니
 
부모님께서 제가 오히려 걱정되서
 
뭐라 안하셨던거 뒤늦게 알았습니다 ㅋㅋ
 
 
그날 이후 한 몇달간 운전 못했던거 같네요
 
그러고 다시 운전대를 잡았을땐 정말 조심히 운전했던거 같아요
 
백미러를 수시로 쳐다보는 습관을 들이니깐 이제 이런 일도 없더라구요
 
그리고 군대도 운전병으로도 복무하고오니 지금은 운전 잘한다는 소리까지 듣습니다 ㅋㅋ
 
 
뭐 어쨌든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할 망정 비웃진 말았음 좋겠네요
 
 
근데 어떻게 끝내야되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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