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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 하면 생각나는 것...
게시물ID : military_389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언제?
추천 : 1
조회수 : 38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2/23 17:54:59
12년 1월 , 추운 겨울..

하.. 그냥 그랬다.. 논산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아빠하고 아무말 없이 앉아가던 기억.

그저 폰만 연락 올릴 없는 폰만 만지작 만지작..

논산 훈련소 앞에는 맛 없는 식당들이 꽤 있었는데, 아빠가 갈비 먹자고 했었고,

나는 싫다고 했고, 뭐 그럼 다른거라도 다른 것도 싫다고 했고,, 입소대대 안에는 입소식을 시작하지 않아서 그냥 스탠드에 아빠하고 둘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그냥 그랬다. 타국 생활을 오래해서 그런지 나는 부모님과 커뮤니케이션이 적었고, 그냥 혼자 인 것에 익숙해서 인지 이 적막을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남들은 뭐 사진찍고 같이 얘기도 하고 하는데 우리 부자는 그렇게 가만히 있다가 방송이 나오고 

식을 시작했고 딱 연병장으로 들어갈려는 찰나, 아빠는 쌩뚱맞게도 작은 귤을 여러개 내 야상 주머니에 찔러 넣어주셨다.

"아 뭐 이런걸 먹지도 않는데,, 어차피 못 먹어.." 그 날 처음으로 짜증을 냈고 

헤어짐이 짜증이라니 어이가 없다.

난 들어 갔다.. 가자마자 뭐 생지부 쓰고 뭐 어쩌고 저쩌고 주저리주저리

귤은 짱박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군생활 24시간도 안한 짬찌가 미친것 이었지만 그런 개념도 없고 귤을 짱박았다...

입소대에서의 첫 날, 불침번을 섰다.. 갑자기 짱박아 둔 귤이 생각나 몰래 주머니에 넣고 오물오물 먹으면서 불침번 서는데 

그 귤맛이 정말 꿀 맛이었다. 

올해가 예비군 1년차인데, 아직도 그 귤 맛이 기억난다... 

다음 날 더 대박인건,,, 옆 침상에 있던 놈(전역가지 함께한 알동기놈인데.. ) 이 놈은 어떻게 알았는지 아침부터 일어나자마자 귤냄새가 어디서 난다고 난리다... 귤을 먹고 껍데기 까지 완벽하게 처리했는데.. -_-; 참 개코인 녀석이다.. 그 개코인 놈은 이태원에서 요리사로 일하고 있다.....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적어봐요.. 최근에 진로문제로 부모님과 사이가 확 틀어졌거든요.. 혼자 귤을 까먹다가 적어봐요.. 

글 솜씨 없고 말솜씨도 없고 두서 없는데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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