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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종 가지고 이상한 얘기를 쓰신 분이 있어서 ..
게시물ID : science_317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겨울왕궁
추천 : 9
조회수 : 171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2/24 01:55:00
고리종이라는 게 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다시 설명하자면 
a - a1 -a2 -a3 -a4 -a5 -a6 -a7 이런 연속된 변이를 가지는 개체군들이 있고, 
a와 a1, a1과 a2, a2와 a3 ... a6과 a7은 각각 교배가 가능하나,
a와 a7은 교배가 불가능한 종을 말합니다. 

통상적으로 과학'자'들이 종을 '자연상태에서 상호 교배가 가능한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a와 a7만 놓고 보면 둘은 별개의 종입니다. 
만약 a1~a6이 모두 사라진다면 (멸종) 간단하게 a와 a7을 두 개의 종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a7이 아닌 b라는 이름을 붙이겠죠. 실제로 사례가 된 재갈매기와 작은재갈매기라는 두 개의 이름이 붙어있습니다.
*** 참고 : 자연상태에서는 서로 교배하지 '않'지만 실제로 교배를 해보면 멀쩡한 후손을 낳는 근연종들은 있습니다. **

그렇다면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느냐..
그 글을 쓰신 님의 입장은 이런 듯 합니다. 
[진화론'자'들이 종의 이름을 붙이는 데 곤란하지 않느냐? 뭐라고 '종명'을 붙일지 모르겠지? 따라서 진화론은 못하는 게 있고 틀린 거지?]
라고요.

하지만 사실 고리종은 정 반대의 양상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진화는 생물 집단이 여러 세대에 걸쳐서 변화를 축적해 나가는 연속적인 과정을 의미합니다.
(창조는 '종류'별로 창조되었고 다른 종류와 관계가 없다는 내용인 듯 하고)
즉, 생물 집단은 갑툭튀하지 않고 연속적인 변화의 과정을 거친다는 의미이지요.
고리종의 사례는 재갈매기에서 작은재갈매기로 뿅 하고 갑자기 변했거나 (혹은 재갈매기와 작은재갈매기가 따로 창조되었거나) 한 것이 아니라
상호교배가능한 조그만 차이들이 연속적으로 축적되어 그렇게 변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인 셈입니다.

고리종이 던지는 문제는 생물 집단이 연속적으로 변화한다면
어느 정도 변화가 쌓였을 때 새로운 종으로 분류할 거냐라 데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말하면 답이 없습니다. 학자들마다 종 분류가 다르기도 하고요. 

이건 뜨거운 물의 기준을 정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0도의 물은 누구나 차갑다고 하고, 80도의 물은 누구나 뜨겁다고 하겠죠.
하지만 몇도부터 뜨거운 물로 이름을 붙일 것이냐.. 
어떤 사람은 60도부터 뜨거운 물이라고 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80도는 되어야 뜨거운 물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예를 들어 80도를 뜨거운 물로 정했다고 합시다. 
이럴 경우 79.9도는 0도보다 80도에 한없이 가깝지만 '뜨거운 물이 아닙니다.' 
뜨거운 물의 기준을 60도로 정하든 70도로 정하든 마찬가지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59.9도나 69.9도는 뜨거운 물이 아니죠.
애초에 상태가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어느 한 점을 기준으로 이름을 붙이는 게 어렵다는 얘기인 것입니다.
고리종은 바로 79.9도 79.8도 79.7도의 상태의 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일 뿐이죠.

우리가 현재 종을 쉽게? 분류할 수 있는 이유는 현재에는 80도 70도 60도 처럼 비교적 차이가 큰 상태의 물만 존재하고
그 중간 단계의 생물들은 다 멸종해버려서일 뿐입니다.
만약 시간을 고려해서 생각해 본다면 모든 생물은 고리종처럼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사람들은 누구나 1만년 전 크로마뇽인과 상호교배 가능했을 것이 확실하고, 
크로마뇽은은 다시 2만년 전의 인류와 ~~~~ 399만년 전의 인류 조상은 400만년 전 선조와 상호교배가 가능했을 것이지만
지금 인간과 400만년 전의 선조는 상호 교배할 수 없을 것이 확실합니다.
또한 침팬지 역시 똑같은 과정을 거쳐서 400만년 전의 조상과 연결되는 것이 확실하고요.
그리고 마치 족보에서 16촌 형제의 항렬을 따져보는 것처럼
우리도 400만년 전 조상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다시 현재의 침팬지로 이어지는 400만년을 
상호교배 가능한 연속적인 생물 집단의 흔적을 되짚어 내려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고리종은 [종 분류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으니 진화론은 틀린 거 아니냐]가 아니라
생물이 연속적으로 변화를 축적해서 새로운 종으로 변화한다는 진화론의 근거가 되는 얘기인 것이죠.

비전문가가 대충 아는 얘기를 쓰려니 중언부언하군요.
모두 즐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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