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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더 찌질해져야 합니다.
게시물ID : sisa_7510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eunzehn
추천 : 14
조회수 : 995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6/08/03 15:52:17
'찌질하다'. 생각해보면 이거 나름 마법의 단어입니다.

'속이 좁다', '예민하다', '사소한 일에 집착한다' 등의 의미를 포괄하는 애매모호한 개념인데,

실전에서는 주로 정당한 권리를 찾으려는 사람, 혹은 부당한 대우에 대해 호소하려는 사람에게

수치심을 주어 입을 틀어막고 자신의 의사를 관철시키는 용도로 널리 애용됩니다.


이번 프레시안의 기사같지 않은 기사도 정확히 이런 목적으로 '찌질하다'를 시전했습니다.

메갈리아의 혐오발언과 진보 언론의 편파보도에 휩쓸려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뭘 그런 사소한 피해에 발끈하고 그러냐? 남자답게 참아넘기고 우리에게 힘을 보태라!'

이런 느낌의, 자기들 딴에는 '일침'을 가한 것이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뭔가 좀 이상합니다. 어째서 '남자'가 모욕을 참아넘길 이유가 되는걸까요?

일베가 먼저 여성을 모욕했기 때문에? 일베 애들과 같은 성염색체를 타고난게 대단한 죄라도 되나요?

남자는 여자보다 참을성이 강하기 때문에? 엥? 이거 완전 쟤네가 말하는 여성혐오 아닙니까?

양 성이 평등한 21세기에 어째서 남자가 여자를 일방적으로 '이해'해줘야 할까요?

그것도 6.9니 한남이니 하며 자신의 인격을 모독하는 자들을?


결국 메갈리아와 그 지지자들은 여전히 가부장제에 한 발을 걸치고 있는 겁니다.

본인들은 여자로 규정되고싶지 않지만 남자는 전통적 남성성에 속박해두고싶은거죠.

왜냐? 현대 민주사회가 개인이 받는 피해나 부당대우에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속된 말로 징징대면 징징댈수록 혜택이 커지는 것이 현대 사회죠.

그렇기에 '여성혐오'라는 비열한 워딩이 나오는 겁니다.

남녀 모두가 겪는 '성차별'을 여성만의 문제로 축소시켜,

남성들이 겪는 고초를 아예 개념에서 지워버리려는 것이죠.


지난 10년간 '자칭' 페미니스트들은 참 열심히 징징거려왔습니다.

지금도 메갈 옹호자들은 남녀관계가 '노예와 주인'이니, '남성성에 의한 지배'니 하며

구한말에나 적용될법한 얘기들을 21세기에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강약프레임에 갇혀 똥오줌 못가리는 진보 언론 및 운동권의 지지와

현재 사회의 이곳저곳에 널려있는 '여성전용' 공간들을 쟁취해냈죠.

이 와중에 남성들은 무엇을 했느냐? '찌질'의 멍에에 속박되어 그냥 그러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남성들이 나서서 가부장의 굴레를 거부해야 합니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부당한 폭력에 저항하는 것이 '찌질함'이라면

남자들의 찌질함은 아직 한참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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