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후반부에 한스가 안나에게 주먹맞고 배 밖으로 떨어지는 씬 기억나?
이게 단순히 권선징악적인 통쾌한 한방! 에만 의의를 두고 넘어가기엔 기술적으로 너무나 완벽한 것 같아 키보도의 전수자의 안목으로 어줍잖게 분석을 해 보았다.
이 장면에서 몇가지 눈여겨 보아야 할 부분.
1. 뒤 돌기 전에 호흡을 가다듬는 장면을 보자.
- 주먹이란게 효율적으로 치기 위해서는 막 내지르는 것보다는 호흡이 상당히 중요하다. 이건 비단 주먹질 뿐 아니라 사람이 인체를 사용해서 행하는 모든 행위의 기본 중 기본이라 할 수 있다.
2. 턴(turn)
- 군더더기 없이 깨끗한 턴이다. 한 동작만에 자신의 팔의 리치에 알맞은 거리를 확보하고 치기 좋은 최적의 각도까지 계산된 동작이다. 화면에 잡히지 않았지만 안정된 상체로 미루어 발디딤까지 완벽한 것을 예측해 볼 수 있다.
3. 턴 동작을 완료 후 목표를 응시.
- 먹이를 노리는 매의 눈빛. 정확히 한ㅡ스의 인중을 노리고 있다. 남은 것은 시선에 주먹을 실어 날리는 것 뿐. 누구나 한 번 쯤 읽어본 고전에 실린 문구를 떠올려보자. "살기가 이미 적을 꿰뚫으면, 손에 쥔 것이 검이든 활이든 똑같다."
- 가만히 서 있는 상대를 가격하는 것 보다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방법. 간혹 격투경기를 보다보면 상대방이 내 쪽으로 들어오는 타이밍에 내지르는 주먹에 맞고 한 방에 KO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단순히 설명하자면 작용-반작용 법칙이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가만히 서서 맞는 것보다 상대방은 배 이상의 충격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안나는 한ㅡ스를 일부러 자신 쪽으로 끌어당겨 이 카운터를 노린 것이다.
1. 끊어치기
- 가장 놀란 부분이 이 끊어치기. 보통 생각하는 크게 휘두르는 주먹보다 이 간결하게 끊어치는 방법이 더 큰 충격을 안길 수 있다. 동작이 끊나는 지점이 목표물에 닿을 때 충격을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기 때문. 여자캐릭터에게서 이러한 동작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디즈니는 애니 만들 때 무술감독도 고용하나보다.
2. 주먹이 나갈때 가속도를 위해 허리를 순간적으로 틀어줌
- 어느 갤러가 말해줘서 추가 함. 주먹 내지르는 게 단순히 팔근육의 힘만으로 이루어지는 동작이 아닌 것은 다 알거야.
3. 완벽한 주먹 회수와 후속타를 위한 자세잡기.
- 어렸을 때 태권도라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한방 한방 때리는 것 만이 능사는 아니다. 상대방을 가격했을 때, 혹은 상대방이 내 공격을 피했을 때를 가정하여 항상 다음 동작을 하기 위한 몸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격투기에서도 주먹을 미는 것보다 당기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며(이건 내가 잘못알고 있을 수도 있음) 안나의 동작을 보면 내지른 주먹을 완벽하게 회수하고 다음 공격을 위해 금새 균형을 잡는 것을 알 수 있다.
- 쓰러지는 상대를 끝까지 응시하는 모습을 보라.
상대방이 완전히 전의를 잃을 때 까지 절대 방심하지 않는다. 아마 한ㅡ스가 배 밖으로 떨어지지 않았으면 곧바로 이어지는 안나의 자비없는 싸커킥이나 분노의 파운딩에 희생되었을 것이다. 격투기대회는 심판이라도 있지
다시는 갓-안나를 무시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