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한지 일주일, 허탈하네요.
여전히 마음이 아프고 쓰립니다.
이젠 더 이상 진보정당 당원일 일은 없을 겁니다.
이번 메갈 사태를 보면서 주류 운동권들의 민낯을 정말 똑똑히 보았습니다.
당원게시판에서 노회한 주류 운동권들을 보면서 이젠 정말 답이 없다고 느낍니다.
여전히 남아 싸우는 많은 평당원들이 있지만 당내에서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정말 앞으로 함께 할 당원동지라 부를 수 없을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제가 느끼기에 당내에서 대부분의 평당원들은 저와 같은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고요, 지역위나 중앙당 내에서 활동하시는 상대적으로 소수이며 또한 상대적으로 더 잘 조직된 분들이 여성주의를 밀고 있는 것 같네요...
진보 지식인들과 진보 매체 또한 후자에 가까운 것 같고요.
많은 분들이 비판을 하고 계신 것 처럼... 이들은 선민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선민사상으로 많은 진보적 의제들을 쟁점화했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낸 많은 긍정적 선례 또한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 와중에 젠더감수성 교육 운운하는 작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들의 선민사상은 안 바뀝니다. 어찌보면 그게 사회 운동의 핵심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제가 정말 너무 너무 답답한 것은...
이들의 그러한 진보적 젠더 감수성이란 것이 따지고 보면 내부의 반성에서 나왔다는 점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과거 운동권에서 여성운동가들은 많은 차별을 받아왔습니다.
이런 저런 성범죄들은 물론이고 회장님 기쁨조 따위의 저급한 문화 역시 있어왔죠.
성희롱 사건들도 쉽게 묻히곤 했었던 시절입니다.
4,50대가 된 그들이 젊었을 시절, 그들이 지금 이야기하는 여성혐오란 비판에 가장 가깝게 있었던 건 바로 그들 자신이었던 것이죠.
광주에서 여자끼고 술판 벌렸던 운동권 출신 마초 정치인들을 생각해 보세요.
그들은 그렇게 살아왔던 겁니다.
그랬던 그들이 나이를 먹는동안 세상이 많이 변했습니다.
불과 2,30년 전이지만 지금에 비교하면 정말 많이 변했지요.
적어도 지금 그들이 젊었을 시절에 했던 행동을 한다면 남녀 가릴 것 없는 사회적 비판에 직면하게 될 거예요.
그런 그들이 메갈사태를 겪으며 젠더감수성 교육을 이야기 합니다.
좋게 본다면, 내적 성찰과 반성의 결과이기도 하겠지요.
쉽게 말해 그들에게는 부채의식이라는 것이 있는 겁니다.
치열한 시대를 겪으며 자신들이 간과했던 문제들, 그 과거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는거죠.
따라서 지금 정의당 내부에서 이야기하는 여성주의 교육 운운은 일종의 자기고백과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죠.
진중권같은 사람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겁니다.
지금과 같은 기준으로 보면 상상도 못할 일들을 직접 했거나 방관했거나... 뭐 그랬을테죠.
그런데요, 젊은 사람들은 그렇지가 않아요.
이 사람들은 여성주의자들에게 부채의식 자체가 없어요.
그들처럼 SKY같은 스펙으로 치장하고 있는 것도 아니거니와 졸업해서 어지간한 기업에 취직하는 건 일도 아니었던 시절과는 다른 사막같은 척박한 현실 앞에 내몰려 있어요. 딱히 남성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이득을 봤다고 느끼지도 못해요. 누려본 적도 없거니와 누릴 가능성 또한 극히 낮거든요.
그리고 이들은 과거 운동권들의 마초문화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지요.
진영논리에 매몰된 여성주의자 + 부채의식 있는 과거 운동권 출신 지식인 및 진보 매체들의 연합은 이렇게 완성된거죠.
왜 과거에 자신들이 잘못했던 일들을 젊은이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지 답답할 따름입니다.
저러한 정의당의 모습을 20대 남성 유권자들에게 도대체 어떻게 설명을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