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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마법을 두고 오다-01
게시물ID : pony_622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r호리두스
추천 : 2
조회수 : 26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2/24 22:46:31

마법을 두고 오다

01-얼떨떨한 시작




--
 어느 방 안에서 Y가 눈을 떴다. 
'으으.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
Y는 평소같이 한 손으로 머리를 싸맸다. 
'어?! 손가락이... 느껴지지 않아! 게다가 살짝 푹신해! 
이, 이거...! 발굽이잖아! 뭐야, 내가 포니가 된 거야?!'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무슨 일이죠?!" "어?!" 
Y는 방금 포니가 된 걸로도 충격에 빠진 걸로 모자라 다가오는 다른 포니의 얼굴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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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Hommage comme deja vu(오마주같은 기시감) 
....이퀘스트리아 문학계에 공헌하여 이름을 새길 꿈을 가지고 있는 풋내기 작가 포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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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꿈이야이건꿈이야이건꿈이야이건꿈이야아아아! 이런 UNACCEPTABLE한 상황은 누가 봐도 꿈인 게 분명해!" 
"진정하세요! 정신 차리셔야죠! 제가 있는 이상 이건 꿈이 아닙니다!" "당신이 있으니까 꿈이라고요!" 
결국 유니콘은 Y를 구속 마법으로 옭아매고는 수면 마법으로 잠재웠다. "...정말 이상한 포니로군요..." 


 조금의 시간이 흘렀다.
 "....!" "일어나셨나요?" 아까 Y를 잠재운 연갈색 유니콘과 파란색 햄스터가 서 있었다.
"저 당신이 누구인지 알아요. 이리저리 출장다니며 바쁘게 살고 있는 풋내기 작가 유니콘 콰이어트퀼과 그 친구 햄스터인 아주르, 맞죠?"
"대체 그걸 어떻게 알았죠?!"
"그러니까 이게 꿈이라니까요. 그야 당신은..! ...이건 조금 있다가 얘기할게요. 제가 대체 왜 포니가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여긴 어디죠?"
"...좋아요, 다시 상황을 정리할 필요가 있는 것 같군요. 
일단 당신은 어스 포니고, 이 곳은 이퀘스트리아 포니빌의 골드 디펜더 애비뉴에 있는 제 임시 거처입니다. 
제 소개를 안 해도 이미 당신이 저에 관해서는 알고 계신 것 같으니, 당신이 누군지 소개해 주셨으면 좋겠군요.
당신이 누구이며, 왜 그렇게 놀랐는지를,.." 

 Y는 잠시 눈을 감고 두통이라도 있다는 듯이 고개를 휘휘 저은 뒤, 헛기침을 하고서야 말을 다시 꺼냈다.
"제 이름은 Y, 누구보다도 기묘한 삶을 살아가는 남자입니다. 저는 원래 '인간'이라는 동물이었고, 이퀘스트리아가 아닌 다른 '세상'에서 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자고 방금 일어났더니 포니가 되어 있었지요. 당신이 믿기 힘든 얘기지만..." 
"...인간이란 게 뭔가요? 게다가 포니어(語)를 그렇게 잘 쓰시는 걸 보면.. 기억을 잃어 버린 게 아닐까 하는데." 
"저는 지금 한국어로 말하고 있는데 말이죠." "한국어는 또 뭐죠?" 
Y의 머리가 긴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 "아, 저, 그게... 한국어가.. 뭐냐면.." "흐음.."

 잠시 후, Y가 뭔가를 떠올리고는 잽싸게 물었다.
"아, 잠시만요. 제가 어디 쓰러져 있었나요?" "애버프리 숲입니다만.. 왜요?" "좋았어. 그럼 제 근처에서 발견된 뭔가가 없었나요?" '제발 있어야 하는데!'
"그러고 보니 무슨 이상한 그림책같은 게 있긴 했어요. 그것도 100여권이 집처럼 당신을 둘러싸고 있었다는 게 이상한 점이죠." 
"제목은?" "...읽을 수 없었어요."
"수수께끼는 풀렸어! ...아아, 그러고 보니 손가락이 없지. 그리고 이 집 사..아니, 포니들도 전부 불러 주세요. 적어도 이런 상황을 알아야 할 테니까.“
“그보다 지금 한 명은 나갔는데요?” “쩝, 그럼 나머지 포니들이라도..”

 책들을 살펴보던 Y는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꿈에 그리던 <죠죠의 기묘한 모험> 한글판이, 그것도 7부 <스틸 볼 런>까지 나왔다니! 
결국 콰이어트퀼과 당나귀 스위트밀은 Y가 이야기를 시작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일단 표지를 폈다. 디오 브란도, 죠나단 죠스타, 대니. 그러나 포니들이 사람을 알 리 없었다.
"이... 이게 사람인가요?" "예. 가운데 강아지 빼고요." "저거.. 손이니?" 
"예. 미노타우루스같지 않으신가요? 뭐 미노타우루스가 반인 반우의 괴물이니까.." 포니들은 할 말을 잃었다.
꽤 여러 장면들이 지나간 뒤, Y의 눈에 설명하고 싶지 않은 장면이 지나갔다. 스테이크였다.

 식사 장면을 보자마자 스위트밀의 눈과 입이 바쁘게 돌아갔다.
“으음, 인간은 이런 방식으로 식사를 하는구나. 하긴, 손이란 게 붙어 있으니 편하긴 하겠네.”
“그보다 Y씨, 저 요리는 뭐죠? 처음 보는 음식인데..”
Y는 눈을 이리저리 돌리더니 심호흡을 하고는, 
“좋아요, 일단 제 대답 듣고 놀라지 마세요. 부탁드립니다.”
“대체 왜 그러는데?” “일단 말해 보세요.” “...스테이크라고, 고기에요.
두 마리의 얼굴이 시퍼래졌다.
“예. 사람은 고기를 먹습니다.”
“이런 야만스러운 족속들을 봤나!” “정말 끔찍하군요! 당장 여기서 나가세요!”
“어차피 인간은 잡식동물이에요! 게다가 여기서 어떻게 고기를 먹겠어요?!”
토론은 장정 30분동안 계속됬으며, Y가 겨우 고생한 끝에 주제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어떻게 포니어를 그렇게 잘 쓰실 수 있죠?”
“그러고 보니 그거 얘기를 안 끝냈네. 테스트라도 해 봅시다. 안녕하세요. 이건 뭐라고 들려요?” “안녕하세요..요.”
“Hello. 이건?” “안녕하세요.”
“곤니치와. 이건요?” “안녕하세요.”
“뭐야, 제 입에 뭐 통역기라도 달렸나요?” “니 입에는 아무 것도 없는데.”
“하하, 하긴 이게 꿈이니까 통역이 되겠지?” “꿈이라뇨? 그러고 보니 아까도...”
스위트밀과 콰이어트퀼은 헛웃음을 짓는 Y를 어리둥절한 채로 바라보았다.
“이건, 꿈입니다. 예. 더 말할 것도 없이 이에요.”
“예?”
“당신을 알았던 거 기억하시죠, 콰이어트퀼 씨? 당신은 만들어졌어요. 제 지인이 당신을 만드셨죠.” 다시 한 번 나머지 둘의 얼굴이 시퍼래졌다. 
“....예?!”
“여기 영화란 건 있나요?” “그런데, 왜?”
“간단해요, 당신들은 아까 말했던 ‘인간’들이 만들어낸 영화의 인물.. 아니, 포니들이에요.
왜 제가 만화 속의 세계에 빨려들어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걸 원래 세상에 두고 왔으니, 그래도 다시 시작할 기회는 있...”
“그래, 적어도 그런 헛소리나 지껄이는 싹수만 아니라면 말이지!
당장 나가! 우리 하숙집에 너같은 헛소리꾼따위 필요 없어! 다른 곳이나 찾아보시지!

‘쾅’ 하고 23번지 3층집의 문이 닫혔다.
 “.....좋아, 이제 뭘 어쩌지?
아, 그러고 보니 죠죠 만화책도 저기 있잖아! 으아아아!”
그렇게, Y는 포니빌의 거리를 헤메기 시작했다.
주인공 여섯을 보고 싶긴 했지만, 일단 자신은 여기서 이방인에 불과했기 때문에 만나기 두려웠다. 
그나마 핑키 파이라면 괜찮을 것 같았지만 Y가 알던 포니빌과는 달랐던 것일까, 결국 슈가큐브 코너는 찾지도 못했다. 
그제서야 Y는 깨달았다. 자신은 원래 세상에 얼마 없던 우정마저 두고 왔다는 것을. 
네 발로 걷다 보니 평소보다 빨리 몸이 지쳐갔다.

 마침내 Y가 향한 곳은 마을 구석에 자리잡은 숲이었다. 확실히 에버프리 숲은 아닌 것 같았다. 
나무 근처에 주저앉다시피 앉은 뒤 말뚝잠이라도 청하려던 순간...
“야! 헛소리꾼!! 대체 어디로 간 거야?!”
“에, 아까 그 당나귀 아줌마잖아?!”
“얼마나 찾아다녔는데요! 스위트밀 씨가 당신을 얼마나 걱정하셨는데!”
아주르도 펜을 들더니 종이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으이구, 하튼 나가라고 곧이곧대로 나가냐.. 멍청한 놈.’
Y는 아무 말도 못 한 채 눈물만 흘렸다.

 “지금 이건 집행유예다. 앞으로 그런 헛소리 더 하기만 해 봐! 쫒아낸다! 알았어?!”
“ㅇ, 예...”
Y가 하숙집의 일원으로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한편, 이 순간을 아무 말 없이 콰이어트퀼의 뒤에 숨어 지켜보고 있는 유니콘 하나가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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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프롤로그(http://todayhumor.com/?pony_39400)를 쓴 이후로 거의 1년만에 올리네요. 
그동안 퇴고하느라.. 스토리 노선도 원래 것과는 바뀌었습니다.
어쨌든,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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