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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예술계열교육기관에 대하여 할 말이 있습니다.
게시물ID : art_156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LGD
추천 : 1
조회수 : 68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2/25 03:22:08
-글에 앞서-

안녕하세요. 글쓴이 TLGD입니다.
글에 앞서 미리 밝히자면 이 글은 '예술작품' 혹은 '예술에 이르는 과정'을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한 것을 기대하신다면 이 글을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글은 국내 예술교육기관에서 재학하면서 느꼈던 감정과 생각을 바탕으로 제 개인 페이스북에 넋두리하든 풀어낸 그냥 뻘글이라 할 만한 글입니다.
그래서 사실 따지고 보자면 고민게나 자게에 어울릴 법한 구성의 글이지만,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이 국내 예술계열 교육기관에 관련한 것이기에 예술게시판을 찾는 예술인들의 생각은 어떠한지 궁금하여 이 게시판에 올려봅니다. 그러므로 게시판을 잘못 찾아온 것은 아니고 의도적으로 이 게시판에 올린 것으로 이해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글을 읽으신 후에 자유롭게 생각을 남겨 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본문]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상하란 건 없습니다.


선배와 후배의 차이는 단지 먼저 그 길을 겪어 보았다 아니다 뿐입니다. 후배가 되는 사람에게 선배가 할 수 있는 건 이 길을 먼저 겪어보니 이런 일을 겪더라는 경험담 외엔 딱히 없을 겁니다. 

기합...? 그런 걸 해서 얻는 건 대체 뭡니까?

공적인 자리, 특히 초면에 다짜고짜 반말하는 사람은 자연인으론 취급할지언정 사회구성원으론 취급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사람만이 존중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오늘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내가 몸담고 지냈던 단체 중 제일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를 가졌던 애니고(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에서조차 적어도 제가 다녔던 그 1학년 그 해에 저는 기합을 받았습니다. 저 뿐 아닌 동기생 모두가 선배,혹은 기숙사 사감의 주도 하에 기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선배들은 우리가 인사를 안한다며, 혹은 버릇이 없다며 기합을 주었습니다.

다음 해 우리 기수 아이들은 한 학년 후배들에게 똑같이 기합을 주었습니다. 이유 또한 동일합니다. 인사를 안한다며, 버릇이 없다며 기합을 주었습니다.

무슨 웃기는 짬뽕입니까. 지금 생각하니 얼척없는 이 사건은 당시는 그냥 정신없는 와중에 지나간 해프닝이었습니다.

아참 보통 이런 일에 대해 보기 좋게 포장하는 말이 있지요. '전통'이라고 하던가요?

2007년, 서울예술대학 디지털아트과에 입학했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공식적으로 디아(디지털아트)과에 소속된 상태에서 선배들에게 직접적으로 기합을 받은 기억은 없습니다. 그러나, 인사를 하거나 학과에 협조적으로 행동, 혹은 체육대회나 기타 행사 등에서 후배 학번이라는 이유 등으로 무언가 일을, 혹은 행동이나 분위기를 강요받은 것은 확실히 있습니다. 

디아과는 사실 심한 편이 아니었습니다. 타 과에선 이보다 더한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1학년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제가 졸업하기 직전인 2012년에도 여전히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서울예대에서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그랬습니다.

다른 예술계열 교육기관도 이렇습니까? 난 다른 예술계열 교육기관을 겪어보지 못해서 정확하게 얘기할 수가 없습니다. 경험자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알고 있고, 느끼기로는 우리나라의 예,체능 계열 교육기관 전반적으로 이러한 분위기와 그로 인한 병폐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내 예술계열 교육기관(특히 학교, 제가 겪어본 바로는 학원이나 자발적인 동아리 활동등은 이러한 경우가 적거나, 거의 없었습니다.)을 이수한 사람 중에 많은 사람이 피해를 한번쯤은 입어본 적이 있을 것이며, 동시에 가해자의 일부, 혹은 직접적인 가해자가 되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특히 유독 전문적으로 심화된 교육기관(전문대, 특성화고등학교 등)에서 일어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것은 단지 느낌에 그치는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일단 저는 위의 기관에서 직접 겪어본 경험이니까요.

이런 고약한 일을 겪을 때, 피해자로든 가해자로든, 예술계열 교육기관에서 지냈던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도요.

제 페이스북 지인 중에는 저와 같이 학업을 한 동문들, 혹은 비슷한 과정을 겪어본 사람들이 많기에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이러한 생각이 저 혼자만의 생각인지, 아니면 모두가 전반적으로 느껴보았음직한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경험인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그리고, 왜 이런 문제는 사라지지 않으며

왜 당사자들은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는 걸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을 하나 말하자면 이런 현상은 일종의 수평폭력입니다.

수직으로부터 내려오는 압박에 대한 분출구로 수평방향, 혹은 바로 아래를 향해 같은 폭력의 형태로 발산하는 것이죠. 

압박이 분출되고, 평형을 되찾으면 문제가 해소되었다고 느끼며 동시에 시간의 흐름과 합쳐져 악몽은 추억이 되고 잘못된 행위에 대하여 합당성을 인정받는 거죠.

이는 적어도 같은 소속연대(동기) 안에서 확실한 효과를 갖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로 인해 구성원총합에겐 결국 기수라는 계층이 생기고 선후구성원간에 흐름은 단절되는 현상을 겪게 됩니다. 이런 경험으로 인해 겪을 불행은 자유로운 교류,정보획득 등 예술활동 혹은 인간의 삶에 도움이 되는 그런 경험들을 겪기 힘들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결과물의 결과값을 보았을 때 이 현상은 득과 실 어느 것이 많은 것일까요?
나는 절대적으로 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동의하지 않으신지요?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은 그 동의에 반대로 일어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겁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난 여전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도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실질적인 해결법? 그것이 무엇인지,무엇일지 난 모릅니다. 언젠간 답을 알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문제 제기라도 하는 나의 이 작은 시도조차 없다면 여전히 답을 알 수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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