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직전 말바꿔…“금메달 반납도 없다” "공동 수상에 절대 반대한다." 2004 아테네 올림픽 체조 남자 개인종합 결승에서 심판의 노골적인 편파 판정에 힘입어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차지한 폴 햄(미국)이 하루만에 말을 바꾸는 뻔뻔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폴 햄은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으로 돌아가기 직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 내가 진정한 챔피언이다. 금메달을 반납하거나 공동 수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해 전날 '금메달 반납에 반대하지 않는다'라고 했던 발언을 정면으로 뒤집었다.
특히 경기 기간 동안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던 것과는 완전히 상반된 태도를 보이는 이중성에 대해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의 말바꾸기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며칠 전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폴 햄은 "FIG의 의견은 존중돼야 한다.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또 "양태영의 플레이는 훌륭했고, 판정에 대한 이의 제기도 정당했다. 다만 테이프를 통해 경기를 재심한 국제체조연맹(FIG)의 무책임한 행동이 불만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선수촌을 나서면서는 "나는 올림픽을 실컷 즐겼다. 다만 한때의 논쟁이 나를 힘들게 했다. 지금은 모두 지난 일이다"고 밝혀 그 동안의 행동과 발언이 모두 가식이었음을 드러냈다.
폴 햄은 지난 19일 체조 남자 개인종합 결승 뜀틀 종목에서 착지 도중 넘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양태영에 대한 편파 판정에 힘입어 이 종목에서 미국 최초의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아테네=특별취재반 미국 언론들도 갈팡질팡 <뉴욕 타임스>는 25일(이하 한국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아테네 올림픽 체조 남자 개인 종합 결승에서 오심 피해를 입은 양태영(경북체육회)에게 공동 금메달을 수여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사설을 통해 "폴 햄의 잘못은 없지만 햄이 받은 금메달은 이미 가치가 퇴색됐다"며 "햄이 도량이 큰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IOC는 공동 금메달을 수여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또 하나의 유력지인 는 "모두 끝난 일"이라며 공동수상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의 빌 플라슈케 기자는 이날 스포츠섹션에 게재한 기명 칼럼에서 "경기가 종료된 마당에 이 같은 주장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풀 햄의 "매우 불쾌하다. 이번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됐다. 그들은 내게 전적으로 일을 떠맡기고 있는데 그것은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는 불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