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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새벽녘 밤을 밝히는 시 - 백 서른 여섯 번째 이야기
게시물ID : lovestory_752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8
조회수 : 83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8/11 20:48:51
문정희, 사랑하는 것
사랑하는 것은
창을 여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래오래 홀로 우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부드럽고
슬픈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합니다
풀꽃처럼 작은 이 한마디에
녹슬고 사나운 철문은 삐꺽 열리고
길고 긴 장벽도 눈녹듯 사라지고
온 대지에 따스한 봄이 옵니다
이효녕, 나뭇잎에 쓰는 편지
바람이 부는 날
나무를 둘러보면
가슴에서 출렁이는 이파리들
잎맥마다 사연 가득 담아
세상 밖에 그리움 놓아둔다
마음 한 자락에 은빛 물결 출렁이는 햇살
메마른 풀잎 위로 스치는 이슬들
누군가 몰래 꺼내다 들킨
바닥없이 떠도는 뭇 잠의 추억들
잎사귀 닮아 허공 위에 스친다
바람이 부는 날
흔들리지 않는 이파리 어디 있으랴
이 세상 아름다운 사랑도
마음이 흔들리다 피웠나니
까만 기억 속에 돌아서는 바람 결
이파리 위에 사연 곱게 쓰고
내 마음 갈피마다
한 장씩 부쳐 놓으니
하늘에 별들이 금방 가슴에 쏟아진다
김효경, 그리움이 짙어질수록
그립다고 말한들 그리움이 줄어들까
그리움을 감춘들 그리움이 사라질까
이렇게 우두커니 그대를 생각하면
저절로 두 눈이 감기는 걸
주르륵 눈물이 흐르는 걸
돌이킨 시간 인연의 늪에 빠져
이별도 하지못할 슬픔에 서 있으니
그리움이 짙어질수록
회한의 다리만 길어지는데
애상만 깊어지는데
그립다고 말한들 그리움이 줄어들까
그리움을 감춘들 그리움이 사라질까
사랑한 사람아
보고싶은 사람아
이 그리움 모두 가져가 다오
이정하, 애수
나 이렇게 서있네
슬픔이 물방울처럼 뚝뚝 떨어지는
비오는 간이역 은사시나무
나 이렇게 서있네
그대를 이제 보내기 위해
그대에게 결코 다가서지 않기 위해
나 이렇게
뿌리박고 서있네
하지만 어찌할 것인가
몸은 여기 있지만
마음은 여기 없는 것을
내 영혼은 벌써 그를 따라 나서고 있는 것을
노천명, 물망초
하고 많은 선물 중에
하늘은 나에게
눈물겨운 슬픔 하나
주셨습니다
하고 많은 말씀 중에
하늘은 나에게
"나를 잊지마"
목이 메는 꽃말 하나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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