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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새벽녘 밤을 밝히는 시 - 백 서른 여섯 번째 이야기
게시물ID : lovestory_752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8
조회수 : 83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8/11 20:48:51
출처 : http://blog.naver.com/leeminhee647/220110179953
사진 출처 : http://iwantanescape.tumblr.com/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YSo7K



1.gif

문정희, 사랑하는 것



사랑하는 것은
창을 여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래오래 홀로 우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부드럽고
슬픈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합니다
풀꽃처럼 작은 이 한마디에

녹슬고 사나운 철문은 삐꺽 열리고
길고 긴 장벽도 눈녹듯 사라지고
온 대지에 따스한 봄이 옵니다






2.gif

이효녕, 나뭇잎에 쓰는 편지



바람이 부는 날
나무를 둘러보면
가슴에서 출렁이는 이파리들
잎맥마다 사연 가득 담아
세상 밖에 그리움 놓아둔다

마음 한 자락에 은빛 물결 출렁이는 햇살
메마른 풀잎 위로 스치는 이슬들
누군가 몰래 꺼내다 들킨
바닥없이 떠도는 뭇 잠의 추억들
잎사귀 닮아 허공 위에 스친다

바람이 부는 날
흔들리지 않는 이파리 어디 있으랴
이 세상 아름다운 사랑도
마음이 흔들리다 피웠나니
까만 기억 속에 돌아서는 바람 결
이파리 위에 사연 곱게 쓰고
내 마음 갈피마다
한 장씩 부쳐 놓으니
하늘에 별들이 금방 가슴에 쏟아진다






3.gif

김효경, 그리움이 짙어질수록



그립다고 말한들 그리움이 줄어들까
그리움을 감춘들 그리움이 사라질까

이렇게 우두커니 그대를 생각하면
저절로 두 눈이 감기는 걸
주르륵 눈물이 흐르는 걸

돌이킨 시간 인연의 늪에 빠져
이별도 하지못할 슬픔에 서 있으니

그리움이 짙어질수록
회한의 다리만 길어지는데
애상만 깊어지는데

그립다고 말한들 그리움이 줄어들까
그리움을 감춘들 그리움이 사라질까

사랑한 사람아
보고싶은 사람아
이 그리움 모두 가져가 다오






4.gif

이정하, 애수



나 이렇게 서있네
슬픔이 물방울처럼 뚝뚝 떨어지는
비오는 간이역 은사시나무
나 이렇게 서있네

그대를 이제 보내기 위해
그대에게 결코 다가서지 않기 위해
나 이렇게
뿌리박고 서있네

하지만 어찌할 것인가
몸은 여기 있지만
마음은 여기 없는 것을
내 영혼은 벌써 그를 따라 나서고 있는 것을






5.gif

노천명, 물망초



하고 많은 선물 중에
하늘은 나에게
눈물겨운 슬픔 하나
주셨습니다

하고 많은 말씀 중에
하늘은 나에게

"나를 잊지마"
이 메는 꽃말 하나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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