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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나님. 이번엔 항아리에서 로오레나오겠죠?" "아닌데? 보우건이여."
게시물ID : dungeon_3159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잉여를위하여
추천 : 4
조회수 : 73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2/27 17:25:15
  내 이름은 데페. 실버문과 엘븐나이트의 오빠 되는 사람이자 인파이터라는 형같은 동생을 둔 잉여 데페다. 내가 지금 왜 이렇게 달빛주점에 처량하게 앉아서 내 개인 프로필을 씨부리고 있느냐고?
 
  "씨이이이x. 그건 내가 이번 절탑에서도 보우건을 뽑았기 때문이지이이이이."
 
  이번에도. 즉 나는 이전에도 절망의 탑을 정복한 대가로 보우건을 받았다. 레인저에게 보우건이란 천하의 둘도 없는 쓰레기 무기. 심지어는 60제. 리볼버였다면 데스 바이 리볼버 +3의 효과라도 누릴 수 있었겠지만 이건 아니다. 정말 쓰레기같다. 결국 이번 에픽도 4개의 코스모 소울로 전락, 나는 비할 바 없는 비참함을 느끼며 울고있다.
 
  "제에기라알…. 슈시아, 한잔 더 줘요."
  "…시름이 깊으신 모양이군요."
  "팬티나 다름없는 옷 걸치고 던전을 돌아다녀야 하는 우리 이쁜 동생만큼은 아니지."
 
  그 무렵. 안개도시 헤이즈의 실버문.
 
  "씨x!! 건물판정 개xx들아!!"
  "끼야호! 아가씨 몸매 죽이는데!"
  "나, 나도… 나도 만질거야!"
  "꺼져 씨x! 김데페 개xx야 꼭 죽여버릴거야아!!"
 
  그리고 다시 슈시아의 주점.
 
  "…끔찍해요. 단 지옥파티 던전에서는 단 한번도 거너 계열 에픽을 먹어본 적이 없고 수십일에 걸쳐 달성한 절망의 탑 정복은 60제 보우건이라는 똥같은 결과로 마무리가 됐죠. 하…. 되는 일이 없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여동생한테 김데페라는 변태놈이 변태같은 옷을 입히도록 클론 레어 아바타를 선물한 것 뿐이었죠. 난 결국 이정도에 불과한가봐요."
  "가여우신 분…. 부디 이 술이라도 드시고 잠시나마 시름을 잊으신다면 좋겠네요."
  "제기랄. 더럽게도 고맙네요."
  "고마워하실 것 까지야…. 여러분의 시름을 듣고 제가 원하는 대답을 해주는게 제 보람인걸요."
 
  나는 슈시아가 건낸 술 한잔을 한번에 들이키곤 푸념을 뱉듯 대답했다.
 
  "그러니까 고맙다고요. 나 이 나이 쳐먹고 내게 친절하게 굴어준 여자는 당신 뿐이에요. 만나는 여자도 당신 뿐이고. 뭐, 지금 이 경우엔 만난다고도 할 수 없겠지. 그냥 남의 가게에 들른 것에 불과하니까."
 
  그리곤 바 테이블에 머리를 쳐박고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강해지고 싶다는건 아니야. 하지만 원하는 아이템마저 먹지 못하게 만드는건 정말 너무하잖아…. 로드 오브 레인저나 실버 불릿 같은 괴랄맞은 병기를 원한 것도 아니야. 그냥…. 리볼버만 주면 된단 말이야…. 60제라도 좋으니…. 리볼며면 됐단 말이야…. 동생한테 자랑스러운 오라비가 되고싶었던 것도 아니고 김데페 놈이 맨날 리볼버 주세요라며 징징거리는 소리를 닥치게 만드는 것도 아니었단 말이야…."
 
  아무래도 오늘 밤은 무척이나 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 길고 긴 밤이 지나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는걸. 자신의 부족한 딜링 때문에, 자신의 부족한 실력 때문에 갈 수 없는 이계. 조금만 방심했다 하면 코인을 마구잡이로 뽑아먹는 절탑. 그리고 매일같이 내게 찾아와 멍청한 김데페에 대한 불평불만을 쏟아놓는 동생.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절대로….
  그래서 나는 오늘도 슈시아의 주점에서 술을 마신다.
 
  "제기랄! 더 독한거 없어요? 이걸로는 부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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