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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군대에서 귀신보다 더 무서운 것을 봤다.
게시물ID : panic_753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추적자강동윤
추천 : 11
조회수 : 3231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4/12/16 00:31:31
안녕하세요.
공포게시판 단골 소재인 군대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다만 귀신 얘기는 아니고...귀신보다 더 무서운 "사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혹시 모르니 부대와 저의 신상에 대해서는 가급적 언급을 자제하겠습니다)


몇년 전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이등병, 소위 "짬찌"에 불과했던 때였죠.
일요일이었습니다. 종교행사에서 인원들이 복귀하고 점심을 먹고 난뒤  한가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지휘통제실에서 방송이 나오더군요 전 인원 열외없이 집합해 연대운동장으로 내려가라고..



연대가 멀진 않았지만 (약 5분거리) 특별한 일이 없으면 연대 운동장에 
소집하는 일이 없었고, 특히나 일요일이었던 지라 선후임 할 것 없이 "귀찮다"기 보다는 "이상하다"라는
느낌으로 집합을 했습니다. 당직사관이 직접 인원 체크까지 해서 말년이고 뭐고 할 것 없이 모두 연대로
내려갔습니다.




연대 운동장에는 저희 대대 뿐 아니라 다른 연대, 대대 인원까지 총 집합해 있었습니다. 저야 짬이 안되서
그냥 조용히 하고 있었는데 옆에서 수근 거리는 소리를 듣다보니 무슨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 같다는 얘기가
들리더군요. 단상에 연대 당직사관쯤으로 보이는 장교가 와서 오늘 종교행사에 참가한 인원들은
손들라고 시키고는 따로 줄을 만들어 서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인원 체크를 다시 한 다음에 종교 행사 미참가 인원은
해산시켰습니다. 저는 그날 가지 않았기 때문에 '뭐지..'하면서 대대로 다시 이동했습니다.



생활관으로 돌아오자 선임들끼리 뭔 일이 생긴것 같은데 도대체 뭘까..하며 수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당직사관과 친한 병장 하나가 지통실에 갔다 왔는데 말을 안해줬고 생활관에서 대기하라고 시켰더군요.
아무래도 군종병이 올 때 까지 딱히 할 것도 없었기에 그냥 대기 타고 있다보니 군종병이 와서 
무덤덤하게 영내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습니다.



GP총기난사 사건같은 류의 이야기는 종종 들었지만 벌건 대낮에 최전방도 아닌 우리 부대 영내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게 이해가 안되서 다들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봤습니다.




그 때 당시는 군종병도 확실한 이야기는 몰라서 대충 이야기만 들려줬는데, 
나중에 구체적으로 들어본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종교행사 장소라는 곳은 기독교, 천주교, 불교 중의 하나입니다)




[얼마 전에 자대배치를 받은 다른 연대 이등병이 간부의 어린 딸을 종교행사 장소에서 칼로 살해했다
그 이등병은 자대배치 받고 후부터 얼마간 심각하게 부적응 상태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이등병 처럼 적응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던 그 날. 이등병은 종교행사에 참가했다.
그리고 복귀. 점심을 먹고 대대원들끼리 축구를 하던 중에 몰래 그 종교행사 장소로(인근에 위치) 다시 갔다.
그리고 종교행사 장소의 주방에서 칼을 훔쳐 혼자 있던 간부의 어린 딸을 살해.
방법도 매우 잔인한게 턱을 칼로 쑤셨다. 당시로서는 뇌사상태였지만 결국 사망. 
도망치지도 않고 태연하게 부대로 복귀했다가 현장을 발견한 관계자에 의해 알리바이 조사를 하던 중 적발.
후에 군교도소로 송치됨]



..인 이야기였습니다.


도대체 왜 그 어린 아이를 죽인거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얘기를 안해주더군요.
아동성폭행을 하려고 했다. 사이코패스다. 그 간부에게 개인적인 원한을 가지고 있었다....
우발적이다 계획적이다. 등등의 이야기가 오고 갔지만 
상위부대 소관으로 넘어가서 다른 연대였던 저희는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없었습니다.




다만 강간과 관련된 부분은 가능성이 희박하고..
초반에 적응을 못했지만 아주 이상한 점은 없었고 사회에서도 평범한 학생이었다는 것 정도?
였습니다.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아무래도 군대에 적응하지 못한 그 이등병이 현실도피의 방법으로
살인을 저질렀다...라는 거였습니다. 아주 잔인하게요. 이해가 안되는 방법으로 말이죠.
일본에서 발생하는 "무동기 살인"같은 거랄까요...그 애는 무슨 죄인지 정말 안타까웠습니다...ㅜㅜ



선임들이 우리한테 얘기를 들려주는데 소름이 돋더군요..
그 이등병이 전입온 날 저희 대대에서도 신병을 받았는데, 
자칫하면 그 이등병이 우리 대대로 전입왔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 때문에 말이죠..





그리고 신병에 대한 관리는 더 엄격해졌고...
취사반에서는 칼 관리를 더 엄격하게 하더군요. 보관함에 자물쇠를 더 달고..아예 칼 끝을
마모시켜서 둥글게 만드는 지극히 군대스러운 방법도 사용했구요.




저는 군생활중 귀신을 본 적도 없고, 부대 내에서도 귀신과 관련된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지만
그 이상으로 무서운 "사람"에 대한 이 기억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공포스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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