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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애기 포기하자고 그러네요 (많이 길어요..)
게시물ID : gomin_7537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새댁쇼정♥
추천 : 0
조회수 : 929회
댓글수 : 18개
등록시간 : 2013/06/29 02:00:31
결혼한지 2년 조금 넘은 부부입니다.
애기 때문에 고게에 글도 몇번 올리고 했었는데 잘 안생기더라구요..
아까전에 신랑이랑 이런저런 얘기 하다가 둘다 언성이 높아지고 결국 신랑이 애기 포기하자고 하네요.
 
결혼 전에 2년정도 연애를 했습니다.
신랑이랑 저랑 나이차이가 8살이나 나기 때문에 (신랑 36, 저 28)
둘다 애기 생기면 바로 결혼하자고 피임 딱히 한적 없습니다.
제가 주기가 너무 불규칙해서 병원에서 주는 약 몇달 먹은거 밖에는요..
(근데 그 약이 피임약 같아요..)지금도 주기는 계속 불규칙 합니다.
 
결혼하려고 준비중에 시아버님이 전립선암 3기인걸 알고
부랴부랴 서둘러서 결혼했습니다.
원래 2년정도 둘이서 돈도 모으고 전세에서 내집 마련하려고
자녀계획도 다 세워놨는데 아버님 아프신거 알고 생기면 바로 낳자고 했습니다.
 
결혼하고 6개월 뒤에 불임 클리닉 친정 엄마랑 가봤습니다.
거기서 기초적인 검사부터 세세하게 40만원이 넘는 비용으로 검사를 했죠..
병원에서는 불규칙 적인건 자궁에 혹이 많아서 그런거라며..
다른 불임,난임 부부들처럼 큰 문제가 있는건 아니라고 그냥 약 처방해주시더라구요
그 약을 먹어도 지금은 불규칙 합니다.
 
결혼하고서도 맞벌이를 고집하다가 임신에 집중 하기 위해서 1년 만에 그만뒀구요.
맞벌이 하면서 둘이서 1년동안 모은 적금 천만원 아버님 카드값 갚는다고 깼습니다.
지금도 그 카드값은 남아있어요.. 아버님 집담보로 한참 많이요..
 
아버님은 병원에서 이제 1년 남았다고 하시네요..
신랑은 그래서 더 불안하고 빨리 애기가 생겼으면 하는데..
그게 말처럼 어디 쉬운 일인가요??
 
신랑 친구들은 다들 속도위반으로 결혼해서 지금 애기낳고 잘 키우고 있어요.
그런거 보면 더 억울하고 우리는 안생기나.. 하는 마음이 드는가봐요.
 
부끄럽지만 저 결혼하고 나서도 흡연 했습니다.
불임 클리닉 다녀온 후에는 끊고(그래서 살이 좀 쪘습니다)
몸 따뜻하게 한다는 익모초에 한약이랑 먹고 살이 더쪘죠..
집에만 있으니까 우울해서 더 먹게 되는 것도 있더라구요..
 
하루종일 신랑만 기다리는데.. 집에 오면 신랑은 게임만 하고..
같이 운동 가자고 해도 그놈의 아이온이랑 아키에이지..지금은 신의 대륙?? 하느라 정신 없네요.
저는 티비앞에 앉아있고.. 신랑은 컴퓨터방에 가서 잘때까지 게임하고..
 
집안일 절대 안도와줍니다..
아는 언니가 일좀 도와달라고 해서 지금 2주동안 단기로 마트알바 하고 있는데
그전에 맞벌이 할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집에 와서는 게임만 하면서
저녁 10시 넘어서 밥 차려달라고 합니다..
 
신랑은 지금도 꾸준히 흡연합니다.
하루에 한갑정도 피는것 같아요.
주말마다 시댁 가는길에 제가 옆에 앉아있는데도 차안에서 피웁니다.
솔직히 말하면 정말 그럴때 마다 저도 피고싶습니다...
그래서 피지 말라고 하니까 알았다고 하는데 지금 다시 피기 시작합니다..
그럴때 마다 죽여버리고 싶어요..
 
신랑한테 그런 얘기를 한적이 있어요.
지금 애기를 낳아도 오빠는 아빠될 준비가 전혀 안되어있다고..
그러니까 하는말이 "낳고나서 그런얘기나 해!!"....
누구는 안낳고 싶나요?? 안생기니까 말이지..
 
이건 좀 19금이긴 한데..
신랑이랑 관계 하는것도 점점 싫어져요.
예전 연애할때는 안그랬는데 지금은 바로..쌉니다.
1분도 안되는 것 같아요. 애무따위는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럴꺼면 왜 하냐고, 나도 느끼고 싶다고 하니까 그냥 미안하답니다..
그리고 변화되는게 없어요.. 항상 ... 저도 지쳐요.
 
같이 자는것도 싫어져서 신랑 자면 2~3시쯤에 신랑이 완벽하게 잘때 저도 눕습니다.
오늘 이 얘기를 하더라구요..
애기 만들려면 같이 누워서 자야 하는데 너는 항상 늦게 잔다고..
 
차마 니가 애무도 안해주고 빨리 싸서 감정도 없는 그런 관계..
임신때문에 억지로 하는 그런 관계 싫다고 얘기 못하겠더라구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 그러니까 니가 미련하고 뚱뚱한거라고 그러더라구요..
(저 10시면 일어납니다..그전에는 신랑 출근 때문에 6시 반에 일어나서 밥하고 다시 자요..)
 
신랑이 저렇게 변하고 나서도 아침식사 챙겨줬다가..
어느순간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어서 아침 안챙겨준지 한달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밥도 안챙겨준다고 뭐라 하더라구요..
 
속상해서 울면서 얘기 하니까 그럼 애기 가지지 말자고 화 내더니 그냥 방에 들어갑니다..
옆에 같이 누워서 자는게 소름끼치도록 싫어요..
 
저희는 결혼하고 나서 아픈 아버님 때문에 변변히 여행 간적도 없어요.
제가 맞벌이 하느라 시간이 안난것도 있지만 올해 2월에 퇴사하고 나서..
주말마다 시간이 나면 다른 도시에 있는 시댁으로 항상 갑니다.
 
친정엄마가 전화로 서운하다고 하시더라구요..
가까이 사는 친정에 이번 설날때 오구 아직까지 한번도 안왔다고..
결혼하고 나서 사위 불편할까봐 한번도 자고 가란 말 안했는데..
안자고 가는것도 너무 서운하다고..
엄마한테 참 미안하더라구요.
 
아버님이 아픈것도 알고, 이제 얼마 안남았으니까 잘해야지...
미련 안남게 정말 할수 있는데 까진 해보자.. 마음먹어도..
지금 우리 부부만의 시간도 지나가버리면 끝인데.. 하는 생각도 들고..
다른 부부들이 보내는 알콩달콩한 시간을 좀 보내고 싶어요.
 
가끔씩 자는 신랑 얼굴보면 불쌍하기도 하고..
죽여버리고 싶고.. 그런데..
저 우울증 인거겠죠?? 저 힘든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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