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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톡]병신같은 친구...결국 자살했습니다[BGM]
게시물ID : humordata_7538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동물의피
추천 : 16
조회수 : 1893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1/03/19 13:58:46
저는 31살의 예비신부입니다. 결혼을 앞두고 있으니 자꾸만 친구 생각이 납니다. 한 달 전이 친구 기일이었습니다 중학교 1학년때부터 27살이 될 때까지 저와 가장 친했던 착하기만 했던 바보 같은 친구였죠 그 친구는 2007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왜 이제서야 이 이야기를 꺼내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작년부터 계속 마음이 답답하고 문득문득 친구가 원망스럽고 병신같고....미안하고.... 결구 이렇게 쏟아내네요 친구와 저는 학창시절 늘 붙어 다녔습니다. 친구와 저희 부모님 모두 맞벌이를 하셨기 때문에 학교 끝나면 친구네 집에서 같이 밥먹고 공부하고 잠자는 시간 빼고 늘 함께 지냈죠. 고등학교때 서로 다른 학교로 배정 받았어도 늘 붙어 다녔어요. 제가 감기가 걸렸다고 귤을 사서 집앞에서 주고 갔던...제 가장 친한 친구였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친구에게 남자친구(편의상 K로..)가 생겼습니다 당시 친구는 전문대에 다니고 있었고 K는 일류대학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름있는 학교의 학생이었습니다. 나이는 친구보다 1살 정도 많았죠. 친구는 예쁘장했어요. k도 외모적으로 괜찮았습니다. 저도 대학교에 들어갔죠. 집인 수원이라 수원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통학을 했습니다. 친구는 용인으로 이사를 갔지만 학교가 수원이라 학교를 마치면 둘이 수원역에서 만나곤 했어요. 당시 k의 어머니가 수원역에서 김밥집을 했어요. 친구와 저는 수원역에서 놀다가 그분 가게에 가서 일을 도와드리곤했죠. 친구도 참 잘했고 그분도 친구를 많이 이뻐하셨습니다. 옆에서 제가 부러워 할 정도 였어요. 나중에 들어보니 친구가 그 집에서 놀기도 하고 k도 친구네 집에서 놀고 두 어머님이 함께 식사를 할 정도로 친했다고 합니다. k의 아버지는 교사셨어요. 엄마는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식당을 하셨고 여동생이 있었죠. 집은 그리 넉넉하지는 않았어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안산 외곽의 무척 허름한 빌라에 살고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보증을 잘 못서서 빚이 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구요. 친구네 부모님은 해물탕집을 하셨는데 친구에 집도 그다지 넉넉한 집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먹고 살 정도는 되었구요. 저는 k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어요. 당시 대학생들 사이에는 폴로, 빈폴, 페라가모 뭐 이런 스타일이 유행이었는데 참 잘 꾸미고 다니던 남자였습니다. 생긴것도 멀끔하게 생겼고.. 집이 넉넉하지도 않은데 어떻게 저렇게 꾸미고 다닐까..라는 생각에 저는 좀 별로 였어요. 옷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뭐 그때는 어릴때라 그려려니 하면서도 좀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었죠. 어쨋든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2학년 1학기쯤 갑자기 휴학을 하겠답니다. 그것도 부모님 몰래... 전문대라 한학기만 더 다니면 졸업인데 왜 휴학을 하는지 제가 이유를 물었죠. k 때문이었습니다. 등록금이 부족해 k가 휴학을 한다고 했다네요. 저는 그러면 평소에 아르바이트한 돈으로 옷을 살게 아니라 등록금을 모았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절대 안된다고 지금 뭐하는거냐고 막 짜증을 냈어요. 그런데 친구는 '나는 별로 좋은 학교도 아니고 졸업해도 안해도 별로 상관없는데, 오빠는 그게 아니잖아. 오빠네 부모님께도 인사 드렸고 오빠 졸업하면 바로 결혼하기로 허락받았으니까 괜찮아. 부모님께는 죄송하지만 1년동안 알바해서 다시 복학하면 되잖아. 그리고 나중에 잘 말씀드리면 이해해주실꺼야' 라더군요. 아르바이트에 대해서는 데이트 비용으로도 많이 썼고 자기도 옷 사주고 했다면서.... 그때 친구를 더 말렸어야 했는데....저도 너무 어렸습니다. 그 남자 부모님을 저도 몇번 보았는데 너무 사람 좋으셨던 분들이라...제가 말려도 듣지 않고 더 얘기하다가는 싸움이 날 것 같아...그래 니 인생이고 친구의 선택이니 존중하자 했습니다. k는 친구의 등록금으로 1학기를 더 다니고 군대에 갔습니다. 친구는 집에는 학교 간다고 하고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었죠. 그리고 틈틈히 김밥집 일도 도와드리고 그 집에도 자주 놀러가고...여동생과도 자매 이상으로 친하게 잘 지냈습니다. 화장품 하나를 사도 k의 여동생것도 챙기고 그 동생도 언니언니하면서 잘 따랐구요. 저도 친구따라 그 남자집에도 가고 김밥집도 가고 여동생도 만나고 그랬습니다. k는 제대를 했고 복학을 했습니다 친구는 결국 복학하지 못했고 동사무소에 취직을 했어요(공무원은 아니었고..) 데이트 비용은 물론 책, 옷, 가방, 신발....모두 친구가 번 돈에서 나갔습니다. 제가 뭐라고 할때마다 친구는 '오빠 졸업하고 취직하면 나 평생 벌어먹일텐데 뭘~~' 이라며 웃곤했어요 그 남자는 대학원에 들어갔습니다. 그 무렵부터 친구는 저에게 돈을 빌리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30만원, 50만원, 100만원...카드값이라고 했습니다. 빌려주면 늘 2~3일안에 갚았구요. 그 남자 때문에 쓴 돈 아니냐고 물을때마나 절대 아니라던 친구 그때 저는 어학연수를 준비중이었습니다. 너무 정신이 없었고 친구랑도 어느새 한달에 한두번 만나는 사이가 되어 많이 신경을 쓰기 못했어요. 그때 1년정도 연수를 갈 생각이라 저에게는 학비, 기숙사비 등 집에서 주신 꽤 큰 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연수 떠나기 1달 전 새벽에 친구가 전화를 해서 300만원을 빌려달라합니다. 며칠뒤 주겠다고..집에다가 얘기하지 말아달라고... 무슨일인지 걱정이 되었지만 묻지 말아달라는..죽을것같은 친구 목소리에 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친구와 연락이 끊어졌습니다 결국 친구와 연락이 닿지 않은 채 연수를 떠났습니다 돈이 부족해 1인 기숙사실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4인실에 들어가야했구요..하지만 그 때는 친구에게 화가나기보다는 걱정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무슨일이 있으니까...기다리면 연락오겠지 하구요. 그 돈 없다고 제가 죽는 것도 아니고, 무슨 일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절대 그럴 친구가 아니니까... 하지만 연수를 마칠때까지 친구에게는 끝내 연락이 오질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걱정은 섭섭함으로..섭섭합은 원망으로 바뀌더라구요. 연수를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들과 수원역에 있는데 그 친구를 만났습니다. 길에서 우연히요 친구는 k와 함께 있더군요. 길에서 마주치자 마자 친구는 그 자리에 주저 앉아 정말 엉엉 울더라구요. 저에게 미안해서 고개도 들지 못한채...미안해..미안해..라는 말만 하면서 말이죠..그 자리에서 저도 같이 울었어요. 한참을 그렇게 울고 난 뒤 친구는 자기가 꼭 연락한다며 제 연락처를 받아갔습니다. 하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렇게 제 마음에서 그 친구를 버렸습니다. 그리고 1~2년 뒤 싸이로 쪽지가 오기 시작했어요. 너무 미안하다는...용서해달라는...제발 한번만 만나자는 친구... 하지만 저는 거절했습니다. 너무 미웠어요. 하지만 저도 몰래 친구 싸이에 가서 잘 지내는지 확인을 하곤 했습니다. 진짜 친구가 미웠는지 어쨌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돈이 중요했던 것이 아니라 제 믿음을 저버린 친구에게 제 나름대로 제 마음을 표현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친구와 멀어진 상태가 익숙해져 버린 것일수도 있구요.. 그 후 저는 졸업을 하고 회사에 취직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친구의 또 다른 친구의 전화였습니다. 울면서....그 친구가 자살을 했답니다... 무슨 정신으로 장례식장에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장례식장에서 친구의 엄마는 저를 보고 너무도 서럽게 우셨습니다. 빨게진 눈으로 저를 바라보시던 친구의 아버지...그리고 제 손을 잡고 흐느끼던 친구의 동생... 저는 도대체 왜...왜...라는 생각밖에 다른 생각은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k를 찾았죠. 하지만 k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요 그 남자 때문이었습니다. 제 친구가 자살을 선택한 이유...그 남자 때문이었어요. 저와 그렇게 멀어진 후 친구에게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장례식이 끝나고..한참 뒤에 들었습니다. 친구 뒷바라지로 대학원에 들어간 k는 졸업을 하고 또 몇 달을 취업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당시 결혼 이야기가 나올때마다 자신이 아직 경제적으로 준비가 안됐으니 취업하면 그때 결혼하자고...늘 그런식이었다고 하더군요. 저에게 빌린 돈은 제 생각에는 아마 k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다른 친구 몇명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걔가 K 때문에 이리저리 돈 빌리고 그랬다면서... 다른 친구는 제 친구와 여전히 친했기 때문에 그 상황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제 친구가 불안해하면서도 믿고 계속 뒷바라지 했다고 하네요. 취업 준비도 도와주고..양복도 사주고...그리고 제가 연수를 가 있는 동안 친구가 그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합니다. 양쪽 부모님(친구쪽은 어머니만..)과 상의한 후 중절수술을 했다고 합니다. 아직 기반이 안 잡혔다는 이유였겠지요... 결국 k는 대기업에 들어갔습니다. 그 후 영화나 막장 드라마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갑자기 친구를 피하기 시작한거죠.. 연락도 잘 안되고 만나면 늘 피곤하다고 하고... 그리고 결국 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했답니다. 그 남자 신입사원 연수에서 다른 여자를 만난거였어요. 20살에 만나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뒷바라지까지 했는데 어떻게 입사하자마자 그럴수가 있을까요... 친구는 울면서 매달렸답니다. 하지만 남자는 냉정했다고 합니다. 그 여자와 결혼을 할테니 없어져달라고 말했다더군요. 우리 며느리, 우리 새언니...하던 그 집 가족들도 갑자기 냉정하게 변했다고 합니다. 겨울이었어요. 친구는 k네집...그 을씨년스럽고 허름한 그 빌라에 찾아갔대요. 밤새 문 좀 열어달라고, 제발 한 번만 만나달라고 울면서 애원했지만 집에 있는 그 집 사람들은 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답니다.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친구는 아침까지 기다리다 결국 그 빌라 입구에서 쓰러졌다고 합니다. 엠브란스에 실려온 친구는 그 남자 집 근처에 있는 한 병원에 입원을 했습니다. 그 다음날이 친구 생일이었습니다. 친구 엄마가 뭐라도 챙겨주시려고 잠시 집에 다녀온 사이 애가 없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요. 친구는 한 겨울 얇은 병원복에 맨발에 슬리퍼를 신은채...그 집에 다시 찾아간거였어요. 자기 생일날...그렇게 울면서 또 매달리러 간거였죠... 결국 친구는 자신의 생일날....그 추운날...맨발에 병원복을 입은 채로 그 남자 집 앞 계단에서 목을 맸습니다. 장례식장에 k는 결국 나타나지않았어요 k 엄마와 여동생이 왔었지만 친구네 가족들의 원망과 통곡에 입구에서 들어오지도 못했죠 눈물도 나지 않았습니다. 나쁜년..나쁜년...그 소리밖에 나오지 않았어요. 그 때 연락왔을때 내가 왜 그랬을까...너무 후회스럽고 미안하고...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친구가 너무 밉고... 내가 옆에 있었으면...옆에서 힘이 되어주었으면 상황이 조금은 달라졌을까..라는 마음에 심장이 죄어옵니다. 평소 아무렇지 않게 지내다가도 그 생각이 들때면 가슴이 너무 답답합니다 그 남자가 어떻게 지내는지 미친듯이 궁금하고 찾아가서 사는 꼴도 보고 싶고 인터넷에 회사와 이름 다 까발려서 다시는 사회생활 하지 못하게 만들어주고도 싶고...당신들이 얼마나 쓰레기인지 찾아가서 악다구니라도 퍼붙고 싶고.... 그 사람이 그리고 그 가족들이 고통속에서 살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생각이 들때면 그럴꺼야...그럴꺼야...자기들도 사람인데...신이 계시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으셨을꺼야...라는 생각을 해요...일부러....더요..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잘 살고 있다면......그렇다면...제가 이렇게 가만 있어도 되는건지..... 친구에게 물어보고 싶어요 제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냥 이대로 있다가는 제가 어떻게 될 것 같기도 하고..... 몇 년이나 지난 일이지만 마음의 응어리가 풀리지 않아요. 아니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생각납니다. 늘 이맘때면 미치겠습니다. 하지만 할 수 있는일이 뭐가 있을까요... [2차 출처]쭉빵카페 글쓴이:용용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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