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출장(이라 쓰고 농땡이라 읽습니다)으로 라오스에 다녀왔습니다.
중복되는 내용들을 체크하려고 여게를 검색해보니 라오스 여행기는 지금까지 단 하나도 없었더군요!
저도 뭐 일단은 일 하러 간거라 대단한 여행기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즐거웠던 사진 몇 개 올립니다 ㅎㅎ
직업상 해외출장이 대단히 잦은데, 개인적으로 유럽만큼 즐거웠어요 ㅎㅎ
CNN에서 뽑은 미국인이 가장 여행가고 싶어하는 나라 1위로 선정된 적도 있다더군요!
개인적인 습관인데, 전 외국 나갈 때 최대한 많은 시간을 두고 나갑니다.
어렸을 때 외국 나간다하면 공항에서부터 두근두근 하잖아요 ㅎㅎ
그걸 잊지 못해서 지금도 공항에서 보내는 시간을 무척 좋아하는 편입니다 ㅋ
저는 전두환 정권 때 태어난 관계로 유치원 때까지 해외를 못 나가봤거든요=_=
그때는 특별한 사유로 허가받은 사람들만 외국에 나갈 수 있었죠. 여러분, 이러던 때도 있었답니다 ㅎㅎ
특별히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출국장에서 뷰가 가장 좋아 즐겨찾는 베니건스.
공항에서 밥은 역시 비행기 보며 먹어야 제맛이죠! ㅎㅎ
잔뜩 때려먹고 탑승했는데 이륙하자마자 밥을 주네요. (아침에 줄 줄 알았는데..)
근데 이왕 먹는 밥 부실하게 먹는 건 또 그렇잖아요?
컵라면을 시켜먹습니다 ㅎ
진에어 처음 타봤는데 뭐 시켜 먹을수도 있고 재밌네요.
모 기업 임원께서도 진에어 타셨으면 맛난 라면 드실 수 있었을텐데..ㅋ
이럴 줄 모르고 원화를 얼마 안 들고 타서 맥주도 많이 못 시켜 먹었습니다 ㅎ
타이거 비어라니 센스 좋네요!
아침에 눈을 뜨니 벌써 도착 직전이었습니다.
라오스하면 되게 먼 나라 같지만 그러고보니 5시간밖에 안 걸리는 거리죠.
듣던대로 산악지형이 대단합니다 ㅎㅎ
첨에 출장지로 라오스가 걸렸을 때, 거기서 제일 좋은 호텔로 잡아 놓으라고 회사에 엄포를 놨었습니다.
공산국가로 가는 것도 으스스한데 호텔마저 부실한 건 참을 수 없어서 말이죠;
예산 운운하며 뭐라 하는 것도 웃기지마셈! 예산 딸리면 차액 내가 냄 ㅇㅇ 하며 우기고,
밑의 친구들이 귀빈들 가시는 곳으로 잡아놨습니다 어쩌고 할 때도 야 라오스에 귀빈이 어딨냐! 라며 개무시했는데
입구에 금속탐지기가 있네요?; 음?;
경외하는 이외수 선생의 명언대로
와 씨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중국자본 위엄 돋는군요. 방 침대에는 무슨 휘장도 막 드려져 있어요; 어디 나갈 때 리무진도 나옵니다;;
저 진짜 너무 놀라고 창피해서 하루동안 회사에 연락도 못 했습니다.
강 너머는 태국이랍니다. 그 유명한 메콩강이라는 것을 3일째 되는 날 알았죠 ㅎ
수영해서 입국해도 된다던데..심각하게 고민했었습니다.
강을 두고 국경이 있다니 재밌네요 ㅎㅎ
수영장 진짜 깨끗하고 아무도 없어요 ㅎ
24시간 운영이라 떠오르는 태양보며 아침수영하기 짱 좋습니다 ㅋㅋ
수도 비엔티엔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사원.
유명한 왕의 동상이라던데, 군인이 총을 들고 지키고 있습니다;
동상에 참배하려면 신발을 꼭 벗어야 한대요.
멕시코에서 당한 뒤로 살면서 두번째로 총으로 위협 받았군요; ㅎㅎ
(뭐 조준을 했다거나 그런건 절대 아니구요 ㅋㅋ)
부처님 가슴뼈를 모시고 있다고 여행서적에서 읽었는데 맞게 찾아온건진 잘 모르겠습니다.
여행서적이래봤자 현지 노점상에서 아무렇게나 집어든 해적판이라..ㅋㅋ
사원이 하도 많아서, 다니다보면 우리나라 편의점만큼이나 많은 게 사원입니다.
뭔가 죄송하지만 나중가면 사실 좀 무감각해져요;
비엔티엔에서 사원 다니면 이제 막 여행 온 사람들이라는 얘기도 있다더군요 ㅎㅎ
라오스에 다니다보면 중고차, 중고옷 등에서 한글 참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청담어학원도 봤구요, 특히 교회 차량들이 그렇게 많아요 ㅋ 첨엔 현지 한인교회인줄 ㅋㅋ
한류 때문에, 라오스 사람들은 한글을 럭셔리하게 여긴대요.
그래서 중고로 들어온 옷이나 차에 적힌 글자들 절대 안 지운다고..
혜천대학 소방안전관리과 과조끼는 예쁜데 왜 파셨나요!
라오스의 개선문, 빠뚜싸이입니다.
1958년 프랑스로부터의 독립을 기념하기 위해 프랑스의 개선문을 모방해 만들었답니다.
아이러니하죠 ㅎ 게다가 시멘트는 미국이 냉전시절에 활주로 지으라고 원조해준거랍니다.
그걸로 개선문을 만들었어 ㅋㅋㅋ 성격 있네요 이 싸람들 ㅋㅋ
파리에서 2년을 살면서 한번도 개선문에 올라가 본 적이 없었는데
여기서는 비싼 돈을 주고(와 진짜 비쌌어요) 한참을 헥헥 거리며 최상층까지 올라가봤습니다.
구조상 올라갈수록 좁아집니다. 덩치 큰 양놈들과 부르스 추듯 부비부비하며 올라가야해요 ㅎ
최상층은 한 너다섯명 서 있을 수 있는 면적의 좁은 첨탑을 나선계단 타고 올라갑니다 ㅎㅎ
대통령궁이라더군요. 같이 부르스 추며 올라가던 미쿡 할아버지가 소개해준거라 확실하진 않습니다.
대학시절, 독일 이데올로기부터 자본론까지 칼 막스의 저작이라면 빼놓지 않고 2번 이상 꼼꼼히 읽어봤는데
현대 공산국가들은 막스가 얘기한 그 무엇과도 아주 조금도 닮아있지 않죠.
기행문에서 거창한 애기하고 싶진 않지만, 어쩌다 공산국가들을 둘러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참 마음이 안 좋습니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궁핍한데, 대통령궁, 정부청사들은 하나같이 삐까뻔적해요.
어느 체제나 오류는 있기 마련이므로, 다만 계속 오류를 줄여나가는 것만이 올바름이라고, 포퍼가 그랬던가요. 참 옳습니다.
빠뚜사이 최상층 첨탑에서 바라본 비엔티엔 시내 전경입니다.
사진을 좋아해서 일부러 구도를 저렇게 좀 잡아봤는데 봐줄만 한가요? ㅎㅎ
이 시내에, 이들이 믿는 신들이 가득하기를 기원하며 내려왔습니다.
라오스에서 찍은 사진이 총 7백여장 되는데 그 중 절대다수가 음식사진입니다;
게시판을 지키는 착한 오유인으로서 음식사진은 나중에 요게에 올리려고 최대한 뺐는데,
진짜 라오스는 음식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진짜 밥 맛있어요.
프랑스 식민지였어서 그런지, 프렌치 레스토랑은 진짜 아무데나 들어가도 다 엄청난 수준입니다;
요기는 인상 깊었던 피자뷔페. 5분에 한번씩 지배인이 와서 와인 따라주고 파스타를 가져다줍니다;
와인 3잔에 화덕피자 5쪽, 파스타 4접시 먹었는데 6천원 내고 나왔어요 ㅎㅎ 맛도 정말 기가 막혀요!
라오스 하면 또 빠질 수 없는게 요 커피입니다.
흔히들 동남아 커피는 베트남의 G7, 혹은 인도네시아의 루왁커피 정도만 가끔 드시잖아요?
홍차성애자로서 라오스에 머무는 열흘 내내 커피만 마시고 왔습니다;; 정말 차 같은건 생각도 안 나는 맛이었어요.
커피에 대한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아메리카노가 지겨우면 연유를 탄 라오스식 커피도 있는데
그게 또 주구장창 생각나게 하는 요물입니다 요물.
아직 라오스 오지탐험 얘기와 야시장, 마사지 얘기가 남았는데 너무 스압인듯요ㅠ
혹시 반응이 좋으시면 2탄 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