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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팬픽] 변신의 여왕은 낭만을 꿈꾸는가 1부 2화
게시물ID : pony_625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라케
추천 : 7
조회수 : 338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4/02/28 14:26:46
변신의 여왕은 낭만을 꿈꾸는가 

1부

1화









“크리살리스, 네가 자기를 깼다면서?”

왕은 자애로운 표정으로 자신의 사랑스러운 딸을 바라보았고 크리살리스는 표독스럽게 –그래봐야 그렇게 무섭진 않은 표정으로- 왕의 옆에 선 왕자를 노려보았다. 물론 왕자는 공주의 눈빛을 피했고 공주도 감히 왕 앞에서 왕자의 못됨을 설파하고 싶진 않았다.

그저 조용히 오빠에 대한 악담을 중얼거렸을 뿐이었다.

“오빠 나빠...”

그녀가 자신의 오빠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악담은 그것뿐이었고, 왕자는 실소를 터뜨려버리고야 말았다. 왕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그래, 크리살리스. 왜 바로 나에게 오지 않았느냐?”

“그, 그야... 혼날 것 같으니까요.”

“자기는 부서져버렸단다. 널 혼내서 자기가 다시 붙는 것도 아닐 텐데 왜 너를 혼을 내야겠느냐.”

“그야, 잘못을 했으니까요.”

“잘못을 했다면 모두 혼을 내야하겠느냐?”

“네, 네...”

“그렇다면 말이다, 크리살리스.”

왕은 노회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딸을 바라보았다.

“잘못은 무엇이냐?”

“......네?”

“네가 생각하는 잘못은 무어냐, 크리살리스?”

곁에 있던 왕자는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고 크리살리스는 최대한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잘못은 무엇일까. 잘못.

“다, 다른...”

“다른?”

“다른 자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에요.”

“그러냐? 그렇다면 또 물으마. 다른 자에게 피해를 준다면 그건 어떤 피해이냐?”

“네?”

“피해는 많다. 너무나도 많지. 그 수많은 피해중에 어떤 피해가 있을까. 아이를 먹이기 위해 밥을 훔친 어머니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강도를 찔러죽인 사람은? 대의명분이 피해에 깔리고 피해자들은 죽어나간다. 크리살리스. 피해란 무엇이냐. 잘못은 또 무엇이냐.”

“저, 저는...”

“넌 자기의 아이를 살리기 위해 약재를 훔친 어머니에게 엄중한 벌을 내려 법의 심판을 받게 할 수 있겠느냐.”

왕은 웃고 있었지만 혀는 메서웠고 공주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공주의 눈가엔 눈물이 글썽거리기 시작했고 보다 못한 왕자가 나섰다. 

“아바마마.”

“왜 그러느냐.”

“크리살리스가 많이 피곤해 보입니다. 제가 데려가 자게 하지요. 아이는 낮잠을 잘 시간입니다.”

“그럼, 그리 하거라.”

“감사합니다.”

왕자는 공주를 데리고 나갔고 왕은 얼굴을 굳혔다. 잠시 어두운 방안은 침묵이 흘렀다. 차가운 옥좌 위의 왕은 입술을 짓씹었다.

“멍청한 것들.”




“아바마마는 가끔 너무 어려운 말씀을 해.”

크리살리스는 뾰루퉁한 표정으로 중얼거렸고 왕자는 싱긋 웃어보였다.

“아바마마는 그냥 네가 통치자의 면모가 있는지를 보고 싶어 하셨던거야.”

“왕은 오빠가 될 거잖아?”

현왕이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분명 반역에 가까운 행위지만 그것이 용서되는 나이였고 직위였기에, 왕자는 굳이 공주를 다그치진 않았다. 왕자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 말 하면 아바마마가 싫어하실 거야.”

“흥, 어차피 맞는 말이잖아?”

왕자는 실없이 웃어보았지만 내심 쓴웃음을 지었다. 그것은 그렇게 맞는 말은 아니었다. 분명 전통을 따지자면 그가 왕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 기정사실이었겠지만, 그의 아버지, 왕은 자신의 통치 철학에 맞지 않는 자를 자신의 후왕에 올릴 리가 없는 자였고 자신은 그 아버지의 통치철학에 맞지 않았다.

어린 자신의 여동생은 아직 깨닫지 못했지만 이미 그들의 형제 사이에는 왕의 눈에 들기 위한 알력이 팽배해지고 있었다. 둘째 왕자는 자신의 형 동생들에 대한 악담을 여기저기 뿌리고 다니는 것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셋째 왕자는 그런 둘째왕자를 귀족원 모임에서 신랄하게 비판했으며 넷째 왕자는 기묘한 악소문들을 퍼뜨리는 것을 좋아했다.

동생들에 비해 소탈한 첫째 왕자였고, 장자이기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알려진 첫째 왕자 주위엔 늘 가신들과 그를 따르는 추종자들이 있었지만 정작 첫째 왕자 본인은 왕이 될 거라고 쉽게 생각하진 않았다.

그의 추종자들도 이미 몇몇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의 주위에는 이미 너무 늦어버려 줄을 갈아탈 수 없는 자들이나 정세도 제대로 읽을 줄 모르는 자들이 득시글거렸고 그런 그였기에 이미 실질적인 왕권 투쟁에선 밀릴 데로 밀린 것이 사실이었다. 왕이 물론 전통을 중히 여겨 자신에게 왕위를 물려줄 가능성도 분명 있긴 했지만 방금 전 왕의 물음으로 왕자는 확신했다.

자신에게 왕권이 물려질 일은 결코 없었다. 공주에게 그런 질문을 한 것은 공주의 생각을 떠보려 한 점도 있었겠지만 더 큰 의미는 분명 자신에 대한 통고였을 것이다. 대외적인 후계자인 자신이 바로 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으로 ‘여성’인 공주에게 왕위를 물려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저런 말을 했다는 사실은, 의미에 있어선, 뻔한 것이었다.

왕자는 공주를 보고 피식 웃음 지었다. 그래, 차라리 저 야심만만한 자신의 동생들 보다는 이 아이가 여왕이 되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어차피 자기야 왕에게 미운털이 톡톡히 박혔으니 말이다.

“오빠, 오빠?”

“어... 왜?”

“‘어... 왜?’ 냐니? 벌써 몇 번을 불렀는 줄 알기나 해?”

크리살리스는 단단히 삐친 듯 매서운 눈으로 왕자를 노려보았다. 왕자는 그냥 눈을 피할 뿐이었다. 그런 모습의 공주를 보는 것이 재미는 있었지만 공주가 심하게 삐치면 왕자도 도리가 없기에 순순히 사과했다.

“미안. 잠시 딴생각을 했어.”

“딴생각? 무슨 생각인데?”

결코 왕자는 공주에게 ‘왕이 과연 누가될까’ 같은 소리는 할 수 없었다. 그런 이야기는 보통 역한 피냄새가 풍기는 더러운 이야기로 귀결되기 마련이었고 왕자는 공주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고픈 마음이 없었다.

위선이라고 해도 상관없었다. 왕자는 그런 소리를 듣는다 해서 딱히 큰 충격을 느낄만큼 어리지도 않았고 위선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화를 낼 정도로 그렇게 자기기만 적인 자도 아니었다. 분명 그것은 위선이었다.

위선이라해도 들려주고 싶지 않단 마음은 진실이었기에 왕자는 말을 돌리기로 했다.

“포니들을 알아?”

“포니? 응, 당연히 알지. 우리랑 비슷하게 생긴 생물들 아냐? 페가수스랑 어스포니, 유니콘이 있다면서? 들은 적 있어!”

아마 그 정보의 출처는 유모가 읽어주는 동화였을 것이다.

“그리고 세 종족은 늘 싸우고, 그렇지?”

“응. 평생 그치지 않을 싸움을 한다고. 그렇게 들었어. 히히히.”

공주는 자신이 아는 이야기가 나오는 게 기분이 좋은 듯 배시시 웃어보았다. 왕자도 웃었지만, 곧 다시 운을 땠다.

“하지만 최근에, 그들은 통일을 이룩했어. 세 부족은 통합에 성공해냈고 통일국가를 건립했지. 국명은 ‘이퀘스트리아.’ 멋들어지지?”

“어...... 정말 있는 종족이었어?”

“그럼. 엄연히 존재하는 종족이야.”

“히이, 그렇구나. 그러면 이제 싸울 일 없겠네? 히히, 다행이다.”

“사실, 그게 문제야.”

“응?”

“지금 우리들은 모두 그 나라를 걱정하고 있어.”

“왜? 다시 싸울까봐?”

“아니, 그들이 우리를 침략해 올까봐.”

“왜?”

왕자는 그것이 국가가 탄생했을 때의 당연한 귀결이라고 말하진 않았다.

“피는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이 돋거든.”



“우리들이 전쟁광이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푸딩헤드는 선언했고 스마트 쿠키는 이해했다. 그녀는 분명 전쟁광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뭘 말하고 싶었는지는 스마트 쿠키의 큰 관심사는 아니었다.

“푸딩헤드, 우리가 왜 체인질링들을 침략해야 합니까.”

여지껏 몇 번이나 물어온 질문이었고 그때까지 계속하여 푸딩헤드는 실없는 농담으로 넘겨왔다. 푸딩헤드의 성격으로 보자면 그 실없는 농담에서 의미를 찾아낼 수도 있었겠지만 스마트 쿠키는 그럴 생각은 없었다.

대체로 그 숨겨진 의미도 농담의 농담일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녀가 죽음으로 가득 찬 전장에서 푸딩헤드에 의해 구원받았을 때부터, 그녀는 줄곧 푸딩헤드만을 모셔왔고 푸딩헤드를 위해 살아왔다. 자신이 지옥에서 구원받았을 때부터 그건 진정 사실이었으며 자신이 그녀를 사랑한다는 사실 또한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그 사실은 푸딩헤드도 알고 있으리라.

푸딩헤드는 입을 열었다.

“설마 한 나라가 타국을 침략하는데 이유를 요하는 건 아니겠지요, 스마트 쿠키.”

“아니요, 맞습니다. 왜 우리가 타국을 침략해야 합니까.”

그 말을 들은 푸딩헤드는 미심쩍은 얼굴로 스마트 쿠키를 바라봤다.

“지금 절 유혹하시는 겁니까?”

“무,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말씀을 하십니까!”

“보통 그런 얼빠진 소리는 여성이 남성을 홀릴 때 얼빠져 보이는 척을 하기 위해 하는 것 아닙니까.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저는 그런 거 별로 안좋아하니 굳이 멍청해 보이실 필요는...”

“그런 거 아니니 걱정 마십시오!”

스마트 쿠키는 빽 소리쳤고 푸딩헤드는 별 상관없다는 듯 깃펜으로 귀를 훑었다.

“앗,”

“뭐, 뭡니까?”
“깃펜인걸 까먹고 있었습니다. 엄청 간지럽군요.”

웃기라도 하면 농담인줄 알고 같이 웃기라도 하겠건만 푸딩헤드는 웃지도 않고 중얼거렸고, 스마트 쿠키는 똥씹은 얼굴로 중얼거렸다.

“관두십시오, 제기랄. 그나저나 이게 저한테 넘어왔다는 소리는 플래티넘 공주와 허리케인 사령.... 부마도위가 이 정신나간 안을 승인했다는 소립니까?”

스마트 쿠키는 임명장을 잡아 흔들었고 푸딩헤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잠정적인 동의를 하셨지요.”

스마트 쿠키는 관습적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순간 자신의 목뼈가 부러지는 것 같은 충격을 느꼈다.

“다, 다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제대로 들으셨잖습니까.”

“서, 설마... 인장을 훔쳐서 날인하신 겁니까?”

“아니요, 어디까지나 제 권한으로 발의한 안이며 제가 동의했습니다. 법무대신, 잘 알고 계시잖습니까.”

법무대신 스마트 쿠키는 아직 그 직책이 익숙하지 않았고, 또한 지금의 법률이 사실상 푸딩헤드의 머리에서 나왔다는 사실또한 잘 알고 있었지만 미친 듯이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법률들을 뒤졌고 대충 걸맞는 구절을 찾아냈다.

“설마 ‘긴급방위로 인한 총리대신의 대리적 군무집행에 관한 법률’?”

스마트 쿠키는 거의 비명을 지르듯 물었다. 그에 푸딩헤드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 긍정하신 겁니까?”

“아뇨, 우리 나중에 그 이름 바꾸자는 뜻이었습니다. 꽤 길군요. 나중에 법학도들이 우리를 죽이려 들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푸딩헤드의 말은 너무나도 의외였기에 스마트 쿠키는 그 말의 의미를 삼키느라 어느 정도의 시간을 허비했고, 그녀가 그 말을 이해하고 푸딩헤드에게 불만을 표출할 수 있었을 땐 이미 그 말의 유효시간이 넘어가버리고야 말았다.

농담을 이해 못해 제때 웃지 못한 자의 비애감을 절감하며 스마트 쿠키는 꿍얼거렸다.

“그렇게 마음대로 법해석을 하셔도 되는 겁니까. 긴급방위라는게 이렇게 쉽게 쓸 단어는 아니었을 텐데요.”

“나라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가장 위험한 게 뭔지 압니까?”

“뭔데요.”

스마트 쿠키는 눈을 치켜떴고 푸딩헤드는 그 눈을 마주 바라봤다.

“우리들의 절친한 친우들이 우리들이 선 이 땅이 어떤 땅인지 깨닫게 되는 겁니다. 우리가 그 지각의 때를 방관했을 때 나라는 망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 땅이 무슨 땅인데요?”

푸딩헤드는 잠시 숨을 멈췄다.

“그냥 땅입니다.”

잠시 동안 서로 간에는 말이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사이가 공허했다는 말은 아니었다. 도리어 스마트 쿠키의 시선과 푸딩헤드의 시선의 교차로 그 사이는 차라리 만연이었다. 그 무언의 끝 무렵, 스마트 쿠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하실 말씀 없으면 나가보겠습니다.”

“아니요, 스마트 쿠키.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그러며 푸딩헤드는 스마트 쿠키에게 종이를 건냈다. 누리끼리한 견지였다. 그 위엔 푸딩헤드 특유의 마른 필체로 무엇인가가 적혀있었다.

“뭡니까?”

“선전포고문입니다.”




스마트 쿠키는 문을 닫았다. 푸딩헤드가 들어 앉아 있는 곳의 문은 그녀를 대할 때마다 느끼는 감정마냥 무거웠고, 뻑뻑했다. 경첩을 새로 바꾼 것일까. 알게 뭐람. 스마트 쿠키는 종이를 펼쳤다.

잠시 그 문서들을 읽고는, 그것들을 구겨 집어 던지고 싶은 마음을 애써 견뎌야만 했다.

“망할......, 푸딩헤드.”

바로 뒤가 푸딩헤드의 사무실이었기에 큰소리로 말할 순 없었지만 스마트 쿠키는 마음 같아선 그 종이를 푸딩헤드의 면전에 집어 던지고만 싶었다. 아마도 이것을 받을 자도 비슷한 기분이리라.

스마트 쿠키는 선전포고문과, 명령서, 그리고 직무 대행 확인서를 들고 총사령관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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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를 쓸 때마다 뭘 써넣어야 할 지 고민입니다.

뭔가 재밌는 말이 생각나면 좋을련만...

후기가 뭐죠 먹는건가 우걱우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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