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요리사가 쓰는 요리에 대한 글 잘 봐주시고 덧글 달아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제가 써드릴 수 있는 질문에 대한 답은 적어 드렸는데 많이 부족하셨으리라 생각되네요..
그래서 2편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제 많은 생각을 하며 1시간동안 적었던 글인데..(글 재주가 없..)
어제 글 끝부분에 적었던 내용을 이어서 쓰겠습니다.
---------------------------
요리를 다시하면서 요리 입문자들을 많이 접하게 되었습니다.
요리에 대한 기대감 즉 드라마에 나오는 카리스마 있는 쉐프 밑에서 멋진 모자와 타이를 하고
불을 내 뿜으면서 후라팬도 잡고, 다다다다 칼질을 멋지게 하고
예술적으로 이쁘고 맛있어 보이는 요리를 만드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을 시작함과 동시에..
냄새나고 지저분한 남들이 먹다남긴 음식 찌거기를 치우고, 산더미 처럼 쌓여가는 접시를 닦으며 허리도 제대로 못피고,
칼과 불은 위험하다고 잘 만지게 해 주지도 않습니다.
자격증도 3-4개나 있고, 해외 혹은 호텔에서 인턴쉽도 하고, 왔는데 말이죠..
며칠전부터 신입 직원들이 하나둘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오픈전에 OJT 교육을 며칠동안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누구나 다들 궁금증이 폭발하고, 모든 일이 서툴러서 힘든 시간이긴 합니다만,
나름 잘 따라오는 직원들이 기특하고 대견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갈길은 참 머네요.. ^^;;;
요리를 사랑하고 요리를 배우는 분들이 질문을 해 주셨습니다...
몇가지 관련해서 답을 더 달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덧글로 달아드렸지만, 많은 분들 보시고 궁금증 해결되시라고..)
1. 자격증 꼭 필요한가요??
결론부터 말하면 자격증이 꼭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없어도 그만이고, 있으면 이력서에 몇 줄 추가될 수 있겠네요..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주방 리더는 요리 좀 하겠네?? 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격증이 있건 없건, 관련학과를 나오건 무관하건, 그저 신입은 다 같은 신입일 뿐입니다.
2. 관련학과는 어디가 좋나요??
참으로 어려운 질문입니다.
1편에 적었듯이 저도 학교를 포기하고 식품영양학과라는 약간 비슷하지만 다른 과를 나왔고,
그마저 꾀 오래전 일이라서 어디가 좋고 도움이 되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한가지는 압니다.
목표가 정해져 있다면 관련학과를 고르기 쉽다는 것!
외식조리학과, 호텔조리학과, 제과제빵학과 등등 요리관련학과는 이름이 약간 다를 뿐 대부분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무엇을 배우고, 얼마나 깊이 있게, 얼마나 심도 있게 배우냐 입니다.
3. 외국에 나가는 것이 비전이 있나요??
글쎄요.. 뚜렷한 목표와 도전정신이 있다면 외국에 나가면 좋겠지만, 외국에 나간다고 꼭 비전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에 같이 일한 쉐프가 미국에서 8년동안 요리일을 하다가 온 쉐프였습니다.
한때 이슈가 되고 현재에도 여러 요리관련학과의 교수직을 하는 모(ㅇㄷㅇㄷ) 쉐프 밑에서도 일했고...
등등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같이 일하던 곳에서 퇴사를 하면서 취업을 하려고 몇달 취업을 하려고 했지만, 결국 취업을 하지 못했습니다.
실력은 인정되지만, 도전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인재를 쓰려는 회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돌려말하면 한국 사회의 지인을 통한 인맥 문화 속에서 지인이 없었기 때문에 결국 잠시 요리를 접고 있습니다.
외국에 나가서 인정받는 다는 것 자체가 어렵고 힘든 일임을 말하고 싶습니다.
외국에서 공부를 하는 것은 정말 신세계를 만날 수도 있고, 정말 지옥(인종차별, 각종 사기 등)을 만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지인을 통해서 들은 부분)
외국에 나가기를 원하시는 분들은 충분히 준비하시고(언어 등) 또 준비하시고 도전하시길 권합니다.
좋아하는 것, 즐거운 것, 그리고 내가 선택한 것을 준비하고 하는 것은 참으로 소중한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한가지 진심어린 충고를 하면서 2부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얼마 전에 면접을 보면서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왜 요리를 하십니까?"
"저는 제가 해주는 음식을 누군가 맛있게 먹으면 참으로 즐겁고 행복합니다.
그리고 또 요리를 하는 순간에는 참 즐겁고 재미있어서 하고 있습니다"
라고 대답을 했고 거기에 대한 답을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1편에도 썼지만 요리를 사랑하고 요리를 좋아하는 저는..
힘든 환경에서도 요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리는 내가 즐겁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요리가 즐겁고 기쁘고 내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그때 행복을 느낀다면 집에 가서 요리를 하라고 답을 들었습니다.
일을 할 때는 내 만족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대답도 들었습니다.
내가 오너(사장)이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내가 사장이라면 내가 즐거운 일을 내 돈으로 하면 되는 것이지만,
난 월급쟁이이기 때문에 내 즐거움보다는 가게를 위해서 일해야 하는 것입니다.
저도 아직 이부분에 대해서 힘든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차가면서 일을 할 때 (물론 어릴 때부터) 저는 남의 가게에서 일한다고 생각한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일을 할 때마다
"내 가게이고, 내가 사장이다" 라는 생각으로 일을 했었는데 말이죠..
그렇게 일했던 저이지만, 정작 "돈"에 대한 부분에는 덜 민감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충격적이었던 것 같고 아직도 살짝은 정리가 안되고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요리를 사랑하는 요리사는 돈을 위해서 일을 해야합니다.
내가 사장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고, 내 목적은 내 행복이 아니라 회사의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요리를 사랑하는 여러분..
요리사로 일한다는 것은 내 행복이기도 하고 더 크게 생각하면 회사의 행복이기도 합니다.
모든 일이 마찬가지이겠지만 요리사는 더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요리를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도 치느님과 함께 불금을 보내고, 맛집을 연구하고, 새로운 도전정신으로 연금술을 하고 계시겠지만..
앞으로는 내가 사랑하는 요리와 내 즐거움 행복을 위해서
그리고 내가 속한 곳의 행복을 위해서 조금 더 도전하고 노력해 봅시다..
비단 요리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일을 조금 더 사랑하시고, 자신의 속한 곳도 더 더욱 사랑하시길 바라며..
안생기는 여러분, 사랑을 줄 곳이 생겼으니 마음 껏 사랑합시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