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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꽃 하나 데려왔지요
게시물ID : plant_75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널소유하겠어
추천 : 1
조회수 : 50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4/05 11:43:12

사실 한 달 즈음 전에 베란다 바깥에 내놓았던 꽃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 도망을 가버려서 ...;;

혹시나 가까운 이웃집에 피해를 주었을지 찾아보았지만
행방을 알 수 없었던 그 녀석을 뒤로한 채,
퀭하게 남은 녀석들을 보며 미루다 미루다 
결국 오늘 집앞에 작은 꽃집에 가서 한 녀석을 데려왔답니다.

다소 척박하게 난 가시덤불이 마치 우리의 삶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한 줄기 위로 꽃들이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는
문득 허우적대는 저의 모습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 때는 나에게는 그러한 꽃이 핀다는 말이 우스갯소리로만 여겼던 적이 있었는데
정말로 그럴지도 모른다는 감당하기 힘든 희망을 갖기 시작했을 때,
비로소 아름다움이라는 가치를 인정해주었던 그런 저의 비밀 말입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이렇게 아름다운 꽃들이, 잎새들이 
비참하게 솟아버린 가시라는 고통을 가려주고 있는데,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잎새 사이로 가려진 꽃을 볼 수 없으니
그 얼마나 슬픈 일일까요.

결국엔 시들고 바닥으로 추락할 운명이라곤 하지만
노오란 나비들을 유혹할 만큼 아름다운 인생이었다고 그들은 말하지요.

라이너 릴케는 그렇게 비유하였죠. '순수한 모순'이라고.
헛헛. 부끄러운 소리를 조금 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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