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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집 여고생과 우리집 귀신 17부
게시물ID : love_75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를믿지마요
추천 : 19
조회수 : 863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6/08/01 16:2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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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를믿지마요입니다.

항상 추천해 주시고 읽어주시는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제 내일이면 이 이야기도 끝이 납니다. 마지막까지 읽어주시는 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열심히 수정하고 검수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각부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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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77243

2부 :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77264

3부 :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77265

4부 :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77247

5부 :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77440

6부 :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78068

7부 :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78329

8부 :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79287

9부 :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80526

10부 :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80880

11부 :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81325

12부 :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81984

12부 - 쉬어가는이야기 :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82946

13부 :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83462

14부 :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85789

15부 :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86383

16부 :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86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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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내용이니 가능하시면 1부부터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7부

개강후 며칠은 정신이 없었다. 여전히 각종 총회와 MT일정들이 쏟아져 나왔다. 참석을 안하고 싶었지만, 나보다 먼저 제대한 대학동기들이 학회장과 학생회 임원을 하고 있어서 같은 학번인 내가 빠질 수는 없었다. OT가 끝나고 신입생들이 처음 참석하는 1~4학년 전체 MT의 날이 다가왔다. 미대의 특성상 남자의 수가 많이 적었기에 2학년이였지만 학번이 높았기에 조장이 되었다. 혜연이는 나와 함께 관광버스를 타고 MT장소로 향했다. 우리 시절의 MT는 그저 술이였다. MT장소로 가기전에 주류회사 공장에 들려 견학을 하고 1인당 2병과 추가 주류를 받아 가는게 당연한 것이였다. 다 마시지 못할 만큼 많은 술이 관광버스에 실려서 갔다. 저녁이 되면 바베큐장에 모여 조별로 구입한 고기와 안주들을 만들어 먹는 것이 MT의 전부였다. 기본적으로 소주 2병을 마시는 혜연이와 나는 대부분이 취해서 방안으로 들어가고 남아 있는 몇명이 한 테이블에 모여 앉을때 까지 남아 있었다. 가끔 2~3명의 신입생들이 남아 있기는 했지만 남아 있는 대부분은 3~4학년 예비역들이 였다. 그래도 올해는 많은 신입생들이 남아 있었다. 대부분 신입생들의 관심은 혜연이 였다. 총회나 대면식 때는 거의 본적이 없는 선배인데 MT에서 처음 보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저기.. 선배님?"


"왜??"


"저기 선배님은 과가??"


"아~ 연영과야~"


"연영과요???"


"응~ 신입생아~ 미안~ 내가 아직 이름을 몰라서~"


"민호입니다~"


"그래 민호야~ 세상에는 말야~ 원래 한개였는데 두개로 나뉘였다가 다시 하나가 되는 것들이 종종있거든~"


"네…"


"여기 있는 민준선배랑 나랑은 원래 하나였는데 어쩌다가 둘로 나뉜거거든~ 지금은 다시 하나인거고~"


"네….."


"이해됬니??"


"네 알것 같습니다!"


혜연이는 자신이 왜 미대MT에 참석했는지에 대해서 후배들이 물어 볼때마다 항상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 해주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후배들은 더 이상 혜연이가 왜 나와 항상 함께 있는지에 대해서 궁금해하지 않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혜연이가 얘기하는 동안 나는 그거 미소만 짓고 있었다. 둘이 떨어져서 잠을 잔다는 것을 있을 수 없는 일이 였기때문에 남아있는 사람들까지 모두 들어가고 혜연이와 나는 자리에 앉아 남아 있는 술을 마시며 아침을 맞이했다.

그리고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서로의 어깨에 기대잠을 청했다.


하지만 즐거운 시간은 1년뿐 이였다. 내가 3학년이 되고 혜연이가 4학년이 되면서 부터는 본격적으로 취업에 대해서 걱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혜연이와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전공실에서 보냈다. 혜연이에게 얘기하지 않았지만 혜연이가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나도 되도록 조기 취업을 해서 하루라도 빨리 사회에 나갈 계획을 세웠다. 우리는 항상 밤늦은 시간까지 서로 옆자리에 앉아 포트폴리오를 만들기에 열중했다.


"오빠~ 이제 올해가 가면 오빠랑 같이 다니는 대학생활도 끝이네…."


"그러네.. 오빠도 이제 얼마 않있으면 20대 중반이 끝이네.."


"우리 오빠~ 나이먹어서 우울해요?"


"아니.. 혜연이랑 함께할 날들이 줄어 들잖아…"


"치..."


"이제 집에 가서 저녁먹을까?"


"응 나도 배고파요~ 내려가요~"


우리는 우리가 처음 만난 6년전처럼 항상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갔다. 저녁이 되면 혜연이의 방에 불이 꺼지고 내방에만 불이 켜졌다. 이제 혜연이가 저녁밥을 차려주는 것은 일상이 되었고, 내가 설거지를 하고 혜연이가 씻는 동안 혜연이의 방으로 넘어가 빨래를 하는 것도 일상이 되었다. 밤이면 TV에서 해주는 영화를 보며, 빨래를 개는 평화로운 시간을 즐기는 것도, 밤이면 좁은 싱글침대 위에서 서로를 안고 잠드는 것도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이제 우리는 서로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 되어 있었다. 그래도 우리의 연애는 언제나 웃음으로 가득하고 나날이 새로웠다. 가끔 한참동안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매일 서로의 몸을 쓰다듬는 손끝의 느낌만으로도 서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알 수 있었기에 말로서 표현하지 않아도 서운해하거나 화를 내지 않았다.


"우리 오빠 요즘에 살많이 빠진거 아니예요?"


"아닐텐데~ 요즘 여보가 매일 맛있는거 해줘서 오빠는 살찐거 같은데??"


"매일 맛있기는~ 그리고 대부분은 어머니가 보내주신거 잖아요~"


"여보가 차려줬으니까 여보가 해준겁니다~"


"치~~"


"요리하는거 보면 우리 여보 이제 시집가도 되겠어~"


"그럴까요?"


"올래?"


"누가 오빠한테 간데요??"


"............................................................."


"우리 여보님은 내가 이런 농담을 하면 꼭 삐지세요~ 우리 여보님 삐졌어요??"


"몰라.."


"왜~~~~~ 우리 여보님 이리와봐요~안 오면 내가 가요~"


"오빠한테 안온다면서~~ "


"이래도 안올꺼예요??"


혜연이가 침대끝에 뒤돌아 앉아 있는 나의 옆구리를 발가락으로 간지럽힌다.


"아… 아~ 간러워~가… 갈께.."

"이리와요~ 내가 오빠 아니면 누구한테 시집을 가요~"


"오빠한테 시집올꺼야?"


"응…"


"첫날밤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괜찮아요~ 우리는 서로가 처음이였으니까.. 그날이 우리 첫날밤이였어요.."


가끔 이렇게 장난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날이면 우리는 소소한 집안일 대신 조금 더 서로의 사랑을 받기위해 노력했다. 이제 혜연이는 내 몸에 있는 점의 위치를 불이 꺼진 방안에서도 한번에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 역시 나만이 간직하고 있는 혜연이의 비밀을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도미 다썼는데… 사올까?"


"오늘은 괜찮아요.. 걱정 안해도 되요.."


"진짜??"


"우리 오빠~ 오늘 너무 좋아하는데요??"


"이리와~~"


한달에 하루정도 이렇게 정말로 아무것도 없이 하나가 될 수 있는 날에 우리는 서로에게 중독되어 빠져나오지 못했다. 오늘이 아니면 다시는 못볼것 같은 사람들처럼 서로를 가득 채워갔다. 그렇게 오래도록 영원하기를 바랬던 겨울이 끝나고 봄이 다가왔다. 졸업식을 며칠 앞두고 혜연이는 교수님 추천으로 영상편집 회사에 취업을 했고 나는 4학년이 되었다. 인턴이였던 혜연이는 거의 매일 야근을 하고 밤 늦게야 돌아왔고, 나도 학교에 가면 3개뿐인 교양수업시간을 제외하고 전공실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다행인 것은 혜연의 회사가 학교에서 멀지 않았다는 것이였고, 우리는 여전히 같은 같은 방에서 함께 잠들고 함께 눈뜰 수 있다는 것이였다. 우리는 서로에게서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것 만으로도 감사해 했다. 이제 학생때 보다 더 바빠진 혜연이를 위해 집안 일은 대부분 내가 한다. 1교시 수업이 있는 수요일을 제외하고 다른 날은 청소와 빨래를 해놓고 학교에 갔고, 저녁때 집에 들려 밥을 먹고나면 야근하는 혜연이를 위해 밤참을 만들어 두었다. 혜연이가 퇴근을 알리는 문자를 보내오면 아무도 없는 전공실을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면 혜연이가 씻으러 들어갔을때 바로 따듯한 물이 나오도록 보일러를 돌려놓고, 빨래 해놓은 혜연이의 속옷과 잠옷을 욕실앞 수납장 위에 올려두었다. 집에 돌아와 밤참을 먹는 혜연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피곤함에 살짝 풀린 눈으로 내게 윙크를 하는 날에는 밥상을 밀쳐두고 혜연이의 입가 묻은 흔적들을 내 입술로 지워나갔다.


"오빠…"


"응…?"


"등좀 밀어줄래요?"


"응???"


"등좀.."


"응!!"


처음으로 욕실 안에서 혜연이를 마주 했다. 김서린 좁은 공간에서 마주하고 앉은 우리는 아무말이 없었다. 촉촉해진 혜연이의 등을 조심스레 문질렀다. 샤워볼에 뭍어 있는 거품이 내손을 떨림에 의해 떨어져 나갔다. 이제 우리는 연인으로서 아니 남여가 만나 사랑을 하며 해볼 수 있는 것들은 모두 다 해봤다. 하지만 앞으로의 일을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우리는 한번도 질려한 적이 없었으니까. 그리고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의 이야기를 할때면 언제나 설래임으로 가득했다.  

혜연이가 인턴이 끝나고 정사원이 됬을 때는 나도 인턴이 되어 웹디자인 회사에 출근을 하기 시작했다. 인맥으로 들어간 회사에는 94학번 선배가 팀장으로 있었다. 지금처럼 디자인 스킨과 탬플릿들이 넘처나는 시절이 아니었고 플래쉬가 주류를 이루던 시기였기에 당시에는 홈페이지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로하는 것들과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프로젝트 하나가 시작되면, 새벽에 퇴근하고 아침에 출근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퇴근할때 택시비를 받아들고 집에 들어오면, 혜연이를 깨우지 않기위해 침대옆에 이풀을 펴두고 잠들었다.

"우리 오빠 요즘많이 힘들죠?"


"조금..."


"아직 시간 조금 있으니까 조금더 자요.."


"응.. 조금더 잘께…"


"나 출근해요."


"다녀와."


"네.."


이제 새벽에 잠시 잠든 서로의 얼굴을 보는 것이 우리관계의 전부가 되었다. 언제나 변함없을 것 같은 우리의 관계도 생각했던것보다 더 가혹한 사회 생활에 조금씩 지쳐가고 있었다. 사회 생활을 시작한 뒤에도 우리는 원룸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월급으로 받는 돈은 대부분 월세나 생활비로 나가고 통장에 모아두었던 돈은 이제 바닥을 보여가고 있었다. 우리가 꿈꿔왔던 미래는 쉽게 다가오려 하지 않았다. 7년간 이어져온 우리의 관계에 대해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 다만 뒤로 미뤄두고만 있었을 뿐 이제는 더이상 미루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안달이 날만큼 지쳐 있었다. 둘다 일찍 퇴근한 토요일 오후 혜연이와 나는 밥상으로 쓰는 간이 테이블을 중간에 두고 앉았다. 한참동안 침묵을 깨고 내가 먼저 혜연이에게 이야기했다.


"혜연아.. 우리 이제.."


"오빠가 무슨말 하려는지 잘 알아요.. 나도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생각하고 있었다니까 바로 얘기할께.. 우리 이제 그만.."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렇해요..."

"그래…그 동안 고마웠어..."


"나도 고마웠어요."


그렇게 영원할것 같았던 우리의 연애도 끝이 나고 있었다. 한번 돌아선 마음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우리는 그저 빠르게 서로의 것들을 정리해갔다. 서로 함께해온 추억들을 상자속에 정리했다. 각자의 이름이 적혀있는 수많은 상자들을 보면서 이제 3년간 혜연이와 지냈던 이 집과도 내일이면 안녕이라는 생각에 괜히 눈물이 났다. 하지만 혜연이에게는 무덤덤한 척했다. 쓰레기 봉투를 사기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던 혜연이가 돌아왔다.


"혜연이 짐은 다 정리했어?"


"네.. 다 정리했어요.. 오빠는?"


"나도 이제 끝났어.."


"그럼…"


"후회 안할꺼야?"


"오빠야말로 나랑 이렇게 되도 후회하지않을 자신 있는거죠?"


"응…"


"나도 자신있어요…."


"그럼......"


"가요…..."


그렇게 나는 집을 나왔다. 반차를 내고 출근한 오후는 정신없이 바빴다. 오늘도 평소와 다름 없이 야근이였지만, 서둘러 돌아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오늘밤은 나혼자 잠이 들테니까.
출처 혜연이와 나의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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