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방에서 족발을 가운데 두고 마주 앉아서 냠냠 맛있게 먹는 거죠.
처음에는 둘 다 살코기를 먹다가 여자친구가 슬그머니 손을 뻗어서 바닥에 깔린 뼈를 집어들고 오독오독 갉아먹기 시작하면...
저는 그 틈을 타서 살코기를 두 장씩 집어먹겠죠.
뼈를 갉느라 미처 못 보다가 뒤늦게 그걸 알아차린 여자친구는 이내 동그란 눈을 그저 깜빡이며 날 쳐다보겠죠.
그러다 그 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고, 울먹거리면서 손에 들고 있던 뼈로 저를 막 때리며 어리광을 부리겠죠.
맞아서 아프지만, 그런 여자친구의 모습이 귀여워서 자꾸만 웃음이 나는 목소리로 미안하다고, 다시 하나 새로 사주겠다고 하면 그제서야 때리던 손길이 멈추겠죠.
하지만 아직도 촉촉히 젖은 눈가를 손가락으로 한 번 스윽 훔쳐내고는 조금씩 다가가려고 하면 다시 뼈가 날아와 내 머리를 딱 하고 때리죠.
"아직 화 다 안 풀렸거든?"
입을 삐쭉 내밀고, 볼에는 바람을 잔뜩 불어넣은 채, 투정을 부려보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장난기가 발동해 손을 뻗어 간지럽히면 어쩔 줄 몰라하며 몸을 배배 꼬겠죠.
웃으면 지는 것 같아서인지, 빨개진 얼굴을 하면서도 억지로 꾹꾹 참는 여자친구를 와락 끌어안으면 말하겠죠.
"족발 냄새 나잖아, 바보야. 무드없게... 빨리 가서 이 닦고 와."
그러면 금세 쪼르르 욕실로 달려가서 치카치카 이를 닦죠.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박하맛 치약.
거품이 보글보글 일어나서 내 입가에 미소를 만들죠.
여자친구를 닮아 몸 속까지 상쾌해지는 그런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