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틸: 합성조미료와 향신료의 향연. 육수는 낼 줄 모른다.
쓰리 빌보드
제대로 낸 육수 맛에 살짝 모자란 듯한 장과 소금의 배합으로 단맛까지 냈다.
열두 가지 재료를 넣고 육수를 한참 끓이는데 통후추 넣은 걸 깜빡했다. 통후추 통을 연다는 게 후추가루 통을 열었고, 통 뚜껑은 통째로 열렸고, 후추가루 한 통이 몽땅 쏟아졌고, 후추가루 퍼낸다고 염병떨다가 정신차리니 망했다는 걸 깨달았다. 손님들은 배고프다고 아우성이고, 주방 바닥에 주저앉아 깡소주 푸는데, 서빙알바가 들어와 내꼬라지 보고 한숨 푹 쉬더니, 지가 물 더붓고 후루륵 찹찹 거리며 이것저것 넣더니 들고 나간다. 몰라, 나도 무슨 맛인지 몰라.
쓰리 빌보드는 정말 명작이라 평합니다. 시나리오 연출 연기 모두 만점입니다. 단순한 선악구도도 없고, 환경에 지배받는 우리 군상들이 최고의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내면 저정도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호스틸은 시나리오 아이디어가 너무 좋습니다. 근데 연출이 가슴아프게 부족해요. 인물의 감정과 심리를 깊이깊이 파고 들었으면 명작이 됐을 터인데요. 이 감독이 실력 쌓아서, 혹은 명감독으로 재연출 되길 바랍니다.
인랑은 할 말이 없습니다. 김지운 감독이 내가 아는 김지운 감독인가 싶더라구요. 제자에게 연출 맡기고 놀러 다녔나... 제작사와의 불화로 땡깡부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