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수록 내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 머릿속은 텅 비고 숨쉬기조차 힘들어져 심지어는 잠도 오지 않고 밥도 먹기 싫어져 나는 더욱 수척해지고 생기를 잃어가 힘껏 몸을 움직일수조차 없어
더이상 이런 아픔들은 싫어 왜 내가 너때문에 이래야 하는지 모르겠어 제발 부탁이니 나를 놓아줘 아니, 내가 나로부터 널 떼어내버려야겠지 물론 쉽사리 널 잊는건 불가능하겠지만 처음의 그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만 극복한다면 너로부터의 이 괴로운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어
이런 말을 하는 내가 우습고 유치하겠지 감히 내가 너를 이겨내리라고는 생각하지 않겠지 그저 사정없이 가소로워보이겠지 너를 갈구하고 숭배하는 수많은 노예들 중 하나인 주제에 철창속에서 빠져나가려 하다니 말야
그렇지만 결국에는 너따위 내 안에서 새햐얗게 지워버릴거야 너를 봐도 아무런 느낌이 없는 나로 보란듯이 다시 태어날거야
그리고 만약 필요하다면 너 따위 아무 거리낌없이 짓밟아 터뜨려 버릴거야 아스팔트 위에 쏟아져버린 너의 내장을 발로 가볍게 차서 길바닥에 산산이 흩어버리겠어 찢겨지고 더럽혀진 그 고왔던 하얀 피부를 무표정한 얼굴로 유유히 감상하면서 승리의 쾌감을 만끽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