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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밤 보초설때 차가운 내손 잡아준 여자
게시물ID : humorbest_756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된장버거
추천 : 55
조회수 : 3026회
댓글수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12/22 23:22:36
원본글 작성시간 : 2004/12/20 22:04:56

아래 군대이야기를 보니깐 생각납니다.
제가 군생활한 곳은 강원도, 이번에 송승헌이 입대한 곳 근처라 겨울추위가 장난 아니었죠.
어디서나 겨울나기가 힘들지만, 특히 밤에도 밖에서 보초를 서야하는 군대는 더 힘들죠.
그날도 심야에 보초를 서고 있었습니다.
방한복에다 방한화에다..추위를 피한다고 온갖 것 껴입어 완전 곰탱이꼴이 되가지고..
살을 에는 추위속에 쌓인눈 달빛에 빛나는 고요한 분위기..
추운데 근무교대자는 안오고..외로움에 고향생각만 나고..
그때 멀리서 누군가 사박사박 걸어오는게 보이더군요.
교대자는 뒤쪽에서 와야되는데...앞에서 오다니..긴장한 나는 총을 겨누며 자세를 잡았죠.
"누구냐!! 움직이면 쏜다.." 
소리치면서 암구호를 물으니 들려오는 대답이란게...
"저여요..저.."  나즈막한 여자 목소리라..
그녀는 군목(군대교회목사)의 아내였습니다.
달빛에 하얗게 웃으며 나타난 그녀는 내게 생강차를 따라주었습니다.
보온병에서 갖 따른 그 따뜻한 차를 먹이곤 내손을 잡고 기도를 하기 시작하더군요.
대충, 몸건강히 군생활하고..부모님품으로 돌아가길 바란다..는 내용의 기도를...
감동하여 눈물이 날것 같은 심정이면서도.. 그분에게서 풍기는 화장품 냄새가 느껴질때면 
"내가 지금 여자랑 손을 잡고있구나" 하는 딴생각도 들더군요.

여튼 그 기회로 사단교회에 열심히 다닌 기억이 떠오르는군요.
군대교회를 가면 초코파이 얻어먹는 재미도 있지만...
그 추운밤 따끈한 차를 따라주며 차가운 내손을 녹여주던..그분의 고마움에 반했던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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