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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story_4129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낄낄띨낄★
추천 : 11
조회수 : 1329회
댓글수 : 102개
등록시간 : 2014/03/03 22:49:50
안녕하세요. 건설업에 종사하는 30살 오징어 입니다.
학생 때 학비 때문에 서빙부터 음료수 배달, 대형 가든 숯불돌이 등 나름 안해본 일이 없습니다.
나에게 떳떳하면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생각하는 1인 입니다.
대기업에 입사 후 바로 국내 건설현장에 파견나와 근무 중 입니다.
시공관리감독직을 맡고 있구요.
오늘은 근처 고등학교에서 견학을 왔습니다. 나름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기에
현장 정리 깔끔히 하고 홍보자료를 만들어 두었죠.
그런데 하필 현장에 중요자재들의 입고일정과 겹쳐서 바쁜 오전을 보냈습니다.
건설현장에 자재는 츄레라라 불리는 대형 트럭으로 운송되고 수십대가 한번에 들어오기 때문에 교통사고 위험이 높습니다.
더욱이 고등학생들이 견학을 나와 사고 위험이 높았죠
저는 확성기 무전기, 경광봉을 들고 도로로 나가 차량의 이동을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견학온 고등학생과 인솔하는 여선생님이 오시네요. 나이는 40대 초반 쯤.
저는 위험해보이기에 학생들의 이동을 통제하고 트럭들을 먼저 통행시켰습다
그러지 않으면 나오는 트럭들과 동선이 꼬여 현장 인부들에게 risk로 돌아가거든요.
속사정도 모르고 여선생님이 저에게 화를 내시네요
발전소에 호가받고 정해진 시간에 일정이 있는데 당신이 뭔데 길을 막냐구요
사정을 설명하려했으나 ... 듣지 않으시네요.
결국 여기저기 무전 넣고 트럭 유동 멈추고 학생들을 먼저 입장켰습니다.
지나가면서 선생이 학생들에게 말하네요
"공부 열심히 해라 안그러면 저나이에 저런거나 하면서 사는 거다"
순간 머리가 띵~했습니다.
건설현장 기능공분들 수당이 얼만지 알고나 저러는 건가....
아니 그 전에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책임지는 교사가 할말인가....
자재차량이 정리되고 사무실에 들어가니 학생들이 사무실 회의실에 모여있네요.
과장님이 제가 막내이니 PT발표 좀 하라십니다.
선생이 절 보고 의아해 하네요. 저게 왜 여기 있지? 하는 표정입니다
과장님이 학생들에게 저를 소개해줬습니다.
"여러분 오늘 둘러보신 현장을 설명해 줄 000 사원입니다~
Y대 출신 엘리트이니 뭐든지 다 물어보세요~^^"
...아 물론 잘난 척이 아니라 농담스레 절 소개해 주신 겁니다.
그리고 이어서 저 스스로 자기 소개를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 고등학교 때 공부 지지리 못해서 Y대 간신히 졸업하고 D중공업에 입사해
이나이에 이런일 간신히 하는 000입니다~ ^^ 반가워요 ㅋㅋ"
선생 얼굴이 벌개지네요.
건설현장에서 먼지 뒤집어쓰며 성실히 자신의 일 해내고 가족들을 지키는
가장들이 많으십니다.
남에게 피해준 적 없고 열심히 사시는 분들에게, 그것도 교사가
저런일 하는 사람이라고 학생들에게 주입하는 교사... 당연히 일부분이겠죠?
씁쓸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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