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7 전당대회에서 추미애 신임 당대표가 당선된 데에는 '문심(文心) 행보'를 비판하는 목소리에 오히려 친문재인계가 결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 후보와 이 후보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추 대표를 향해 거듭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끄집어내면서 문심 행보를 비판하자, 이에 대한 반발심리가 작용한 결과라는 평가다.
문 전 대표의 영입인사들인 '더벤저스'가 전대 전날까지 개최한 전국 토크콘서트가 온라인당원들의 여론몰이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도 나왔다. 해당 콘서트에는 더벤저스 외에도 정청래, 김용익, 최민희 전 의원과 이재명 성남시장 등 친노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고, 이들 중 일부 인사들은 추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벤저스의 토크콘서트가 전대를 앞두고 사실상 온라인 당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역할을 한 셈이다.
당 관계자는 "온라인당원들은 문재인 전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목표의식이 확실한 사람들이라, 권리당원 ARS 투표에서도 상당히 성실하게 임했던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일각에서는 문 전 대표 시절 혁신위원장을 맡았던 김 후보가 출마 선언을 하면서 친문재인계 표 분산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역부족이었다.
온라인당원들 사이에서도 김상곤 후보 출마 이후 김 후보로 이동하는 기류가 감지됐으나, 이종걸 후보가 거듭 비주류 결집을 시도하자 이에 불안감을 느끼고, 추 대표에게 몰표를 줬다는 후문이다.
친노-친문계 결집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그동안의 당내 선거에서도 이들이 점찍은 후보는 모두 선거판을 싹쓸이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 5월 친노-범친노 세력은 86그룹의 우상호 원내대표에게 표를 던졌고, 국회의장 경선 당시에도 친노계는 정세균 의장을 당선시켰다.
이밖에 지난 총선에서도 친노계가 다수 포진된 중앙위원들이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비례대표 공천 순번을 수정하도록 압박한 바 있으며, 최근 권역별 최고위원 선출에 앞서 이뤄진 시도당위원장 선거에서도 주류 측 후보들에게 표를 몰아줬다.
이날 추 대표와 부문별 최고위원 선출 결과를 미루어봤을 때, 사실상 당내 역학구도가 친노·친문계로 쏠려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당 관계자는 "구성원들이 국민의당 창당 이후 한 쪽으로 쏠리게 됐다"며 "꼭 친노계가 아니더라도 친노계에 줄서려는 움직임까지 있었다. 줄 서지 않으면 당에 있기가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