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게에 우울한 게시글이 많이 보여요.. 도움이 될진 모르지만, 스스로 필요없는 존재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글을 씁니다. 저는 20대 중반입니다. 20대 중반의 끝자락이죠. 그저 고딩땐 대학가야한다는 일념으로 공부만하고 살았어요. 물론 놀기도 놀구요. 사실은 중딩과 고등학교 저학년까진 후회없이 놀다가 고2막바지부터 공부한 케이스입니다. 근데 이미 지나고 나서 보니 그때 왜 지식만 공부했는지..후회가 되더라구요.. 어렴풋하게 또는 막연하게만 알았던 나.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그런것에 대해 아예 생각조차 안하고 나에 대해 전혀 알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괜히 미래? 진로? 그런거 생각하면 짜증만 나서 당장 눈에 보이는 쾌락들만 찾아다녔어요. 대학가고 친구들과 매일같이 술, 클럽, 나이트 등등.. 집에 들어가는 날은 옷갈아입을때 빼고 일주일에 한두번.. 때론 새벽6시쯤 집에 귀가했는데 집에 도어락 열고 문여는 소리에 엄마가 깨셔서 "벌써나가니..?" 라는 물음에 "네~학교다녀올게요~" 라고 바로 나갔던 날들.. 그리고 군대에 갔어요. 전 08년도에 전의경으로 가서 촛불집회와 노조아저씨들..평택쌍용공장의 1선에서 화염병도 맞고 새총도 맞으며 시위를 막으며 느꼈던 부모님의 따뜻한 손길..집의 따뜻함..또 물한모금의 소중함 등등.. 그리고 부모님께 잘해드리지 못한것에 대한 무지막지한 후회.. 그리고 내가 부모님께 해드릴 수 있는게 무엇인가부터 제 생각이 시작된것 같아요.. 부모님께 어떻게 하면 잘 해드릴까? 라는 생각으로 시작해서 그리고 "나는 누굴까? 나는 무엇을 좋아하지? 나는 이걸 왜좋아할까? 뭘 싫어하지? 뭘잘하지? 뭘못하지? 나는 왜 잘하지? 왜못하지? 난 사람만나는것을 좋아할까? " 등등 마치 마인드맵을 그리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수첩에 적어가며 스스로에게 묻고 답했어요. " 나는 누굴까? " 이게 정말 어려웠어요. 내가 누군지도 모르니, 뭘잘하는지도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니 앞으로 뭐해야할지도 몰랐거든요.. 처음엔 그저 막연하고 어렴풋하게 보이던 나란 존재가 어떤 존재인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질문에 대한 답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또렷해지더라구요. 그러면서 오는 깨달음과 하루의 끝인 자기전에 잠깐잠깐 누워 명상하며 나에 대해 묻는 시간의 즐거움.. 예를 들면, 나는 누군가? - 내이름 ㅇㅇㅇ - ㅇㅇㅇ이 좋아하는것은? - 운동, 노는것- 무슨운동을 좋아할까? 또 어떻게 노는걸 좋아하지? - 격투기, 농구, 축구, 배드민턴, 술마시고 노는걸 좋아함- 그런 운동을 잘하나? - 잘하는것도 있고 아닌것도 있고 이런식으로 계속 마인드맵을 그리며 확장해나갔어요. 점점 나에 대해 알아가니 정말 기쁘고 내가 뭘해야할지 알게되었어요. 정말 중고딩때 사고도 많이 치고 생각하기 싫어하고 쾌락만 즐기던 내가 이렇게 변했단걸 느끼니 스스로 내가 철들었나 싶기도 하고 더욱 어른스럽게 행동하려하구요. 이제 나에대해 많이 알아가서 내가 누군지 어느정도 윤곽이 잡힐때쯤 전역을 했어요. 그리고 생각을 했죠. "모든 연령대에서 젊고 가장 파릇파릇하고 가장 푸를때가 언젤까?" 답이 나오시죠? 바로 20대 입니다. 할 수 있는 것도 가장 많고 가장 에너지가 많고 푸를때죠. 가장 힘이 많고 에너지 넘치는 20대에 해보고 싶은걸 못한다면 (전 잘하는 케이스와 해보고싶은게 다른 케이스였어요) 언제 하겠나? 망해도 그건 실패가 아닌 실수라고 생각하며 홀로 사업을 했어요. 그 때 나이 23살이었고 열심히했어요 정말. 하기전엔 두려웠어요..몇천만원이라는 돈은 제게 정말 큰 돈이고 누구에게나 큰 돈일 거에요. 하지만 잘 되진 않고 남은 제 대학등록비정도만 벌고 사업을 접어야 했구요. 다행이죠. 이젠 제가 잘하는걸 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대한민국의 20대분들. 중고등학교때 주입식교육으로 오직 객관적 지식을 탐구하기만 했던 우리들은 스스로에 대해 너무 모르기때문에 고게, 또는 베오베에 "난 자신없다. 우울하다. 난 쓸모없다. " 이런 말이 많은것 같아요. 하지만 스스로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하고 나와 친해진다면, 나에 대한 사랑은 점점 커져서 어느순간 당당하고 멋져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거에요!! 더 많은 이야기를 드리고 싶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하고 싶어요! 20대 중반의 끝자락에 있는 제 글. 저보다 나이 많으신 형님 누님들이 보면 가소롭다고 느낄 수 있어요ㅜ 하지만 저보다 어린 동생들이 제가 겪었던 것과 비슷하게 겪거나 거기서 빠져나오지 못할 수 있다는걸 잘 알기에 조금이나마 주제넘게 조언? 비슷하게 했네요.^^ 물론 제가 살아온 삶과 전혀 다른 분들. 저보다 훨씬 어렵고 힘들게 사신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쓸모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나, 스스로 실패의 연속이라 느끼는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이런 글을 씁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은 제가 많은 경험을 한건 아니지만, 살면서 느낀점은 '변화, 새로움을 향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부딪혀라. 막상 부딪히고 보면 별거 아니다. 사람은 다 적응한다.' 입니다. 모두들 좋은 밤 되시고 늘 좋은 일만 있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