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라고 이름은 있지만 학생편에 서지 않아요. 부당한 교칙에 항의하거나 해줬으면 좋겠지만 그건 차치하더라도 새로운 교칙을 정하는데 학생회 의견은 형식적으로라도 반영되지 않아요.
오늘 야자시간에 갑자기 방송이 나오더라고요. 앞으로 빈 교실에 남녀학생이 단 둘이 있을경우 풍기문란으로 벌점 20점을 부과한다고요. 이게 뭔 일인가... 싶었는데 친구가 말하길 자기가 오늘 인적드문 어학실에서 웬 커플이 뽀뽀를 하는걸 봤는데 걔들이 걸린 게 아닐까,라 하데요.
그러니까 그 일이 있었던 방과후 보충시간부터 새로운 교칙의 공포까지 서너 시간밖에 안걸렸다는건데 이게 뭐 학교폭력같이 급박한 사건도 아닌데 교칙의 적용 대상인 학생들의 대표인 학생회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새 교칙이 정해진 거잖아요 이게 날치기가 아니고 뭔가요 물론 애정행각에도 정도가 있고 때가 있죠. 하지만 그걸 제한하는 기준이 비합리적으로 엄격하고, 그 과정에서 학생회가 입도 뻥긋 못한다는 점에서 화가 납니다.
그래놓고 교장실엔 경기도 교육은 민주시민 육성을 목표로 한다는 액자가 걸려있으니 참 역설적이죠. 제가 아는 민주시민은 정해준대로 말 잘듣는 신민들이 아닌데요.